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4 | [문화와사람]
‘이 시대의 정신적 보루’
3월 22일 타게한 석전 황욱 선생
문화저널(2004-02-03 14:52:12)
서에와 함께 한평생을 살아온 석전 황욱선생이 3월 22일 세상을 떠났다. 악필의 대가로, 서예계의 거봉으로 알려진 석전선생의 예술정신과 삶은 서예사의 큰 교훈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아흔 다섯해의 새을 마감할 때까지 자신의 치열한 작가 정신과 창작열을 식히지 않았으며 그의 지고한 예술 정신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어 왔다/
“글씨를 쓰되 진흙위에 도장을 찍듯이 송곳으로 모래위에 선을 긋듯이, 그리고 붓의 먹은 항상 적게 하라:는 자세로 글씨를 써왔고 ‘살아나올듯한 웅혼한 서체, 마음의 마지막 떨림까지도 허락치 않는 지고한 예술세계의 극치’로 평가받아 온 석저너 선생은 현존 서예가로서 우리 서예사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19세기마인 1898년 고창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붓글씨에 뛰어난 재질을 인정받아 다섯 살대부터 지금까지 90년동안 중국의 명필 조맹부 안전경 왕희지 구양순 등의 글씨를 모두 익혔고, 한학, 시조, 가야금등 예술의 많은 분야에도 식견이 높았다.
한 생애를 외롭고 참으로 어렵게 숱한 고난과 갈등을 묵묵히 지켜내면서 예술적 경지로 승화시켜온 석전선생은 60대에 불붙기 시작한 창작작업으로 초야에 묻혀 글씨만을 써왔다. 초야에 묻혀 살던 석전선생이 이름을 드러낸 것은 73년 전주에서 첫전시회를 가지면서 부터였고 이즈음 오늘 팔이 심하게 흔들리느 추전증 증세가 악화되어 붓을 손전체로 꽉 잡아 주는 악필법을 개발해 독창적 예술세계를 개척해 예술에는 한계가 없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후 동아일보사 초대전, 전북일보사 초대전, 호암 미술관 초대전, 모수전등 최근까지 가져온 전시호리를 통해 지칠줄 모른는 창작열을 보여주었다. 80년 초반에는 오른손마비 증세를 극복 좌수악필법을 개척해 생의 마지막을 맞이할 때까지 뭇을 놓지 않았던 진정한 예술가로 세상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가 살아온 인생과 예술 가로서 지칠줄 모르고 개척하며 불태운 예술 세계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이시대의 정신적 보루로 서의 예술가’로 남아있을 것이다. 석전선생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졌고 장지는 고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