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5 | [문화칼럼]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최재호 자유기고가
(2004-02-05 15:38:34)
어느 컴퓨터 판매 광고에 '동생까지 생각해서 선택하자!'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러나 이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말이다. 컴퓨터의 새로운 모델의 생명은 모통 우리나라의 경우 6개월 단위이다. 즉, 6개월을 두고 새로운 모델이 나와 구모델을 대체한다. 덕분이 1년전에 산 최고의 컴퓨터가 고물이 되어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컴퓨터에 대해서만큼은 잘못 알려진 환상들이 많이 있다.
그 첫째가 바로 전자제품처럼 컴퓨터도 대기업제품이 훨씬 좋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사후 A/S를 놓고 본다면 대기업제품이 강점이 있다. 그러나 컴퓨터라는 제품자체가 부품들의 조합이고 이러한 부품들이 전세계적으로 대부분 표준화되어 있어 부품들간의 성능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걸 안다면 대기업제품이 일반상가에서 조립하여 파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셀제로 동일한 선능의 펌퓨터를 놓고 보면 대기업제품이 100여만원 이상 더 비싼 것을 볼 수 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컴퓨터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두 번째가 가장 비싼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물론 가장 비싼 것은 그만큼 좋은 부품들을 사용한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컴퓨터를 이용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예로 단순히 문서작성에 사용할 거라면 지금은 생산조차 안되는 286컴퓨터로도 훌륭하게 할 수 있다.
셋째는 컴퓨터가 좋을수록 프로그램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컴퓨터라는 기계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라는 프로그램은 사실 컴퓨터의 성능에 영향을 받지만 프로그램의 결과물은 어디서나 같다. '이거 286에서 아래아 한글이라는 워드프로세서로 글을 쓴건데 486에서도 볼 수 있나요?' 너무도 당연하게 아래아 한글이라는 워드프로세서가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단지 실행이 조금 느리거나 빠른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컴퓨터는 마법의 상자가 아니다. 더군다나 형편없는 물건은 더더욱 아니다. 바로 좋은 물건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