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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2 | [세대횡단 문화읽기]
케이블TV가 우리 생활을 바꾼다
마동훈 전북대교수·신문방송학과 (2004-02-05 13:45:50)
테크놀로지테크놀로지테크놀로지테크놀로지테크놀로지테크놀로지테크놀로지테크놀로지테크놀로지테크놀로지테크놀로지한 사회에 새로운 테크놀러지가 도입되었을 때 그것이 사회구성원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데는 두가지 상반되는 이론적 관점 있다. 그 첫째는 테크놀러지 애용주의 (technophilia)이다. 이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도입이 정보의 축적, 처리, 검색기능의 향상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후기 산업사회의 높은 생산성을 보장해 준다고 보는 유토피아적 청사진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사회구성원으로 하여금 산업사회적 과업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참여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며 또한 양적, 질적으로 향상된 여가활동을 보장하리라고 본다. 한편 이에 상반되는 관점을 테크놀러지 공포중의(technophobia) 라고 한다. 이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채택가 발전이 한 사회의 지배계층에 의해 주도되고 그로 인해 기술의 혜택도 소수 지배계층에 편중될 것이라고 보는 비관론이다. 따라서 정보의 불균형, 사회적 문화적 소외, 프라이버시 침해등 사회갈등의 소지를 제공하리라고 본다. 금년 봄 시작되는 케이블 텔리비젼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테크놀로지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는가? 케이블 텔리비젼이라고 불리우는 새로운 방송 테크놀로지 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이 뭐니뭐니해도 채널별로 특성화된 다양한 내용의 방송이 가능하다는데 있다. 전문 뉴스채널에서 교육, 오락, 다큐멘타리, 영화, 종교채널에 이르기까지 세분화된 방송이 가능하다. 텔리비전 시청자는 더 이상 기존 공중파방송의 종합편성 전략에 자신의 생활패턴을 RL어 맞출 필요가 없다. 퇴근이 늦어 밤 9시 뉴스시간을 지나치더라도 매시 방송되는 종합뉴스를 시청할 수 있다. 심야시간대에 다은날 이른 출근시간을 걱정하며 영화를 보지않아도 언제고 원하는 시간에 영화감상이 가능하다. 특히 영화의 경우 가까운 미래에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진일보하면 소의 주문식 영화관람(VOD)까지 보편화된다. 즉 영화프로그램에 관한 한 방송편성이란 개념은 사라지게 되고 수용자는 자신의 편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자신만의 편성표를 스스로 작성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된다. 한편 금년말 내에 방송 개시할 케이블 채널만도 30개에 이르러 수용자는 정보의 양측면에서 큰 혜택을 누리게 된다. 지방도시의 안방에 앉아서 서울의 대형 백화점 매장을 두루 살펴보고 쇼핑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다. 과목당 수십만원을 들이고도 모시기 힘든 유명 입시강사가 친절하게 수학문제를 풀어준다. 전세계에서 들어오는 시사뉴스는 물론 금년봄 파리나 런던에서 유행할 패션전망, 시시각각 변하는 증권시세까지 안방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정보의 절대량의 증가는 정보민주주의의 실현에도 어느정도 기여할 것이다. 즉, 과거에 정보가 없음으로 인해 각종 경제적, 문화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사회의 소외계층, 지역사회주민 누구나 월1만5천원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의 부담으로 남들과 동등한 정보력을 갖추게 된다. 가까운 미래에 케이블 텔리비젼이 쌍방형(two-way)테크놀러지로 발전하게 되면 수용자가 안방의 텔리비젼 수신기를 토해 홈쇼핑, 홈뱅깅은 물론 안방에서의 대화식 학교교육도 가능해지고 심지어는 투표나 여론조사를 통해 직접, 간접적 정치참여도 가능해진다. 이와같이 생활은 편리해직 수용자는 정보와 오락물의 풍족에 전반적으로 만족할 것이다. 수용자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넘어서 보다 향상된 정보와 오락의 선택권을 갖게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케이블 텔리비젼의 도입이 우리의 일상 생활에 끼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몇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우선 케이블 텔리비젼은 우리사회의 유통정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다. 