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12 | [특집]
음악 양적, 질적, 아쉬움만 보였다
이상덕 전라매일신문기자 문화부
(2004-02-05 10:37:25)
94년 전북 양악(洋樂)계는 양적인 축소 속에서 이 지역 음악언어를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게 제기된 한해였다.
특히 양적인 열악성과 아마추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음악계, 그리고 관 단체들의 열악한 환경 등이 한데 어우러져 어느 해보다 어둡게 한해를 마감했다. 94년 도내 양악계의 전반적인 침체는 그간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가며 도내 양악계를 선도해 왔던 예술기획 예루의 부진과 관주도 단체들의 끊임없는 내부적 불협화음속에서 풀이될 수 있으며 이 또한 진지한 검토와 방법모색이 요구되었다.
이와 함께 음악공연을 뒷받침할 번듯한 음악공간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극히 부족한 실정으로 나타나, 음악분위기의 건강성 회복을 위한 문화공간과 연주자들의 진지한 모습 그리고 관람자들의 보다 성숙된 분위기가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올 양악계는 비교적 타시도와 외국단체들의 활발한 초청공연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인 반면 이 지역에 몸담고 살아가는 순수 음악인들의 열정에서 비롯된 음악회가 한계에 부딪쳤다는 지적의 목소리는 모두가 한번쯤 순수하게 자신을 돌이켜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비난의 목소리가 올 양약계를 주도했던 가장 큰 원인은 매년 50여 회의 크고 작은 음악회를 통해 이 지역 음악계의 튼실한 역할을 수행했던 소극장 예루가 내부사정에 따른 이유 등으로 올해는 10여 회에 남짓한 빈약한 무대로 음악 애호가들을 맞았다는 사실이 큰 원인으로 평가된다. 내부사정에 따른 문제점은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란 것이 주관부서의 이유지만 소극장 예루의 침체는 전체적으로 이 지역 음악 발전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또한 전주시립교향악단과 군산시립교향악단은 정기연주회, 특별연주회를 통해 활발한 연주실적을 전개했지만 지휘자의 공석에 따른 문제점은 시급히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안정적인 연주회를 통해 직업교향악단으로서의 역량을 펼치기 위해선 적격의 상임 지휘자 영입이 속히 매듭지어 져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시향단원들의 집단이기주의와 편향적 행정 등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양적, 질적인 축소 속에서도 마르카토 금관앙상블, 벨칸토회, 아울로스목관 실내악단, 이니티움 등의 소연주 모임과 음악단체 등은 정기발표회를 통해 내실을 기했으며 도내 5개 대학 음악과의 정기연주회, 졸업연주회, 교수음악회 등은 나름대로 이 지역 양악계를 풍성하게 인도하는 계기를 마련,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올 도내 양악계의 가장 큰 성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오페라 무대다. 호남오페라단의『춘향전』과 예루의 오페레타『견우와 직녀』는 일부 미흡한 기술 인력과 장비부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이 지역 음악예술인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꾸며진 짜임새 있는 무대로, 뒤쳐진 이 지역 오페라 예술을 의미 있게 성숙시킨 바탕을 마련했다.
이같이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음악적 열정을 풀어냈던 94년 도내 양악계는 양적인 축소가 크게 대두되어 아쉬움을 자아냈던 한해였으며 특히 순수한 민간직업음악단체 출범이 전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타시도에 비해 재정과 여건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내 음악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도내 음악학과 졸업생이 매년 2백여 명씩 배출되니 그들을 수용할 수 있는 연주단 환경이 열악하여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들은 결국 타지역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게 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지 위해서는 관과 기업이 지원하는 메세나 운동이 시급히 이루어져 개성 있는 음악회를 자주 가져야 할 것이다.
다양한 음악회 등이 양적인 빈곤과 수준 놓은 공연이 지난해에 비해 열악했다는 평가로 지적된 올 도내 양악계는 음악인들의 자주적인 역량에 노력을 도해 많은 음악관객을 확보키 위한 진지한 노력이 요구된 한해였으며 이 지역 음악 문화연구발전에 대한 보다 과감한 정책적 배려 등이 요구되었던 한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