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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8 | [파랑새를 찾아서]
아슬아슬한 심마니길과 북능의 매운 맛 반선·외운에서 실상사까지
글/이승일 (2004-02-10 09:47:32)
지리산의 주능(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에서 뻗은 지능은 왕시루봉을 비롯하여 불무장등, 덕평능선, 삼신봉능선, 써리봉 등 대부분이 남으로 향하여 있다. 산도 나무도 가지는 남으로 향하여 뻗는가 싶다. 그러나 주능(主陵)을 마무리하는 몇몇 짧은 지능을 제외하면 명선봉에서 시작하는 삼정산능선은 전북과 경남의 도계(道界)르 가르며 실상사까지 북쪽을 향해 뻗은 유일한 북능이다. 7월의 산행으로는 지리산의 북능 삼정산능선을 소개한다. 이 능선은 유달리 암자가 많다. 영원사, 상무주, 문주암, 삼불사, 약수암 등 특히 상무주는 지리산 8선처 중의 하나라고 전해 들었다. 능선을 종주하는 방법으로는 1일 산행 기준으로 첫째, 실상사에서 출발하여 삼정산에 올라 상무주, 영원재와 영원사를 들러 양정부락으로 하산하는 방법이 있는데 간략하게 소개하면, 인월에서 마천이나 백무동 방향의 시내버스를 타고 실상사에서 하차하여 실상사를 둘러보고 신작로를 따라 20여분 오르다가 길 왼쪽에 리본 표시와 하산 길이 보이면 반대편(신작로 건너)에 등산로가 있다. 초입만 제대로 들어서면 산정까지 무난하게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첫째 방법과 반대로 양정부락에서 출발하여 영원사, 영원재를 거쳐 상무주와 삼정산을 올라 실상사까지 하산하는 코스인데 인월에서 양정(삼정)행 버스가 드물고(08:00, 11:20) 산행이 단조롭지만 가벼운 당일 산행으로는 적합하다. 그리고 셋째로는 반선(뱀사골)에서 출발하여 외운부락을 거쳐 영원재에 올라 둘째 방법과 같이 실상사로 종주 하는 짱짱한 산행 코스인데 외운부락에서 영원재까지 아슬아슬한 심마니길과 북능의 매운맛이 곁들여 있어 이번 산행 코스로 정했다. 먼저 안전한 산행을 위하여 긴소매의 웃옷과 긴 바지 그리고 간식을 넉넉히 준비하면 좋겠다. 산행은 반선(뱀사골) 관리사무소 옆에서 20m쯤에 있는 다리(와운교)를 건너 제2야영장을 지나면 계곡위로 부드러운 와운길이 이어진다. 10여분 후 갈림길에서 왼쪽 오름길로 큰왕솔나무 고개까지 오솔길은 항상 느낌이 좋다. 그러나 고갯마루에서면 한참 공사중인 외운부락 그리고 뱀사골의 요룡대에서 출발한 2차선 신작로가 흉측스럽게 동네를 휘저어 심난스럽다. 이곳 사람들은 60년대까지 목기(木器), 약초 등 산을 터전으로 하여 생업을 일구어온 조그마한 산골 마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을의 문명화를 위해 길이 뚫렸고 터전은 옛날과 같은데 업태(業態)는 요식업으로 바뀌어 있다. 산행은 마을 안 음식집 ‘큰솔가든’ 앞 포장도로를 따라 가다가 도로가 끝나면 좁은 산길로 직진한다. 냇가를 왼쪽으로 하여 15분 정도 오르면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 냇가 근처의 칡넝쿨에 비닐조각 표시가 있다. 냇가를 건너 (식수 약간 준비) 오르다가 오른쪽 길(비닐 표시됨)로 10여분 오르면 묘지 터가 나온다. 큰 소나무 가지 아래로 멀리 정령치(희뜩하니 푹 파인곳)가 보인다. 산행로는 묘 뒤쪽 숲길이다. 20분 정도 산 기슭을 돌아 걷다 보면 산죽(山竹)사이로 비닐 표시가 있다. 