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3 | [문화저널]
올해 봄내음은 더욱 산뜻하다
진은경 유니북스 영어교사
(2004-02-05 14:27:08)
뜨거운 열기가 도시에 가득하던 작년 여름날 오후, 작은 조각전을 보러들른 한 갤러리에서접하게 되었던 시민문화강좌, 반가움으로 만난 강좌 안내 포스터는 내게 더위를 싹 가셔주는 시원한 한 잔의 물과도 같았다.
한국 미술사와 판소리 두 분야가 준비되어 있었고, 강사님들의 강의 계획도 문외한인 내게는 정말이지 대단했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두 강의 모두 듣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칠 않아서 택일을 해야 했을 때, 그래도 대학 때 합창단원 생활을 했다고 음악쪽이 끌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또 가뜩이나 우리 음악에 관심이 커져가고 있던 때였기에 혼자서만 이 좋은 기회를 갖기엔 너무 서운해서 옆 짝궁과 함께 하기로 약속하고 수강 신청을 하고나니 무척이나 설레었다. 하고 싶은 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였던 것 같다
첫 강의가 있던날, 그날은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었다. 고등학생들이 우리것을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찾아오기까지 했으나 말이다. 그때 그 사람들이 지금까지 같이 왔더라면 참 좋았을 터인데 아쉽게도 여남은 사람들로 강의는 계속됐다.
민요 민속 무용 판소리사 판소리 다섯바탕 감상 시간마다 다른 주제로 강좌가 계속되면서 몰랐던 것 들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아직 문외한인 내게는 좀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어쩌면 강좌를 들으면서 따로이 시간을 내서 관계서적이라도 들춰보지 못한 변명일지도 모르겠다.
강좌 수강생중엔 이미 판소리에 상당한 지삭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었기에 강좌의 수준을 맞추기에 조금은 어려움도 있었을 게다. 다음에 또 이런 강좌가 준비된다면 더 노력해서 좋은 시간들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어쨌든 두 번의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고, 명절도 두 번이나 지낸, 길다면 긴 시간동안 판소리라는 주제를 가지고 좋은 만남을 통해 같이 공부해 볼 수 있었던 참 소중한 기회였다.
판소리 강좌를 마치는 지금, 문화저널 가족들과 최동현 교수님, 여러 강사님들, 그리고 같이 공부해온 분들게 고마움과 산뜻한 봄 내음을 가득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