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11 | [문화시평]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벼랑에 섰다.
문화저널(2004-02-10 11:14:39)
전라예술제가 오늘에도 이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대표적 행사가 될 수 있는가
올해로 서른네 돌
전라예술제의 역사에 또 한줄의 연륜을 얹은 올해 전라 예술제가 막이 내린후 예술인과 전라예술제에 애정어린 시선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선 이런 식의 전라예술제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게 일어나고 있다.
어제오늘의 일도아니고 그 의미와 취지가 퇴색해버릴대로 퇴색해버린 전라예술제를 그 이름에 값하는자리에 올려앉히고 대다수 예술인들의 창작열기와는 무관하게 전라예술제때면 불거져 나오는 예술인의 의욕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실추된 예술인들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라예술제를 그 근본부터 바로잡아야하는 작업을 더 이상 늦추어서는 안되는 목소리가 강도높게 일고 있다.
전라예술제는 관변단체로서 예총이 이 지역 전체를 자임하고 나서 1년행사를 결산하고 도민들에게 조합적인 문화예술향유의기회를제공하기 위해 내세워졌던자리로 유일한 도단위의 종합문화예술잔치이다.
그러나 근래 전라예술제를 바라보는 예술인들의 자세는 어떠한가 매년 행사때가 되면 주최측인 예총도지회와 산하 각 협회는 ‘턱없이부족한예산’운운하며 오로지 예산탓에 양질의 신선한 무대의 마련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 예술활동이 관의지원만으로 되어지는 것인가 바로 이러한 관의존적 사고방식 자체가 부족한 예산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라는 인식은 이제 예술인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진다.
“관에만 의존하는 자세부터가 주최측인 예총을 더욱 관변단체로서 만 한정짓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을뿐만 아니라 예술인들의 대표단체로서 예술인을 폭넓게 아우르지 못하는 예총의 한계를 절감케 하는 이유도 전라 예술제에서 드러난다.” 는 어느 예술인의 진정어린 충고는 전라예술제를 바로잡는 일에 다름아님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전라예술제에 임하는 대부분의 예술인은“ 협회에서 개런티를 주고 초청해줘야만 참여한다”는 의식의 안일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게 주최측의 하소연이고 보면 전라예술제를 바라보는 시각자체를 교정해나가는 작업부터가 집행부의 몫으로 남음은 어쩔수 없다.
전라예술제는 예술인들의 자존심이 걸린자리이며 어디까지나 도민들을 위한 자리여야한다.
:예산부족으로 이렇게 밖에 치를 수 없었다“는 명분은 이제 설득력을 잃은 자기 합리화에 불과하다.
예술인들이 자존심이 있다면 관에 당당히 요구하고 또 때에 따라선 거부할 줄도 아는 용기도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관객들이 입장권을 사주는데 주저하지 않을 양질의 무대를 꾸리고 그 댓가를 당당히 요구할 줄아는 자생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그런면에서 전라예술제를 현재와 같이 모든 행사를 무료로 진행하는 일도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근본적인 틀짜기가 이루어진 후 세부적인 면에서도 전라예술제가 34년의 연륜이 쌓이기까지 이름에 값할 아무런 색깔을 확보하지 못했따는 점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타도의 예술제가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적 정서를 결집하는 자리로 차별화된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전라예술제는 늘상 각 협회의 나열식 발표무대에 그쳤을 뿐아니라 아무 특징이나 색깔을 여지껏 가지지 못하고 있다. 전라 예술제가 개최되는 시기도 한번쯤 재고해야할거 같다. 매년 전라예술제가 열리는 10월 그렇지 않아도 문화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리는 시기로 특히 도내 각 시군 지역마다에서 그 지역만의 특색을 살린 지역문화행사가 한 지역도 빠짐없이 열리는 시기가 바로 10월이다.
이런 생사 풍년에 전라예술제까지 끼워넣어 어디서 주최하는 무슨 행사인지도 모르게 전라예술제를 가벼이 지나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예총 도지회가 주최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각 협회의 재량에 맡기는 현재의 방식은 재고해 봐야 할 일이다.
물론 올해는 기획단이 구성되어 나름대로 활동은 했지만 전문성을 살린 기획단이라기 보다는 형식적이었다는 인상ㅇ르 징루 길 없다.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기획단을 구성 기획단의 주도하에서 행사를 일관성있게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작업에 있어 예총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일이 우선되어져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전라예술제는 이 지역 예술인들 대다수가 폭넓게 참여하는 에총이 진정으로 대표적인 예술단체로서 자격이 있는가를 저울질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이다. 전라예술제는 이제 그 면모를 바로 세워나가는 작업에 더 이상의 여유가 없다.
‘예산낭비’, ‘예총회원들기리의 집안잔치’ 등으로 호되게 평가돼 온 전라예술제가 이제 ‘무용론’으로까지 치달을 만큼 벼랑에 서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