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2 | [문화저널]
무용 활발한 공연으로 저변확대 꾀해
문화저널(2004-02-10 14:48:45)
전통의 현대 무용단 사포(대표 강형숙)가 역시 가장 발빠르게 새해 설계를 마무리짓고 벌써 구체적인 연습에 들어갔다. 지난 1월 정기총회를 통과한 사업계획의 주된 방향은 그동안 약간 소흘했던 지역공연에 집중하는 한편 대중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우선 5월에는 원광대 야외무대를 시작으로 서울과 전주를 잇는 ‘청소년 지역야외순회공연’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이 무대에는 광주비엔날레 때 선보였던 작품 '9월의 신부‘가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져 공연될 것이라고 사포는 밝히고 있다.
아밖에 서울에서 6월경에 ‘그해 5월’을 공연하고, 7월 부산여름축제에도 이미 초청장을 받아두고 있다. 여기에 무용의 대중화를 확산하고 기금마련의 목적도 지닌 여름방학 워크샵을 열어 타 지역의 강사까지 초빙, 중고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한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반면에 꾸준히 해왔던 소극장 공연은 재정적인 문제로 잠시 접어두었다가 하반기부터 다시 시작할 계획이며 11월 정기공연은 11년 연륜으로 쌓인 ‘사포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무대로 꾸밀 작정이다. 이와 함께 사포는 동게 U대회 폐막식 공연을 맡아 이를 준비하는 작업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사포와 함께 지역무용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온 원무용단 역시 6월 서울 원정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또 광주화요무대에 초청되어 광주문예회관에서 작품 ‘마지막 황후 노을을 타다’를 초청되어 광주문예회관에서 작품 ‘마지막 황후 노을로 타다’를 공연하는 것이 지금까지 계획된 스케줄이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매년 해왔던 소극장 기획시리즈를 서울 파랑새 소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할 계획이다.
열정적인 훈련을 거치면서 한국무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김경주 무용단은 지난해 연말 도내순회공연에 이어 올해도 나름대로 내실있는 활동계획을 밝히고 있다. 우선 5월에는 한국무용연구회 주최의 한국 무용제전을 서울에 이어 전주에도 유치, 2일간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고, 호남무용학회의 한국무용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등 크고 작은 공연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경주 교수는 컨테스트 위주의 무용제를 목표로 하는 공연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라도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내실있고 실력있는 무용단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여기에 전남북에 있는 각 대학의 무용학과들이 중심이 된 호남무용학회는 올해의 주제를 한국무용으로 잡고 있고, 여기에 도내 각 대학들에서도 이에 대비한 기획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이밖에 오문자 현대 무용단도 지난해에 이어 청소년야외무대 2탄을 8월에 무대에 올리고 도립국악원 무용단도 대거 단원을 확충하여 9월에는 창작무용 발표회를 열 예정이다. 그러나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남자 무용수의 부족이 갈수록 심화되어 창작에 중대한 장애가 되고 있다는 점과, 무용의 고정관객들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저변을 넓혀가는 일이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는 문제도 올 한해 무용계가 고민해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무용협회 전북지부가 상당 기간동안 침체를 면치 못한채 96년의 사업계획안 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무용 협회의 기능상실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사람
한국무용의 새 지평을 열고 싶다
전라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 문정근
도립국악원의 올한해 주요사업이 발표된 가운데, 그속에서도 무용단은 96년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 문정근 씨는 올해 8명의 단원을 새로 받아들여 20명의 대식구를 지휘하게 되었다. 문정근 씨는 전통이나 민속양식에 충실한 작품에 집중되어 왔던 그동안의 상황에서 벗어나 올해는 창작에 중심을 두고 활동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더욱이 무용단으로서는 오랜 숙원이었던 무용단원 확충이 이루어진만큼 무용단 자체 공연을 위한 여건도 무르익은 셈이다.
그동안 창작에의 갈증을 드문드문 풀어왔지만 올해만큼은 본격적인 창작무대를 올려 도립국악원 무용단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용단은 연초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이미 돌입했고, 국악원과 주위에서는 올해 무용단이 뭔가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언제나 도립국악원의 한켠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면서 소리없이 무용단을 이끌어온 문정근 씨는 본격적으로 단원들을 훈련시켜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고 한다. 여기에 그동안 도립국악원의 고정 레퍼토리가 되어온 <춘향전>이 동게 U대회 순회공연으로 준비되고 있어 긴장을 풀지 않고 있고, 올해 처음으로 시도되는 마당극에서도 무용단은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무용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래저래 어깨가 무겁기는 하지만 보다 나은 여건이 마련된 만큼 문정근 씨는 무엇보다도 올해를 최대한으로 연구하고 노력하는 한해가 되게끔 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기왕에 새로운 창작을 목표로 한 이상 전통적인 한국춤에 기반하면서도 나름대로 현대적 감각에 충실한 한국무용의 새 지평을 여는 일이 그에게 달려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