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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11 | [문화계 핫이슈]
지방 음악의 열악함 극복한 음악인들의 열정 호남오페라단 제16회 정기공연 람메르모어의 '루치아'
문화저널(2004-02-05 11:13:30)
호남오페라단(단장:조장남)이 10월13일부터 17일까지 전북학생회관에서 람메르모어의 「루치아」를 공연했다. 호남오페라단의 여섯 번째 정기공연으로 올려진 「루치아」는 도니제티 원작을 이태리의 연출가 프랑코 바끼가 연출한 작품.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태리의 오페라 연출가와 주역가수를 초청, 한국과 이태리가 공동으로 제작한 무대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으며 4회 공연 모두에 1천여명씩의 관객이 몰려 오페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태리의 오페라 연출가 프랑코 바끼는 91년에도 호남오페라단의 공연에 참여 「춘희」의 연츨을 맡았던 중진 연출가로 작품에 대한 섬세한 해석과 극적인 구성력의 치밀함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음악인이다. "한국음인들의 잠재 되어있는 역량을 오페라 무대를 통해 발휘 될 수 있게 하는 작업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런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도 성악가들의 기량을 제대로 이끌어내는 섬세함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지금까지와 달리 현재 이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인들뿐아니라 이태리에 유학중인 젊은 성악가들이 참여, 지방 오페라 무대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 이번 무대에는 이태리 스칼라좌의 주역가수인 다니엘라 로자로와 안드레아 엘레나가 초청돼 이태리 오페라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대대로 원수같이 지내오는 집안 사이의 「루치와」와 「에르가르도」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루치아」는 고전적인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출연자들의 독특한 성격 창조와 극적인 분위기로 각 배역마다 풍부한 음악적 역량이 요구되는. 도니제티의 대표적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광녀로서 표현되는 로맨틱하면서도 장중한 이미지의 「루치아」는 이미 음악팬들에게는 친숙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 초청된 다니엘라 로자로는 타고난 음색과 풍부한 성량, 자유자재로 구사한 음악적인 기교로 루치아를 창조, 관객들을 사로 잡았으며 특히 뛰어난 연기와 함께 지칠줄 모르고 무대를 전체적으로 휘어잡는 음악적 역량으로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역시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방경숙씨와 강양이씨도 「루치아」역을 맡아 신선한 역량을 발휘해 냈으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가늠케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이태리에서 초청된 안드레아 엘레나를 비롯한 김종호, 김재창, 강성수, 임영화, 오두영, 임병호, 안현경, 김진태씨의 열연은 오페라 무대의 발전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호평과 함께 몇몇 젊은 성악가들의 기량이 돋보여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이번 공연 무대는 아쉬움도 적지않았다. 전체적으로 공연무대의 분위기를 이끌어가야 할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제 역할을 하기에는 아쉬움을 보였고 항상 지적 되어오던 출연자들의 어색한 연기, 호흡이 일치 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전체적 구성의 산만함등이 관객들로부터 제기 되었기 때문이다. 이무대의 감동을 또한 이번 공연무대는 열악한 지방문화 상황에서도 오페라의 진수를 담은 대작을 올린다는 점에서는 음악인들의 열정을 충분히 가틈케 했으나 번번이 어려운 재정난을 겪으면서도 엄청난 외국 오페라를 올리는 작업이 과연 그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에 대해선 진지한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작지만 우리의 삶과 이야기를 담는 창작 오페랑의 발굴이 필요한다는 문제가 음악계의 절실한 작업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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