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4 | [시]
간지러울 것이다
최승호
(2004-02-12 10:32:16)
아마
몸 간지러울 것이다
봄날의 흙은
지난해의 낙엽 닾인 위로
아침 저녁 훑는 바람
그 바람끈 아직은 찬 지금
그러나
생명, 온갖 생명들 그놈들 어찌 아는지
봄 알고 몸틀어 오르는 생명짓
구석구석, 구석구석, 스물스물, 스물스물
놈들 그 생명짓에
흙
봄날의 흙은
아마 몹시도 몸 간지러울 것이다
숫처녀처럼
최승호 / 45년에 태어났다. 호남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86년 「시인통신」으로 문단에 데뷔, 시집「이상한 사이」, 「모습없는 사람들」을 펴냈다. 지난해 6월부터 진안 봉황골에내려와 농사를 짓고 있다. 자연이 좋아서 자연에 묻혀산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