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5 | [시]
안개꽃
소재호(2004-02-05 15:34:43)
안개꽃
소재호
그대 눈썹 끝에 얹히는
물기 젖은 기적소리
어둔 도시로 흐르면
안개는 이내 그대 뒷모습을 흐리게 한다.
사월에는 당신이 그리워
한 철을 서성이다가 산에 가는 메아리.
가슴에 한사코 다독여 둔
사랑의 빛깔은 선혈의 빛
장미는 붉게 내비치고
비린내의 바람도 흩어지면
가슴마다 맴을 치던 민요 한 소절은
이 시대의 하늘을 우유빛으로 덮는다.
꽃잎마다 은은히 서리는
한 생애의 슬픈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