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1995.12 | [세대횡단 문화읽기]
음반감상 기쁨과 사랑으로 가득한 시간을 Kenny G의 <Miracles>
글/문윤걸 전북대 강사 사회학과 (2004-02-10 12:23:10)
12월은 환상이 지배하는 달이다. 하기야 우리의 생활 중에 어디 환상이나 가상이 지배하지 않는 날이 있었으랴마는 12월이 되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진다. 많은 사람들은 기상이 주는 황홀한 기쁨을 맛보며 이것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 꿈꾼다. 이 가상과 현실의 두꺼운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가상이 우리 삶에 기여하는 순기능도 있음을 부인할 수 는 없다. 정도 차이의 문제지만 가상이 주는 달콤함이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으니까. 12월의 빅 이벤트는 뭐니뭐니해도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는 우리 모두를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며 빨간 촛불아래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 시장이 썰렁하다는 신문보도가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우리로서는 그만큼 선택의 폭이 좁아진 반면 어줍잖은 노래들은 듣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새로운 캐럴 음반이 공급되지 않음으로써 기존음반들의 재탕의 심해질 전망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다소 고전적인 분위기의 캐럴을 좋아하는 편이라 일과성 캐럴음반이나 해프닝성 음반은 접해보지 않아 편향된 시각을 노출할 수도 있겠으나 작년에 나온 캐럴음반 중에는 Kenny G의<Miracles>를 추천하고 싶다. 감미로운 섹스폰 연주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놓은 케니 지가 엮어 낸 이음반은 케니 지 특유의 간결한 편곡과 안정된 호흡으로 감미로움은 물론 맑고 온화한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낭만적인 밤을 원한다면 이 음반이 적격이다. 작년에도 크리스마스 시즌 뿐만 아니라 겨울 내내 이음반을 커피숍 등에서 들을수 있었던 것 같다. 이보다도 더 진지함과 차분함을 요구 한다면 겨울철이면 TV에서 간혹 방영해주는 파바로티의 성가곡 모음집(DECCA SEL-0344)이나 서울 모테트 합창단이 작년에 만들어 낸 캐럴 모음집(PHILIPS DK 0003)이 어울릴 듯하다. 최근 파바로티의 근황에 의하면 그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 음반은 그의 젊은 시절에 취입한 것으로 아주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서울 모테트 합창단의 음반은 조금 거친 면도 있으나 그래도 국내 연주자 음반으로 이만한 음반을 찾기고 쉽지 않다. 그러나 만약 보다 화려하고 따뜻한 캐럴을 듣고 싶다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캐슬린 배틀의 캐럴모음집(EMI EKCL-0051)이 적격이다. 캐슬린 배틀의 밝고 아름다운 목소리는 아주 매혹적이며 듣는 이의 마음을 사랑으로 충만하도록 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을 게다. 어차피 크리스마스 만들어 낼 환상과 가상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이순간만이라도 우리 모두가 기쁨과 사랑으로 가득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 그리고 그것이 다시 우리의 삶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