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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 | [문화저널]
느낀 그대로의 글쓰기가 중요하다 올바른「책느낌글」쓰기
이재현 어린이글쓰기지도교사 (2004-02-05 12:21:53)
「책 느낌글」은 우리가 흔히 「독후감」이라고도 하는데 더 정확히 말하면 '책 읽은 느낌글'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아이들은 대부분 책읽기는 좋아해도 책 느낌글 쓰기를 싫어한다. 그것은 낮은 학년 때부터 독후감은 줄거리를 잘 써야 한다는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다. 여러 명의 아이들이 같은 제목의 책을 읽어도 거의 비슷비슷한 내용이 나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래서 나는 '독후감=줄거리'라는 아이들의 인식을 바꿔주기 위해서라도 '독후감'보다는 우리말인 '책 느낌글'이라고 하면 좋겠다. 책 느낌글, 곧 독후감은 줄거리가 중심이 아니라 읽은 사람의 느낌이 중심이 되는 글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위인전을 읽었다면 그 사람이 몇 년 몇 월 몇 일 어디에서 태어나서, 어릴 때는 무엇을 했고, 커서는 무슨 업적을 남겼으며, 또 어떻게 숨졌다는 내용을 간추려 쓰느라 끙끙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느낌은 끝부분에 "나도 공부를 열심히 하여 000선생님(장군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몇 줄의 내용으로 마친다. 이것은 독후감의 진정한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나온 결과이다. 책 느낌글의 내용은 정해져 있지 않다. 자기가 느낀 그대로 쓰면 된다. 그러나 읽은 책의 전체적인 느낌이나 특별히 감동 받았던 대목, 주인공 소개, 본받을 점, 주인공과 나를 견주어 생가가한 글들을 골고루 쓰면 좋겠다. 또 자신이 받은 느낌을 좀더 자세하게 나타내기 위해 가장 가슴에 와닿은 대목을 그대로 옮겨 적을 수도 있다. 또한 그 책을 읽게 된 까닭이나 읽을 때 있었던, 책의 구성 및 지은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쓰면 더욱 좋다. 그래도 낮은 학년들은 책을 읽으면 전체적인 느낌보다는 부분적인 느낌만 강하게 남아 있기도 한다. 그럴 때는 머리 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느낌이나 기억들을 쓰게 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아이들이 꺼려하는 과학책이나 역사책도 느낀 그래도 옮겨적게 하면 된다. 또 편지글이나 시로써 보게 하는 것고 줄거리 쓰기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다음은 아이들이 직접 쓴 책 느낌들이다. 보기글 「장난꾸러기 동동이」 이책에는 통통이 할아버지, 노마, 동동, 고운이, 마술사 아저씨가 나온다. 나는 이중에서 동동이가 제일 좋다. 동동이는 장난이 심하다. 통통 할아버지 머리카락은 파리같이 생겼다. 그래서 통통할아버지가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 때 동동이가 파린지 알고 물총을 쏘았다. 나는 이때 웃겼다. (1993년 10월 4일- 1학년 남) 보기글 「사랑스런딱정벌레차」 이 책은 참 재미있다. 주인공은 '허비'라는 딱정벌레차이다. 이차는 운전기사가 없는데 스스로 움직인다. 그런데 뒤에서 차가 부딪쳐서 반쪽으로 갈라졌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반쪽으로 갈라졌는데고 갈라진 차 뒤쪽이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는 속도로 계속 달려 승이를 했다. 나는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나도 차가 반쪽이 나서 달리는 것을 보고 싶다. (1994년 1월19일 -2학년 남) 보기글 「뼈의 좋은점」 송우진의 집에서 우리 몸의 과학이란 책을 빌려 보았다. 바는 뼈에 관심이 많았다. 왜냐하면 아버지께서 성형외과의사이기 때문에 가짜 뼈를 가지고서 공부를 하시기 때문이다. 나는 뼈개 몇 개나 되는지 세어보려고 하였다. 그런데 바로 옆에 글이 나와 있었다. 뼈는 200여개나 된다고 써 있었다. 나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세어보려고 했지만 발뼈, 손뼈, 가슴뼈는 엄망이 되었기 때문에 잘 세어 보질 못했다. 그리고 뼈는 심방을 감싸기도 하고 뇌의 헬멧이 되기도 한다. 또 몸을 보호해 주기도 한다. 나는 그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나도 이렇게 되어 있을까'하고 궁금하였다. 인간들은 뼈가 한 개만 없어도 살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사람은 뼈 한 개가 없어도 살 수 있어!" 하고 말씀하셨다. 인간은 뼈가 참 중요하다.(1994년 1월 12일 - 3학년 여) 보기글 「조나단에게」 조나단, 안녕? 나는 송북국민학교 5학년 최은오라고 해. 나 처음 이「갈매기의 꿈」이라는 제목이 조금 어른스럽고 따분할 것 같아서 너를 대하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호기심에 읽어보게 되어 널 만나게 되었어. 그리고 너를 존경하게 되었어. 왜냐구? 그건 다른 갈매기들은 먹이를 먹어야만 살 수 있다는 생각 뿐이었지만 조나단 너는 더 높이이, 더 자유스럽게 날 수 있는 꿈이었잖아? 하지만 다른 갈매기들은 네가 단지 높이 그리고 멀리, 또 빠르게 난다는 이유만으로 널 추방시키고 말았어. 그러나 넌 더 열심히 연습을 했었지. 나는 그때 나같으면 추방당할 때 '잘못했다고 빌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어. 언제나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네가 부러웠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 생각해보고 말이야. 그리고 나는 너에게 많은 것을 배웠어. 아무리 큰 어려움이 닥쳐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으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 그런 조나단. 안녕.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1994년 8월 2일 - 5학년 여) 우리 언른들도 여러 책을 읽다 보면 재미가 없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책도 있고 주인고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책도 있다. 그리고 지은이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른 책도 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책 느낌글을 쓰라고 하기전에 좋은 책을 골라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요즘은 어른들 사이에서 한때 인기를 끌었던 세태풍자적인 책의 형식을 빌린 어린이 책들을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의 개인주의나 어른들의 잘못된 교욱풍조만을 풍자한 내용은 그건 그래. 하는 느낌만 다가올 뿐 여러 문제로부터 자신을 떼어 놓게 만든다. 좀더 주체적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하는 생가가을 막아 버리는 것이다. 아이들은 상상력과 감성이 풍부하다. 그래서 어느 책이든 재미만 있으면 빠져든다. 책은 재미있어야 하기도 하지만 가슴에 와닿는 진한 감동이 함께 있어야 한다. 책은 골라서 읽어야 한다는 마처럼 아이들도 스스로 자기에게 맞는 책을 골라 읽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몇 십만원씩 하는 전집을 사줬는데 왜 책을 읽지 않느냐고 채근하기 보다 아이의 손목을 잡고 동네 문구점이 아닌 어린이 전문서적을 찾는 여유와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 노력하기에 따라 아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삼성을 넙혀주는 책들을 잘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늘 책 읽으라고 강요하는 부모보다 직접 책을 익는 부모를 더 존경한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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