케이블 텔리비젼의 가입자수 전망에 대해서는 학계와 업계에서 다양한 예측이 개진되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금년말까지 총가구스의 약 10%선이 케이블 텔리비젼에 가입하리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를 상위 10%이내에 속하는 계층이라고 푸정하면 가입가구들은 서울 등 대도시 혹은 추변지역이 일부 상위계층에 집중되리라는 전말은 어렵지 않다. 결국 케이블 설치비용과 설비보증료, 월수신료를 충당할 수 있는 여유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간의 정보격차는 더울 심화되고 이는 지역별 삶의 질의 차이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또한 숙달된 정보처리자와 그렇지 못한 측과의 정보격차도 불가피하게 커질 것이다. 둘째는 케이블 텔리비젼의 프러그램 질과 그것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끼칠 영향에 대한 문제이다. 케이블 텔리비젼의 체녈을 할당받은 30여개 프로그램 공급자(program provider)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케이블 텔리비젼 출벙에 대비해왔다. 그간 모기업에 의한 집중적인 차본 투여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공급자들이 개국원년부터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대로 공급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점에는 회의가 든다. 특히 고가 영상상품을 다루는 영화채널, 다큐멘터리 채널, 오락채널, 음악채널의 경우는 국산상품의 물량이 현저하게 부족해 많은 방송시간이 외국 프록르램으로 채워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특히 영화채널의 경우에는 대우, 삼성등 양대 프로그램 공급자가 헐리우드 스튜디오 영화 사재기 경쟁으로 이미 영화필림 수입가가 수십배로 뛰어올랐다는 보도도 있다. 결국 값비싼 외국영화의 수입비용은 광고를 통한 수용자의 간접부담과 계열회사의 소비재 가격상승 등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건 우리의 겨계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일상생활 환경이 상다부분 외국문화로 채워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의 제작설비, 이력, 노하우가 충분치 못한 국내 프로그램 공급사의 입장에서는 국내 제작 보다 경제적이기도 하려니와 소비자에게도 더 아은 서비스를 저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양질의 프로그램이라면 그것이 외국영화이건 다큐멘터리이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명분으로 대량 수입될 프로그램들 사이이ㅔ 값싸게 만들어진 저속한 외국 영상물이 함께 수입될 우려도 잇다는 것이다. 이러한 값싼 수입물들이 우리 젊은이의 정서에 끼칠 영향도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케이블 텔리비젼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에워싸게 됨에 따라 우리사회의 표준적 인간상이 케이블 텔리비젼화될 우려도 있다. 케이블 텔리비젼의 특성은 다수의 채널이 각각 세분화된 관심영역만을 집중적으로 방송하는 데에 있다. 이것이 하나이 서비스일 수도 있으나 동질성 높은 특정 수용자층을 광고주에 파는 고도의 세일즈 전략이기도 하다. 어쨋든 케이블 텔리비젼을 통해 열광적인 스포츠팬은 하루종일 축구, 야구, 농구중계만 볼 수 있으며 다른 세계에는 눈을 돌릴 필요조차 없다. 영화광은 영상기술이 만들어내는 가공이 세계속에 종일 머물 수 있다. 청소년 음악팬은 음악전문채널이 뿜어내는 열기에 하루종일 탐닉할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케이블 텔리비젼화된 인간상은 자신이 관심을 갖지 않는 그 어느 영역에도 눈을 주지 않으며 오직 자신의 기호, 취향에만 관심을 집중하며, 그로 인해 건전한 사회인으로서의 균형감각을 읽고 편향된 세계관에 안주하는 인간형이다. 조금 극단적인 진단이기는 하나 궁극적으로 심한 이기주의, 시민의식 결여, 정치적 무관심이나 냉소주의를 불러 일으킬 여지도 있다. 모든 테크놀러지는 양면성을 갖는다. 역사상 새로운 테크놀러지의 혁신과 도입은 항상 인류의 발전과 삶의 질의 제고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그에 대한 대가로 읽은 것도 있었음에 분명하다. 케이블 텔리비젼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고 또한 빼앗아 갈 수도 있는 테크놀로지 중 하나임을 기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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