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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6 | [세대횡단 문화읽기]
볼거리나 늘리려는 물량위주 확대에의 경계 향토축제의 방향과 과제
이홍래 전주문화방송·기자 (2004-02-05 16:11:30)
향토 축제 가운데는 나름대로 특별한 성격이나 전통을 쌓아가고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 축제들은 그저 형식적인 주민위안잔치와 미인선발, 특산품의 전시 판매 그리고 주민체육대회 등 거의 대동소이한 연례행사를 되풀이함으로써 개최의 의미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일부 시군지역별로 향토 축제를 관광자원화하고 전국적인 향토축제로 부각시키기 위해 축제 규모를 확대시키고 있으나 뚜렷한 성격이니 특징이 없는 그저 볼거리나 늘리려는 물량위주의 확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들어 지역 발전을 촉진시키고 지역 특작물과 농수산물 등의 홍보를 위한 지역 축제가 일선 시군별로 활발히 개최되고 있다. 도내의 경우 춘향제와 풍남제 등 전국적으로 비교적 널리 알려진 몇몇 향토 축제를 비롯해서 거의 모든 시군이 길게는 3∼4일, 짧게는 하루나 이틀 정도의 지역축제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 향토 축제 가운데는 나름대로 특별한 성격이나 전통을 쌓아가고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 축제들은 그저 형식적인 주민위안잔치와 미인선발, 특산품의 전시 판매 그리고 주민체육대회 등 거의 대동소이한 연례행사를 되풀이함으로써 개최의 의미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일부 시군지역별로 향토 축제를 관광자원화하고 전국적인 향토축제로 부각시키기 위해 축제 규모를 확대시키고 있으나 뚜렷한 성격이니 특징이 없는 그저 볼거리나 늘리려는 물량위주의 확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난 5월 6일부터 나흘 동안에 걸쳐 개최되었던 남원 춘향제의 개최 결과를 짚어보면서 앞으로 각 지역 향토 축제의 나아갈 방향과 과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장대한 지리산의 모시부리가 남으로 서로 이어달리며 품어온 춘향골 남원은 관광지역으로서의 뚜렷한 분류가 쉽지않은 우리의 처지에서는 관광수입이 주민소득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비교적 널리 알려진 관광도시이다.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의 수려한 자연풍광과 우리나라 고전 문학의 백미인 춘향전의 요람 그리고 흥부와 놀부가 살았다는 전설과 동편제의 탯자리 등 남원이 지니고 있는 관광요소들은 타지역에 비해서는 월등히 다양한 편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개발만 이루어진다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서의 성장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남원지역은 올해 초부터 관광도시 남원을 널리 홍보한다는 계획아래65회 춘향제 개최에 막대한 노력과 투자를 기울여 왔다. 특히 춘향제를 전후한 관광 분위기의 확산과 함께 새로운 통합시 지역주민 화합의 좋은 계기로 삼기 위해서 시와 제전 위원회는 종전의 국악 위주에서 탈피한 신세대 취향의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하는 등 향토 축제의 대형화와 홍보 그리고 외지 관광객의 유치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따라 명인 명창 선밸대회와 춘향뽑기, 국악 공연 등 종전 행사에 이도령 선발, 이벤트 회사가 개최하는 화려한 전야제와 축하공연, 가면 무도회 등 새로운 행사가 개최대 춘향제 기간 동안 지역주민과 남원을 찾은 외지 관광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음으로서 외형적으로는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화려한 향토 축제로 부각됐다는게 남원지역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몇몇 서양(西洋風)의 행사 도입에서 축제규모가 한결 확대되고 성공적이었다는 외형상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춘향제의 성격을 어떻게 이어갈 것이냐는 데 대한 관련인사들의 고민 역시 적지않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동편제등 판소리의 발상지로서 종전의 남원 춘향제는 개최 행사의 90%이상이 판소리나 국악관련 프로그램이어서 전국 최고의 국악축제로 인식돼왔는데 이들 국악관련 행사들은 여전히 과거의 전통적인 행사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새로운 스타일의 서양풍 항사들이 대거 도입됨으로써 소위 쇼판이 돼버리지나 않겠느냐는 것이 이들의 우려이다. 더구나 세계 각국뿐만 아니라 국내 각 지역들이 관광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공감도를 높이고 있는 현 실정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관광자원이라는 엄연한 현실마저 왜곡되고 무시돼 버리는게 아니냐, 그리고 전통의 탯자리를 유지 보존해 나가는 가장 확고한 방법과 수단이었던 향토축제를 자친 잃어버리지나 않겠느냐는 관심있는 인사들의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춘향제 역시도 새로운 변화와 변신의 필요성이 폭넓게 제기되고는 있지만 이 변화와 개혁의 폭을 어느정도로 수용하며 어떤 방향으로 돌려야 할지에 대한 폭넓은 연구와 노력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춘향제의 성격을 어떻게 유지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춘향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제전 위원회와 춘향 문화 선양회 역시 대폭적인 개혁과 물갈이가 시급하다는게 춘향제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이다. 