여기서부터는 비닐 표시에 유의하여야 한다. 이 길은 다른 산행 안내리본은 없고 헷갈릴 만한 곳에 비닐 표시가 있다. 진짜 심마니길의 묘미와 숲속 산행 맛이 더할 것이다. 여기서 10분 정도 산자락을 돌다가 오르면 산 능성(첫 번째 능선)을 만나는데 직진(비닐 표시)하여 약간 내려다가 두 번째 능선에 오른다. 또다시 직진(비닐표시)하여 10여분 진행하면 너덜 지역을 통과하여 조금 가파르게 오르면 세 번째 능선을 만난다.(30분 소요)이 능선에 오르면 비닐조각 외에 등산 안내용 리본이 등장한다. 숲속의 써바이벌 게임 같은 심마니길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첫 번째나 두 번째 만난 능선에 비해 덩치가 훨씬 크다. 드디어 본능선에 오른 것이다. 사방에 리본이 붙여있는데 오른쪽 방향은 지리산 연하천산장, 명선봉 등으로 향하는 주능선쪽이고 왼쪽 길이 영원재, 삼정산쪽으로 빠지는 북능 종주 길이다. (왼쪽에 많은 리본이 메달려 있다) 여기서부터 3㎞정도, 거친 산죽 숲길을 헤치는 북능의 산행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40분 정도면 큰 느티나무 밑에 넓은 쉼터가 나온다. 영원재이다. 오른쪽 길이 양정부락에서 영원사를 거쳐 올라오는 손쉬운 산행코스이다. (둘째 산행방법, 1시간 40분 소요) 영원재부터 산행은 전혀 새로운 상황이다. 이전까지의 산행이 긴장과 스릴이 가시밭길이라면 영원재에서부터의 산행은 천국이다. 30여분 산행하면 상무주가 보인다. 식수를 마련하여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5분 정도 오르면 헬기장이 나오는데 삼정산(1210m) 정상이라는 푯말이 있다. 천왕봉 중봉 명선봉 반야봉 등 지리산 유명봉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 길로 잠깐이면 더 높은 봉우리에 오르고 능선을 따라 내리다가 또 다른 봉우리에 오르게 되는데 이 3개의 봉우리를 3정산(三頂山)이라 하는가 싶기도 한다.〔사실은 마을이름 양정, 음정, 하정하여 삼정(三丁)과 관련〕제3봉에서 5분쯤 내려오면 전망 좋은 바위가 나온다. (전망암이라 해두자) 10시 방향으로 산내초등학교, 그 옆에 우리의 목표지점인 실상사가 보이고 산을 건너 오른쪽에 마천마을이 오밀조밀하다. 길은 전망암 이전 오른쪽 가파른 경사를 지나 능선길로 갇기 좋은 완만한 경사길이 이어진다. 여러 차례 갈림길을 만나는데 계속 직진한다. 애매한 길림길마다 리본이나 비닐표시가되어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전망암에서 50여분 내려오면 능선의 마지막 갈림길(희미한 능선길과 확실한 왼쪽길)을 만나는데 왼쪽 확실한 내리막길로 길을 잡고 묘지터를 지나 계속 하산하면 산허리를 깍아 만든 큰 신작로가 나온다. 그 신작로 건너편에 산행로가 보인다. (리본) 10분 정도 진행하면 넓은 산길을 만나고 왼쪽으로 잠깐 내려오면 넒은 들녘이 나온다. 잘 단장된 긴 담장, 실상사가 펼쳐져 있다. 미로 같은 숲길을 헤치며 짜릿한 북능을 종주한 끝에 실상사 앞에서면 감회가 있을 것이다. 뒤를 돌아보면 저 높이서 천왕봉이 내려다보고 실상사 지붕 너머 멀리서 또하나의 북능, 서부 지리산의 첫봉우리 바래봉이 노을 속에서 새로운 유혹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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