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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3 | [문화가 정보]
전승공예연구회 ‘예맥’ 전통 공예 후손들의 합석
문화저널(2004-02-10 16:19:23)
전공공예의 각 분야에서 10년 이상 맥을 이어온 예인들이 모여 전승공예연구회 ‘예맥’을 결성했다. 화목을 첫째로 꼽는 동인 모임의 성격을 지니는 예맥의 회원은 모두 아홉 명으로 서로 작업과정을 공개하고 도움을 받아 선조들의 작품을 능가하는 명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모였다. 전주 합죽선을 대표하는 장인 이기동 씨를 비롯, 태극선의 조충익 씨, 소목장 조석진 씨, 도예의 김흥준 씨, 창호의 서재석 씨, 목공에의 김종연 씨, 한지공예의 김혜미자 씨, 그리고 악기 고수환 씨 등 아롭 명의 회원들은 각 분에에서 짧게는 10년, 길게는 수 십년을 한길로 지켜온 전승 공예인들이다. 이기동 씨는 지방 무형문호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돼 그 기능을 전수하고 있고 소목장 조석진 씨는 우리 나라에서도 많지 않은 ‘명장’의 자격을 따낸 사람이다. 지난해부터 뜻을 모아 발족한 이들은 예술성 발휘와 기능 전수의 측면을 과제로 생각해 오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단체 발족을 제안했고 각 부문마다 한 명씩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회원을 선별해 그룹을 만들었다. 예술의 맥을 잇는다는 의미로 이름을 짓고 올해 초 새롭게 의지를 모은 예맥은 이 지역의 내노라하는 전통공예인들이 쉽지 않게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으로도 관심을 끌지만 앞으로 전승공예 문화의 활성화와 후계자 양성을 위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 나갈 계획이어서 더욱 기대가 크다. 전통공예를 계승 보호하고 전승공예 문화를 개발 육성하기 위한 연구와 기술개발 및 새로운 정보교환을 하는 등 전통 공예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을 다짐하고 나선 이들은 올 10월쯤의 창립전을 시작으로 매년 한 차례의 정기전을 열 계획이다. 작품성이 결여되면 자체내에서 심사, 전통의 박제화를 견재하고 전통공예의 예술성을 각자의 작업 속에 담아내 완숙미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한다. 이 밖에도 전승 공예 문화에 관한 연구조사, 전승 공예 문화의 보급 및 육성을 위한 홍보활동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예맥’은 지난 2월초 창립모임을 갖고 회장에 고수환 씨를 선임했다. ‘대선배들을 모시고 이 모임의 중심에 선 것이 못내 부담스럽다’는 그는 예맥이 작품전을 통해 자기 예술성을 발휘해 내는, 연구하는 공예인들의 모임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차분히 활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회원들의 뒷받침, 제가 해야할 몫입니다.”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몇 십년 한길을 고집한 장인들의 모임인 예맥의 회장을 맡은 고수환 씨는 악기 제작에 30여 년을 바쳐 온 한결같은 심성과 빼어난 역량을 인정받고 잇다. 국민학교 시절인 13살 때부터 악기를 제작하기 시작한 고수환 씨는 남갑진, 조정삼 씨 문하에서 가야금 만드는 기능을 배우게 된다. 그때부터 가야금, 거문고, 아쟁, 히금 등 현악기만을 제작해왔다. 그가 단순히 악기 만드는 기능성에 빠지지 않을수 있었던 것은 그의 남다른 의지 때문이었다. 75년부터 황병주 선생께 가야금 산조를 사사받으며 스스로의 직업을 진전시킬 수 있었으며, 악기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명금을 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그는 스스로의 자신의 악기에 대해 “민속악을 하는 사람들이 제 악기를 많이 선호한다”고 말한다. 강정열, 강정숙 씨 등 민속악을 하는 명인들이 그의 가야금을 찾는 것도 이런 연유에 바탕을 두고 있다. 30여 년을 악기 제작에만 바친 그지만 여전히 겸손하다. 수십 대이 악기를 만들었지만 명금이라고 생각되는 악기는 몇 대 되지 않는다고 그는 만들고 만들어도 자신이 없다며 겸양한 마음을 내비쳤다. 80년대 초반부터 3평짜리 전주국악사를 운영해 오다가 근래에서야 이사한 그는 그런중에도 국악의 발전을 위해 국악공연에 많은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으로 널리 인심을 얻고 있기도 하다. 현악기 중에서 특히 가야금을 좋아하는 그는 가야금의 깨끗한 소리가 마음을 끌게 한다고 한다. 이러 저러한 공모전의 수상보다는 주위에서 음악하는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소리를 찾고자 하는 것이 고수환 씨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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