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4 | [문화저널]
독자와 함께
‘마구울어도 좋은 시’한편
문화저널(2004-02-12 10:24:17)
새롭게 꾸며지고 단정한 문화저널을 받을 때마다 고마운 마음을 느낍니다. 애쓰는 만큼 알차고 진솔해져 보고 읽는 이로 하여금 흐믓함을 갖게 합니다. 지난 3월호를 보고 한 말씀 드리게겠습니다. ‘문화칼럼’을 읽었습니다. 최동현 교수님의 글이었습니다. 솔직히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셨는지 잡히질 않습니다. 글 제목과는 달리 주제설정이 핵심에서 벗어난 글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민감한 주제였고, 시대가 우리 민족 앞에 던져 놓은 풀어야 할 과제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연민과 동정의 대상으로 전락시켜서도 안되겠지만 시혜(施惠)자의 오만과 불손을 도덕율에 비추어 선악을 구별해서도 안좋다고 봅니다. 왜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않댔던가를 일차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이 선행됐어야 하지 않았을까 여겼습니다. 피상 뒤에 숨겨진 본질의 규명이겠지요.
성명진 선생님의 ‘여울목’, 정말 ‘마구 울어도 좋은’ 그런 시였습니다. 읽을수록 진국이 목을 적셔주고 마음도 가슴도 젖어들게 한 시입니다. 젊으신 분이신데 산전수전 다겪으시고 어쩌면 생의 달관자로써, 관조자로써 계시는 듯 하면서도 생활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길을 해체 이끌어주는 정신적 자세를 보여주셨습니다. 침잠이 아니라 소용돌이를 끌어내면서.
문화저널 가족과 일하시는 분들의 안녕을 빕니다.
■광주에서 양희철
연극 <직녀에게>를 보고
‘분단시대의 마지막작품!, 통일시대첫작품!이라는 표제답게 통일의 소망을 절실하게 담았습니다. 평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얘기인터라 주저없이 극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해설자가 말했듯 과제에 대하여 어떤 해결책이나 실마리 등을 제시하지 않았는데, 그러함이 오히려 극으로서는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처리한 것같습니다. 꽃내음에 앞서 문화의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지역문화 발전을위해서 그리고 도민들의 가슴 가득 좋은 향내가 풍겨 남을 위해서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가 많이 제공되길 바랍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 1동 김양은
양심수를 석방하라
지난달과 이번달은 연극의 시즌입니다. 문화저널이 기획해서 올린 <직녀에게>가 대형 공연으로 첫 테이프를 끊었고, 잇달아 창작극회의 <부자유친>,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이어졌으며 4월에는 전북연극제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지난달 연극 <직녀에게>를 보고 많은 분들이 감동을 함께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직녀에게>가 우리에게 전해준 감동이 통일의 메시지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백제기행이 날로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4월로 예된 섬진강 들꽃기행은 이미 신청자가 넘쳤습니다. 한 시대의 문화적 행위들이 진실된 생홀이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갖고 있다면 백제기행 애호가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도 좀더 폭 넓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난호를 보고 광주교도소에 아직도(!) 갇혀 있는 양심수 양희철 선생이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진안이 고향인 이분은 문화저널을 보고 고향을 생각한다고 합니다. 수십 년 세월을 감방 안에 갇혀 있으면서도 한 편의 시를 읽고 그토록 감동할 수 잇다는 사실 우리를 뭉클하게 합니다. 사상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는 이 시점에 아직도 옥에 갇혀 있는 모든 양심수들을 석방하는 것은 지금 정부가 말하는 신한국당과 세계화의 첫 번째 과제일 것입니다. 이 양심수 할아버지들을 모시고 섬진강 들판의 들꽃과 조국의 땅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