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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4 | [문화저널]
제 12회 전라북도 연극제 전북 연극 큰 축제로서의 유효성
문화저널(2004-02-12 10:44:39)
제 12회 전북연극제가 4월 7일부터 21일까지 여섯 개의 극단이 참가해 전주를 비롯해 익산, 군산, 남원등 도내 각 지역에서 펼쳐진다. 참가 극단과 작품을 보면 전주시립극단이 <여(女)보세요!>, 창작극화가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와 <부자유친>, 극단 황토가 <옵바의 총(銃)■춘(春)>, 장날 부부극회가 <신장날>, 극단 갯터가 <우린 지금 어떤 인생을 만난다>, 극단 춘향이 <종로 고양이>을 각각 무대에 올린다. 참가 형태별로 보면 전주 시립극단■창작극회■장날 부극회 등 3개 극단 4개 작품이 축하공연으로 올려지며, 극단 황토■극단 갯터■극단 춘향 등 3개 극단 3개 작품이 경선 형태로 출품된다. 4월 7일과 8일, 전북예술회관에서 공연되는 전주시립극단의 <여(女)보세요!>는 번역극으로 영국 작가 팸 젬스 원작의 페미니즘 극이다. 네 여인의 이야기는 피쉬의 아파트를 무대로 버러어진다. 각기 다른 성격의 네 여인들이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의 문제들이 노출된다. 십대 소녀로 여러번의 낙태 경험이 있는 바이올릿(염정숙)은 현재 또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고, 시골출신 스타스(정경선)은 낮에는 물리치료사로 밤에는 고급 호스테스로 일하며 하와이에서 해양생물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이혼한 두자(서유정)는 전업주부였는데 경제적 자립을 해야하는 중압감과 전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로 도피해 신경안정제에 의존해 지내고 있는 형편이다. 중상류 출신의 피쉬(이현주)는 여성의 사회적■정치적 참여를 위해 좌익정치그룹에서 일하고 있는데 동료이자 오랜 연인이었던 알란과 서로부담이 되지 않는 평등한 생활을 유지하고자 하는 알란은 떠나고 만다. 2막에 들어서면서 이들은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된다. 전춘근(전주시립극단 상임단원) 씨가 연출을 맡았다. 4월 9일과 10일, 전북예술회관에서 공연될 창작극회의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주찬옥 작■박구홍 각색의 창작극이다. 지난 3월 25일부터 3월 31일까지 창작소극장에서 창작극회 제 82회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페미니즘 극이다. 4월 12일과 13일, 전북예술회관에서 막이 오르는 극단 황토의 <옵바의 총(銃)■춘(春)>은 관심을 모으는 창작 이데올로기 극이다. 해방과 분단의 격동기를 살다간 시인 임화의 삶을 모델로 삼고 있는 작품으로, 곽병창 씨가 창작 작업을 시작해 김영수 씨(극단 황토 단원)가 맡아 작품의 틀을 완성했다. 작게는 해방과 혼란 그리고 분단으로 이어지는 상처 투성이의 남북 현실 속에서, 크게는 격동의 세계사 틈바구니에서 치열한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하게 되는 시인의 삶이 그의 사랑과 격동의 사회상황 속에 극명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호중씨가 연출을 맡고 10여 명의 단원이 출연한다. 4월 14일과 15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장날 부부극회의 <신장날>은 연출 박채규 씨의 창작극으로 부인 양현자 씨와 함께 출연하낟. 떠돌이 광대부부의 인생유전을 묘사한 니용으로 기구한 삶의 여정을 헤쳐나가는 참모습과 함께 어지러운 세태를 질타하면서 애틋한 희망을 담고 있다. 1970년대 창작극회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 박채규 씨(SBS개그맨)와 양현자 씨(가수)는 전북 연극협회의 기금마련을 위해 이번 연극제에 참여하고 있다. 4월 12일과 13일, 익산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창작극회의 <부자유친>은 오태석 원작의 역사극으로 지난 3월 14일과 15일 전북예술회관에서 막이 올랐던 작품이다. 4월 17일과 18일, 군산 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극단 갯터의 <우린 지금 어떤 인생을 만난다>는 장두원 작의 창작극이다. 쓰레기 하치장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며 살아가는 맹골영감과 잉ㄴ실네 두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사이에서 부질없는 인간의 작은 존재, 희망을 담고 있다. 백영기 씨(극단 갯터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4월 20일과 21일, 남원 춘향문하회관에서 열리는 극단 춘향의 <종로고양이>는 조광화 원작의 세태풍자적인 창작극으로 김정환씨가 연출을 맡고 있다. 종로 토박이인 김시부는 오늘의 퇴락한 종로에 대해 과거 종로의 영화와 함께 고향의 옛 모습을 되찾고자 한다. 여기에 종로의 옛 모습으로 상징되는 낙원다방을 둘러싸고 몸을 팔려는 홍삼화와 화가 지망생 이두성, 매춘 알선을 하는 기출 등이 얽히면서, 극은 과거의 사라오가 그들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겨울날 새벽 종로에서 동사한 삼화와 시부의 주검 앞에 모여드는 고양이떼를 클로즈업하면서 막을 내린다. 전북연극제는 지난 1985년 4월, 제1회 연극제에 창작극회와 극단 황토가 참여하면서부터 도내 연극인의 축제의 장을 꾀하면서 꾸준히 개최해오고 있다. 하지만 제 12회를 맞는 이번 「전북연극제」가 예년에 비해 새롭다거나 전북연극의 성장된 모습을 보여줄지는 다소 의문이다. 이리지역의 극단으로 지난 88년 제 4회 이후 꾸준히 참가해 오던 「솜리사람들」(대표:최솔)이 올해도 참가하지 않아 3년째 자리를 비우고 있고, 지난해 창단한 「작은 소■동」(대표:이도현)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아쉽다. 참가극단 또한 6개 극단이참여 해 지난해 4개 극단과 비교할 때 많은 수이지만 축하공연이 경선을 앞지르고 있어 겉모양에 치우친 느낌을 준다. 전북연극제는 11회를 치러오는 동안 참가 극단의 증가와 각 극단의 작품에 대한 열기로 많은 우수작들을 일궈내 전국연극제를 통해 전북연극의 위상을 높여 왔다. 이런 단계에서 전북연극제는 이제 또 하나의 발전적 기회르 닦는 시점에 놓인 것이다. 민간 연극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내실 있는 연극인 공동의 잔치로 자리 잡기 위한 모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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