1994.11 | [문화저널]
독자와 함께
김정화 유순옥 문정옥(2004-02-03 12:01:05)
문화저널을 토론의 장으로
지난 10월호를 통해서는 이렇다할 논쟁들이 부각되지 않았다. 대체로 어수선한 사회분위기 때문인지 ꡐ문화ꡑ에 대한 관심들이 조금은 한켠으로 밀려난 듯한 느낌까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저런 사회문제들이 터질 때마다 우리사회에서 제대로 된 ꡐ문화ꡑ가 자리 잡혀야 한다는 이야기들도 들려온다. 근본적으로 잡지란 독자와의 지속적인 만남이며, 더구나 ꡐ문화ꡑ를 매개로한 만남에서는 무엇보다도 독자들의 진지한 비평과 참여가 바탕되어야 한다. 문화저널의 ꡐ활기 없음ꡑ과 그 원인으로 작용하는 비평문화의 부재를 제기한 독자의 편지는 가장 활기 넘치는 지적이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같은 맥락에서 문화저널을 통한 논쟁과 비평이 보다 활발해지고, 필자와 독자, 독자와 독자간의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강준만의 문화 비평이 단연 화제가 되었다. 시원시원한 글 솜씨와 한국 언론에 대한 핵심적인 문제제기에 많은 분들이 격려를 보내주었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지적도 있었다. 페이지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면서 지적해준 편집상의 실수들은 편집부로서는 사실 낯 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고 , 한편으로는 고마운 것들이었다. {노동이 곧 유희가 되는 경지}에 대해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대학생의 전화가 있었다. 노동이 갖는 삶의 의미에 대해서 나름대로 정연한 논리가 제시되었지만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현실에 눈 돌려 본다면 너무 추상적인 글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었다. 편집부로서는 일견 타당한 지적이었다고 받아들였고 이 지면을 통해서 필자에게 그 뜻을 전한다.
이번 11월호는 창간 7주년이다. 나름대로 많은 의미를 담아보았다. 번듯하게 기념될만한 글은 많지 않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알차게 채워보겠다고 마음먹었고, 실제로 편집과정에서 모두들 감명 깊게 읽은 글들이 많았다. 독자여러분의 적극적인 토론을 기대한다. 특히 편집부가 준비한, 지역문화상황을 점검한 특집에 대해서 기탄없는 토론장이 열렸으면 한다. 고심 끝에 주제를 바꿔본 표지사진도 주의 깊게 보아 주시기를 바란다.
오늘의 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이 아쉽다
문화저널을 대하게 되는 독자로서의 저의 자세는 자못 경건해지기도 합니다. 엘리트적 종합문화예술지를 지향하다는 문화저널의 편집의도에 의한 중압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다양한 기획으로 사회적 문제들까지도 섭렵하려는 노력이 엿보이기도 합니다만 계속적으로 문화저널의 내용을 탐독하고 분석해본 결과 다양한 문화현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 현재의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에서는 일부 관망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후 문화저널을 통해 90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로서 현재 우리들의 문화현상을 보다 속 시원히 규명해주고 그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주시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지난 호에서 지적해보자면 편집에 있어 좀더 세심한 배려를 부탁드립니다. 인쇄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실수라는 것을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지난 호 34페이지 강준만 선생님께서 기고하신 강준만의 문화비평난의 음식문화라는 서부섹션이 달려있는 것과 45페이지 박남준 시인의 편지 아래 잘못 인쇄된 부분이 깔끔하지 못! 하게 처리되어 있어 독자로서 자못 신경이 쓰였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일개 문화현상(연극의 한 장면)을 포착하여 잡지의 표지사진으로 사용한 것은 참으로 잘된 기획이었으나 표지에 대한 설명이 없거나 더 나아가 표지기사 또한 없었다는 점에서 다소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전북지역의 문화비평을 넓혀 내고자 끊임없이 문화저널사에 감사드리며 무한한 문화적 제기반 속에서 문화저널의 더욱 폭넓은 접근을 부탁드립니다. <문정옥. 전주시 효자동>
탁아현실과 대책에 더 큰 관심을
맞벌이 부부가 늘어가는 요즘, 탁아문제는 많은 가정의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호의 ꡐ제대로 된 탁아정책을 위하여ꡑ란 글을 읽고 빈부를 떠나 모든 부모에게 소중한 아이들이 삶의 첫 단계부터 왜곡된 사회 구조 속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모 된 입장에서 커다란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청소년 범죄 등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현 사회에 있어 탁아문제는 이미 각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를 이끌어 갈 미래의 꿈나무들의 유아기 환경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성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유아기 환경은 국가의 장래에 대한 투자라는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자라는 아이들에게 사회의 모순된 경제구조로 인한 좌절을 겪게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ꡐ탁아문제ꡑ의 거론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새삼스런 주제도 아니지만 탁아현실과 대책 등에 관해 좀 더 거론해 주셨으면 합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이워내신 문화저널 창간 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유순옥. 전주시 우아동>
비평문화 정칙의 길잡이
문화저널을 읽기 시작한 지 3년째 되는 독자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매달 문화저널을 기다리는 애독자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문화저널의 맹목적인 애독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이상하게 매달 책을 읽고나면 무언지 아쉬운 점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는 느낌을 갖곤 했습니다. ꡐ활력이 없다ꡑ 바로 그것 때문이었습니다. 그 ꡐ활력 없음ꡑ의 근거는 아마도 비평의 역할이 미흡 한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한 ㅁ누화현상을 조명하면서도 정작 그 현상들의 성과를 가리고 공은 공대로 허물은 허물대로 짚어내는 비평의 역할이야말로 문화를 건강하게 일구어가는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문화저널은 정작 그 비평의 역할이 소홀 한 것 같습니다. 지난 10월호에도 강준만의 문화 비평이 다시 연재되기 시작한 것 말고는 역시 속 시원한 비평은 대할 수 없었습니다. 비평과 평론 부재의 상황을 한탄만 하지 말고 올바른 비평문화를 정착시켜가는 길잡이가 되어주길 바랍니다.<김정화 정주시 연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