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개봉한 서편제라는 영화를 아마 모르시는 분이 드물 줄 안다. 하기사 내자식 못난 줄 모르고 모두다 대통령 만들려하는 요즈음 인심이, 대통령께서도 극찬을 하셨다는 서편제를 모르신다면 말이 안되겠지만. 여하튼, ‘서편제’하면 방송 신문 잡지 등 어떤 대중매체도 부정적 시각이나 꼬집는 말씀 한마디 없이 지나갔다. (최소한 내가 읽고 듣고 본 바로는) 이런 것을 두고 옛 어른들은 “호랭이야! 하니 누렁내야 한다”하기도 하고 거문고 인 놈이 춤을 추니 칼(옛날 죄인의 목에 채우던 형틀) 쓴놈도 춤을 추더라 했는데 제대로 짚었는지 어쨌는지 뒷 사설을 들어 보자. 앞에서도 말했지만 영화평론가든 판소리 연구가든 철학자건 이 땅의 누구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서편제』라는 영화는 이청준의 소설을 영화화 한점에서 원작의 의도를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청준씨도 벼락을 맞아야 하지만 차치하고 소설보다 대중적인 매체가 영화라는 점에서, 소설보다 세계적 대중에 가깝다는 점에서 말하자면 판소리 서편제가 무슨 국민학생용 엄마찾아 삼만리도 아닐진데 그따위 눈물로 판소리를 우롱하고, 무지한 관객을 매도하고 나아가 세계속에 우리 문화를 평가절하 시킨단 말인가 그래도 여자 소리는 안숙선 명창과 김소희 선생의 구음으로 이어지며 아쉽지만 그래도 였는데 (내 좁은 식견)으로 남자 소리는 왠 참외서리에 애호박 씹는 맛이라니 어떤 선생님 표현을 빌리자면 귀젖내 나서 못들을 정도였다. 아무리 인물이 귀해도 그렇지 그정도 소리로 세계 무대에 우리 전통 음악 판소리요 하고 내놓으면 어느 미친놈이 귓가에나 들어 볼까? 풋말 똥뀌는 소리 아니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우스게 꺼리지요. 적어도 양심있는 이땅의 예술인이라면 서편제라고 제목을 쓰려면 최소 10년은 투자해서 공들여야 하지 않았을까? 아무리 돈에 환장해도 그렇지 선인들의 피땀으로 이룬 문화유산을 팔아 흥행이라는 이름으로 돈사먹다니 분개할 노릇 아닌가. 고작 그 정도로 칸느영화제? 아무리 무식한 놈들이 판치는 세상이라지만 예술이 모두 얼어죽었던 모양이라. 한? 恨? 한국인의 한정신? 한국인의 ‘한’ 정신에 대해 눈꼽만큼이라도 생각해 보았더라면, 한사상에 관한 책 한줄 찾아 읽었더라면 괜한 큰애기 눈멀게 하는 원작으로 무지한 대중 눈물좀 빼면서 돈장사에 급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기사 분명코 봄인데 가을 풍경이 나오고 늦게 잡아야 50년 후반일진데 새마을호 기차는 웬일이며 차장없는 자동문 버스가 언제부터 이땅에 구르기 시작했는지 분간 못하시는 흥행에 환장한 분이 책값이 비싸서 어찌 책을 읽었으리요. 좁은 어깨를 양복 뻥으로 세우고 잇몸 드러내며 양주잔 기울이시는 분이 언제 도소주잔(도소주가 뭔지도 모를켜) 기울이며 도인의 말씀 들었으랴- 그것을 기대하는 내가 미친놈이지. 앗차 하 나 잘한 것 있더만 그래도 연애는 이땅의 여자하고 했던 모양인데 멀대같은 서양놈들 연애하는 소리는 쵸콜렛 핥는 교양이 소린디 아 그소리가 겨울날 배추 밑등껄 깍아먹고 생똥싸는 소리나는 것 보닌게 고것은 보통 솜씨가 아니드만. 좌우간 이따위 허튼수작 못하게 하려면 거문고 인 놈이 춤춘다고 칼쓰고 춤추면 안되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