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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4 | [문화저널]
생활속에 살아 숨쉬는 문화 가꾸기 놀이째「우리마당」
윤 희 숙 / 문화저널 기자 (2004-02-03 14:37:22)
판소리와 풍물 등 국악의 여러 분야에 걸쳐 튼튼한 전통의 뿌리가 박혀있는 전북지역에는 그 전통의 맥을 이어내가 위한 작업들이 여느 지역보다 활발하다. 시골의 마을마다 조직되어 있는 풍물패들은 말할 것오 없고 전주만해도 70년대 부터 지금까지 「백제마당」, 「녹두골」,「온고을」, 「우리마당」등의 모임이 풍물으 매개로 지역문화운동의 중심 자리를 지켜왔다. 이밖에도 「갠지갱」과 「탈머리」가 매월 보름굿을 치고 풍물강습을 하여풍 물보급은 물론이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서왔다. 이들 모임중의 하나인 놀이패 「우리마당」은 대학내에서 활동해온 87학번 문화패출신들이 졸업후 그들의 뜻을 펼칠 마땅한 터전을 찾지못해 고민하다가 만들어낸 풍물패다. '민족문화와 지역문화의 올바른 정착과 보금'을 구호로 내건 「우리마당」은 풍물을 중심으로 모인 12명의 회원으로 이루어졌다. 주요 매체가 풍물이지만 대금연주와 춤 그리고 마당극 역시 이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고민하는 분야이다. 92년 6월 지금의 공간을 마련하여활동ㅇ르 시작했고, 몇 달후면 1주년을 맞이한다. 문예부문을 포함한 전체운동의 흐름이 크게 달라져 버린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듯 지난해와 올해 「우리마당」의 활동방향에도 약간의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회개혁을 위한 운동에 복무해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풍물이라는 전통문화를 선전과 선동의 수단으로 삼아 치열한 싸움의 현장이나 ㄴ조 풍물지원 강습등에서 대중들을 만나왔던 「우리마당」이 이제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접근해 가고 있다. "우리의 전통문화의 하나인 풍물속에 담겨져있는 신명성과 공동체 의식은 단지 가락이 가지고 있는 흥겨움 같은 것에 견줄 수는 없을 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그게 바로 우리 민족의 정서입니다." 우리문화가 좋고 조금이라도 더알고 있는 사람이 보급하여야 한다는 책임감이나 소명의식을 갖고 활동한다고밝히는 이정숙 사무국장의 말에는 힘이 들어 있었다. 지금까지의 활동으로 문화의 운동집단이라는 강한 이미지를 풍겨 불필요한 주목을 받기도 했던 「우리마당」은 이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풍물과 대금 탈춤 등 다양한 민족문화를 보급하고 생활속에 우리 문화 되살려내기 작업을 통해 강한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한다. 홍수처럼 밀려오는 무분별한 서구문화왜색풍의 찌꺼기 문화가 젊은 세대들에게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우리마당」의 이러한 활동방향에 대한 궤도수정은 외국문화의 유입으로 점차 그 터전을 잃어 가는 우리 문활르 알리고 지키는 작업이 사회를 변혁시키는 일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에 해왔던 다른 문화운동단체들과의 연대사업이나 노조풍물패 지원강습도 그들이 해내야 할 몫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일반인들에게 질높은 강습을 하고 자체 역량강화를 위해 「우리마당」회원들은 지속적으로 전수를 받고 훈련을 해낸다. 또한 2주에 한번찍 회원과 강습생들을 대상으로 ‘좋은 비디오 감상회’를 갖는다. 토요일 오후에 열리는 비디오 감상회에서는 지금까지『자유의 절규』.『씨받이』.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등 사회성이쓴 작품들을 감상하고 문제점들을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정원 대보름에는 전주 다가공원에서 풍물패들과 연합으로 대보름굿을 쳐 열린 마당에서 대중들과 만나 호흡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번 보름굿은 대중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호흡하여 좋은 반응을 얻어 시민들의 축제마당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홍보나 준비가 부족했다는 자체 반성도 있었다. 회갑잔치나 결혼식, 대학내 대동제 등 남의 잔치에 가서 풀물을 쳐주기도 하는 「우리마당」은 이러한 일들이 재정에 보탬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의 잊혀져 가는 흥과 멋을 되살려내는 데도 한 몫 한다고 말한다. 「우리마당」을 비롯한 풍물패들의 고민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그대로 고수하느냐 아니면 지금의 상황에 맞도록 현대화하느냐 라는 것이다. 전통을 지켜낸답시고 정신과 얼은 쏙 빼놓고 박제화 시키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문화예술조차도 자본의 하나로 삼아 이익을 챙기려는 자본주의 예술시장에서 진솔한 삶과 동떨어지지 않은 생활속에 살아 숨쉬는 우리 문화를 자리잡게 하는 일이 바로 「우리마당」의 숙제가 될 것이다. 풍물강습 받기를 원하거나 풍물에 관심이는 모든 사람을 기다린다는 「우리마당」의 연락처는 전주시 금암 1동 1556-3 전화 72-379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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