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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5 | [특집]
예술교육, 보다 먼 앞을 내다 보아야 한다
심인택/우석대교수.편집위원 (2004-02-03 15:08:24)
사람이 살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자신이 추구하는 무형 유형의 자산을 갖고 있거나 가질 수 있을 때이다. 그 중에서도 예술에 대한 기대는 의식주가 해결되면 누구나 관심을 갖게 되는 부분이다. 전라도 지역이 전통예술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과거에 이 지역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웠기 때문이고, 또한 예술에 대한 전통이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나 전라도를 예향의 고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지 전북은 봄부터 일년내내 판소리를 중심으로 판이 벌어지는데 경연대회로는 춘향제기간중 전국명창대회, 전국고수대회, 풍남제 기간중 대사습, 학생대사습, 정읍사 축제기간중 전국명창대회, 정읍 학생국악경연대회, 고창 신재효 판소리상, KBS전주 어린이 판소리 경연대회, KBS전주 창작국악동요경연대회등이 있고, 국악관련기관으로는 국악협회, 도립국악원, 도립국악단, 남원국립국악원, 정읍사 국악원, 고창 동리 국악당 등 국악과 관련된 기관이 각 시군에 있으며, 교육기관으로는 전주우석대학교 국악과,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국악과, 백제예술전문대학 전통예술과가 있다. 민간 단체로는 KBS민속어린이 합창단, KBS국악실내악단, 전북국악관현악단, 도드리, 탈머리 등 많은 민간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그 밖에도 공연장으로는 예루소극장과 우진문화공간에서 국악과 관련된 행사를 하고 있으니 일년 내내 예향으로서 긍지를 지키고 있다. 공연예술이외에도 전시예술인 서예, 그림 등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무형문화재도 타 시도에 비하여 많이 간직하고 있다. 이런 문화예술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전북에 문화예술학교가 없다는 사실에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예술학교에 대한 염원은 몇몇 예술가의 꿈만은 아니다. 예향으로서의 자존과 긍지를 지키고자 문화예술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더구나 지방자치가 활성화되면 우리는 더욱더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가 더 커지리라고 예측된다. 몇몇 대학의 예술 관련 전공학과로는 이 지역의 인재를 키우기가 태부족이다. 그 단적인 예가 각 대학 예술관련 학과 학생의 분포도는 오히려 타 시도 학생이 더 많다는 사실에서 전북의 현실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이제를 키우는 학교가 대학에만 치중되고 있는 현 실정을 볼 때 마땅히 예술학교설립이 시급하다고는 하나 전북이 안고 있는 학교 설립에 관한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하여 아직도 숙제로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전국의 예술고등학교 분포현황을 보면 국립1개교는 국립 국악중고등학교, 공립1개교는 광주 남도예술고등학교이다. 국공립사립을 합하면 모두14개 예술학교가 설치되어 있으며, 예술학교가 없는 시도는 전북, 충남, 충북, 강원, 제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외에도 연감에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몇 개 예술학교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각 예술학교의 전공과목은 그 지역의 실정에 맞도록 되어 있겠지만 그래도 예술학교라 있어 장래 그 지역의 예술활동을 받쳐 줄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하리라 본다, 전북지역에도 10여년전 비사벌 예술고등학교라 있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일반고등학교로 바뀌어 졌고, 1992년에 예술고등학교 인가를 받은 학교재단은 일년이 지나도록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산업이 발달하고 경제력이 커지게 되면 여유스런 마음과 넉넉함으로 예술활동에 직접 참여도 하고 지원도 하게 된다. 대게의 경우 이 지역의 인재들이 외지로 나가 수업을 마쳐도 고향을 위하여 예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예술학교가 없는 것도 포함된다. 전북지역의 먼 장래를 생각한다면, 지금까지 누려온 우리나라 예술의 본향으로서의 전통을 잇고 나아가 새로운 예술세계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도 하루 빨리 예술 중고등학교 설립이 시급한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아무리 경제가 나아지고 산업이 든든하여도 예술적인 가치를 부여 받지 못한 사회가 되면 그 사회의 경제나 산업은 모래 위의 건물과 다름이 없다. 이즈음 전북 문화예술계는 예술 학교 설립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며, 지역사회의 경제인들도 산업의 발달을 위하여 예술계에 대한 지원을 아낌없이 하여야 하겠다. 더불어 예술학교 설립이 국립이든 공립이든 사립이든 전북지역의 문화예술을 위하여 모두가 한마음이 되는 것이 중요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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