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4 | [문화계 핫이슈]
안정된 판소리 감상의 축제
제3회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문화저널
(2004-02-03 14:35:05)
'93 우진문화 공간 기획 공연으로 3월15일부터 3월20일까지 펼쳐진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은 3회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안정된 판소리 감상의 축제로 정착되고 있다.
다섯바탕의 소리를 다섯명의 명창이 매일 저녁 한바탕씩 소리를 하는 이 무대는 전국에서 유일한 기획이다.
전주를 우리는소리의 고장, 맛의 고장으로 자부하고 있다. 그리고 전주 만큼 소리 잔치가 많은 도시도 드물다. 이제는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도 전주의 소리 잔치에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새해에 들어 첫번째로 벌이는 이 소리잔치에 명창의 소리는 있어도 귀명창들의 발길이 뜸한 것이 조금은 이상하다. 소리판이 작아서그런가 하고 생각도 하지만 원래 좋아하는 일은 알려줘서 아는 것 보다 그냥 알게되는 것이 순리인데, 소리하는 명창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의문의꼬리를 문 것은 정말 전주가 소리의 고장인가 했던 점이다.
우진문화공간의 특징은 목소리를 확대하지 않는다는 점이 여느 무대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객석도 그냥 앉기도 하고 의자에 앉기도 한다. 소리꾼의숨소리도 들리고 눈동자, 입모양, 표정 등 우리가 명창의 소리를 가까이서 듣고 즐기기에는 더없는 무대였다. 때에 따라서는 명창과 더불어 재담도 할 수 있으나 마치 안방에서 듣는 소리와 다름이 없다.
이런 자리에 함께 해야하는 사람들이 있다. 판소리의 멋은 소리꾼의 소리도 중요하지만 관객의 취임새가 더욱 멋드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적으로 흥을 돋아내지 못한점이 아쉽다. 잘하면 잘한다고 격려하고, 못하면 못한다고 질책을 해야 판의 흥이 제대로 이루어지는데, 작은공간의 매력은 바로 그 멋을 지킬수 있다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섯바탕의소리를 이렇게 들을수 있는 기회는 오직 우진공간만이 가능하다. 이제는 전북권에 3개의 국악과가 있고 판소리 전공학생도 40여명이나 된다고 하는데 이 판에 매일 와서 듣는 학생은 드물게 보였다. 사실 이런 공간이 소리꾼에게는 부담스럽지만 듣는 사람은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이번 우진공강은 봄맞이 판소리 감상회에 이색적인 것은 소리판이 열리기 전에 풍류판이 벌어진 것이다. 예전에는 소리판이 열리기 전에 여러 잡희도있었고, 얻너 풍류판 (줄풍류 또는 대풍류)이 머저 시작하여 소리판 분위기를 정리하고 더불어 명창의 소리를 더욱 값지게 하는 중요한 구실을 했다. 그런면에서 이번 판소리 감상은 매우 흥미를 돋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명창(성창순,최승희,이일주,전정민,민소완)들도 풍류와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가 훨씬 시작하기도 부드럽고 편하다고 한다.
우진공간의 기획공연'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은 이제 소리꾼이 욕심을 는 무대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판의 예술은 판을 주도하는 사람 (소리꾼)이 욕심을 내어야 좋은 무대로 발전 할 수 있다.. 억지로 끌려서 하게되면 신명도 안나고 관객도 역시 흥미를 읽게 된다.
이자리가 훌륭한명창을 초청하여 판소리 전공인과 애호가 들의 사랑을 받는 무대가 될 것 을 기대하며, 신인판소리 감상회와 더불어 청년판소리 감상회까지 이루어진다면 명실공히전주의 예맥을 지키고 차지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