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1993.10 | [사람과사람]
전통차를 통한 우리 문화 이어내기 한국 차 생활 교육원 전주지부『설예원』
김연희/문화저널 기자 (2004-02-05 11:01:36)
우리의 전통을 알아 가는 일은 여러분야에서 조용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우리것'을 알기 위한 노력은 참으로 진지하고 열심이다. 요즈음 관심을 모으는 전통 문화 중 '차'에 대한 관심은 유달리 깊다.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문화로 오해받기도 했고, 우리의 것임에도 서양의 차에 밀려나야 했던 우리차에 대한 관심은 이즈음 많은 사람들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차생활 교육원 전주지부『설예원』은 이렇게 차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들여 지도하는 교육원이다. 한국 차생활교육원 소속으로 영주, 천안과 함께 지방 3군데 지부중 하나로 차에 대한 강연과 전통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쉽게 편한 삶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담백한 녹차의 맛과 여유를 제공하는 차를 통한 젙통문화의 우수성을 배워 가는 이곳 설예원은 전북에서 유일한 차의 전당이다. 또한 한국차문화협회에서 발행하는 차교육사법증을 주는 공신력을 지닌 교육기관이기도 하다. 근래들어 차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녹차는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담백한 맛을 가졌고, 차를 간편하게 내올 수 있고 영양도 풍부하고 해독의 기능, 마신뒤 여운이 좋아 기분이 상쾌함이나 위의 편안함은 어디에 견줄 데가 없다고 한다. 인류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호음료를 알려진 차의 맥을 찾는 일은 그 나라의 문화 현상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문화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차의 역사는 그리 순탄하지 못했다. 불교의 문화는 아니었지만 불교가 성했던 고려시대에는 차문화가 매우 활성화되어 차 생활이 일반화되었고 고려인들은 인생과 차를 자연스럽게 노래하며 정신적 풍류를 누렸다. 나라에서는 다방(茶房)이라는 차 전담 관청에서 차를 관할 정도였으니 고려시대의 차문화는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불교가 쇠퇴하면서 산속으로 찾아든 절에서 차의 맥을 이어왔고 현대의 혼란기에 접어 들면서는 차를 찾을 여유없이 살아와 차문화는 거의 단절 되다시피 하였다. 70년대 말 일 부 식자층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차문화는 80년도 중반에 들어서 TV의 드라마나 신문등 각종 매스컴의 영향으로 약리적 효과나 차의 문화에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일본은 다도를 문화의 상징으로 표방하고 있고, 중국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차를 일상음료로 마시고 있는 현실을 볼때 우리의 차 생활을 재조명하고 넓혀 가는 일은 서둘러 더욱 폭넓게 정착되어야 하리라 본다. 우리의 전통차를 전문으로 교육하거나 전통차만을 취급하는 곳이 없던 때에 차문화 교육에 먼저 주력하기 위해 차에 관심 있던 몇몇 사람이 중심이 되어 설예원을 91년 봄에 구성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강습시간을 정하고 기초반을 3개월, 전문반을 6개월 과정으로 강습을 진행해 현재는 5기의 수강생을 교육하고 있다. 한 기수에 15-20여명 되는 수강생들은 대부분 직장여성이나 학생, 주부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잇다. 설에원의 교육은 비교적 엄격하다. 교육이 진행되는 9개월동안 3번이상 결석을 하게되면 그 학기 강의를 마칠 수 없다. 다음 학기에 강의를 다시 들어야 한다 출석률을 가지고 엄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성실하게 강의를 듣는 자세가 중요함을 말하고 있음이 아닐까? 『설예원』의 교육은 9개월이지만 7년이나 9년 과정으로 차문화와 전통문화에 대한 강연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의 전통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잇다. 기초반 3개월동안에는 차란 무엇인가라는 정의와 용어에 대한 기본지식에서부터 차생활의 기본예절인 다실 에서의 태도, 다구 다루기, 행다실습으로 잎차 우리기와 차의 역사에 대한 이론교육이 있고 생활예절로 우리 한복 바르게 입기와 우리의 절 등 기초예절 교육이 있다. 기초반과정이 끝난 후 전문 반 6개월동안은 차에 대해 깊이 있는 강의가 진행된다. 차의 식물학, 차의 성분과 효능, 물의 선택, 불의 조절, 행다실습으로 말차용 찻상차림과 다구명칭, 가루차 점다법, 다신전 고전읽기, 다식만들기, 생활예절로 관례, 혼례, 상 제례등과 차밭견학이 있다. 또한 설예원에서는 각 계절에 따라 정기행사가 있다. 봄에는 익산 호국사에서 화전놀이가 있고, 차를 따로 차 만들기 실습이 전남 영암차밭에서 이루어진다. 연꽃이 피는 여름에는 연꽃차회가 덕진공원에서 있다. 가을에는 도요지를 찾아서 찻잔을 만들기도 하고, 겨울에는 차유적지 답사로 해남의 대흥사나 지리산 칠불암을 회원들과 다녀온다. "전북은 유난히 차문화가 뒤져있습니다. 물이 좋기 때문에 차생활이 널리 퍼져있기 않은 이유도 있지만 불교와 친밀한 지역이 아니었고 6.26등 혼란기를 겪으면서 이러한 복합적 원인으로 전북지역은 전통차가 크게 발달할 수 없었고 오히려 술을 좋아하는 지역으로 되어 버렸습니다." 전통찻집 차마당을 운영하는 지지헌씨는 전북지역 차문화 현상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설예원을 졸업한 회원들은『설아차회』에서 활동을 계속하게 된다. 한달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모여 차를 마시고 공부를 계속 한다. 차에 대한 애정으로 만나는 그들은 차에 대한 애정으로 만나는 그들은 차에 대한 강의를 할 수 있는 사범증을 제공 받는 것 뿐아니라 설아차회에서 차에 돤한 모임을 이어나갈 수 있어 큰 기쁨이 되기도 한다. 우리차를 마심으로 해서 얻게 되는 약리적 효과를 따지기 이전에 차를 통한 우리의 전통문화계승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각박해지는 현실에 정신문화의 황폐성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차생활은 한곳에 머리를 모으고 차 한잔에 여유를 가지고 대화를 주고 받는 모습만으로도 조화롭고 풍요로운 생활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 "정감 넘치는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일은 우리의 작은 생활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차를 매개로한 건강한 문화정착은 어느 누구의 몫 일수만 은 없습니다" 는 지지헌씨의 말처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으로 차문화가 폭넓게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 더 큰 의미를 담은 차 한잔은 우리의 가슴을 풍성하게 채워줄 수 잇는 것이다. 차를 통한 우리문화 계승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