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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9 | [문화저널]
여름행사 참가기 똑바로 보고 싶어요 "적십자 청소년 캠프"를 다녀와서
글/박영례 대한적십자 전북학생협회 부회장 (2004-02-10 10:21:05)
7월 17일 오전 김포 해병대 유격장 '적십자 청소년 캠프' 준비를 위해 분주한 진행위원들을 보면서 막연히 설레임이 앞섰고, 캠프에 참가할 아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그만 발목을 삐어버렸다. 순간 3박 4일 동안의 캠프가 머리르 스쳐지나갈 뿐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적십자 청소년 캠프‘ 이 제목만으로는 다른 캠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같지만 캠프에 참가하는 대상이 장애 청소년들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조금은 특별한 행사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아이들을 맞이하기도 전에 내게 이런 불행이... 기간은 점점 다가오고 전국에서참가하는 장애 청소년들을 보면서 내게 일어난 일이 어쩌면 그들과 똑같은 입장에서 무조건적 동정보다는 함께 이끌어 나가는 캠프가 되라는 징조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번 첨은 아닌데 나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이는 이유가 뭘까? 등록을 하는 동안 한 아이가 나를 알아보며 준비한 선물을 건네주었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받는 게 처음이라 기쁘고 놀란 나머지 고맙다는말 뿐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등록을 마치고 개영식이 시작되었다. 목발을 짚은 한 아이로부터 캠프 선서가 시작되고 모든 캠프 참가자들이 입을 모아 캠프의 주제인 “나와 너 그리고 우리”를 외치며 본격적인 3박4일의 캠프가 시작 되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참가자들을 다른 청소년들과 비교할 때 거동이 좀 불편하다는 것을 제외 하고는 별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 향기라는 아이의 글솜씨는 유격대 부대장의 감탄사를 불러일으켰고다. 천수는 뇌성마비와 언어장애를 가진 아이로 크레파스를 들고 땀을 흘리며 열심히 그림을 완성해 가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베토벤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가 된 이유가 음악적 재능도 몰론이지만 장애를 딛고 일어 섰기 때문이라면 향기와 천수도 훌륭한 작가와 멋진 화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그들에게 시선이 멈췄다. 캠프생활 중 식사시간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시간 중 하나다. 바로 그 식사 시간! 난 아이들로 하여금 봉사원이 갖추어야할 중요한 자세 하나를 배웠다. 똑바로 걷지도 식판을 제도 들지도 못하는 아이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도와주려 했을 때 스스로 하겠다며 정중히 거절하는 아이의 모습. 캠프를 통해여 동정어린 도움보다는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길러주어야 할 내 입장이 그 아이에게 부끄러웠고 한편 고맙기까지 했다. 캠프의 마지막 밤! 이 세상을 똑바로 보고 싶다는 한 아이의 기도처럼 장애인을 무조건 장애인으로만 보는 일반인들 -마음의 장애인들-이 하루빨리 마음의 장애를 무너뜨리고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3박4일의 캠프를 통해 그들은 단지 조그만 장애가 있을뿐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장애인들과 나는 캠프의 주제처럼 ‘우리’란 단어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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