물론 대규모 향토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서만 많은 사업자금이 필요하고, 각종 행사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며 관중이나 지역주민등의 수준높은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유능한 지역인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행의 남원 춘향 문화 선양회나 제전위원회는 대체로 종전 행사 스타일만을 지나치게 고집하는 지역내 보수인사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사업자금의 모금 역시 부진할 뿐만 아니라 남원시와의 주도권 다툼으로 인한 불협화음마저 공공연히 일으키고 있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늘어 가고 있다. 특히 향토문화의 양과 질에서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수준높은 남원지역 향토 문화의 체계적인 연구와 보존대책 마련을 위한다는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일부 유지들의 생색내기용 단체로 전락해 버렸다는 시민들의 불만 역시 날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춘향 문화 선양회가 수준 높은 춘향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있는 민간단체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 남ㅇ눤 시민들의 한결같은 바램이다. 춘향제를 비롯한 대규모 향토 축제가 직면하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지역 주민들의 동참 분위기를 확대하면서 지역 경제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번에 열린 제65회 춘향제의 경우 남원시와 제전 위원회는 시군통합 후 첫 번째 맞는 춘향제인데다 관광남원을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판단아래 준비 단계에서부터 지역 주민들의 동참 분위기 확산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행사를 준비하는 기관이나 단체 그리고 행정부서에서만 어느 정도 성의와 관심을 기울였을 뿐 대부분의 시민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구경꾼에 불과했다. 특히 이번 춘향제에 소요된 예싼 3억 4천여만운 가운데 1억 6천여만원을 주민 협찬금이나 업체의 후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행사를 마칠 부렵까지도 협찬금 등이 제대로 걷히지 않았으며 관광 안내나 질서 계도 분야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 분위기와 자원 봉사 활동조차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이와함께 이번 춘향제에 참가하는 외지 관광객의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활르 추구했지만 행사비용중 상당액을 주민 각출금 등으로 충당한데다 풍물시장 등을 외지 상인들이 맡음으로써 실제적인 남원지역 경제 활성화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남원지역은 지금까지 죽은 춘향이가 산 사람의 절반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춘향 문화나 춘향 관련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이번 춘향제 개최로 인해서 주민 수입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었는지는 현재로서는 제대로 파악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는게 주민들의 지적이다. 물론 장기적인 면에서 관광진흥을 통한 주민 소득 향상을 도모할 수도 있을 터이지만 그러기 위해서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춘향제를 비롯한 대규모 향토축제가 부딪치고 있는 또 하나의 어려움은 각종 행사 주관 부서나 단체의 공정하고 사심없는 행사 진행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춘향제에 있어서는 춘향 선발 대회 등 상당수 행사를 외부 기관이나 단체에 맡겨 진행토록 했으나 일부 행사는 관중들과의 교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심사 결과 등에서 다소 석연치 않는 판정을 빚었다는 지적이 남원 주민들 사이에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공정한 심사와 행사 진행이야말로 행사에 대한 권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첩경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행사 관계자들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춘향제 등 향토 축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의외로 깊고 광범위하다는 것이 필자를 비롯한 취재기자들의 한결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춘향제는 지리산을 끼고 있는 도내 동남부지역 최대의 지역축제로서의 위치나 역할이 당분간은 흘들릴 것 같지 않다는 것 역시 취지기자들의 일치된 느낌이다. 따라서 이같은 춘향제를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정하는 명실상부한 최대의 민속축제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주민과 문화계인사 그리고 행정공무원 등이 고루 참석하는 발전 위원회나 공청회 등에서 허심탄회하고 진지한 연구와 의견 교환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게 상당수 인사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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