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7 | [문화저널]
생활 속의 소비자문제
광고 유혹, 그 후유증이 너무 크다
학습지 선택
글/김보금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주지부 총무
(2004-02-12 11:44:34)
노 아무개 씨는 현재 육십이 넘은 나이로 부부가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다. 늘그막에 본 아들이 어느새 고등학교 2학년으로 그 재미가 소록소록 한데 얼마 전부터는 학교를 띄엄띄엄 빼먹더니 아예 안가겠다고 발뱀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기가 막히고 억울하여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게 되었다.
사연인즉 고등학교 입학시 성적이 부진하여 농촌지역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문제는 작년 이맘때쯤 어느 남자가 집으로 전화를 한 것이 발단이다. 요즘 대학 가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를 설명한후에 학습지를 가지고 과외식으로 공부를 지도한다는 약속에 총 1백5십만원중 6십만원을 지불하엿다. 그러나 약속은 한번도 지며지지 않고 몇 개월 후에는 장소까지 이전하여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업자는 학습지도는커녕 오히려 나머지 9십만원을 요구하고 학교 다니는 아들에게 밤낮으로 전화하여 협박하며 학교를 못다니게 하겠다는 등 장애인 부모와 어린 학생을 괴롭히는 것이엇다. 결국 이들은 시달림에 등교하기를 거부하고 부모는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
김 아무개 군은 공고 1학년이다. 고심을 한 후에 공고를 택했었지만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은 지워 버릴 수 없어 고민하던중 작년 4월에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3년동안 계속적으로 학원식 강의로 지도를 받으면 충분히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설명이었고, 이에 김군 부모님을 설득하였다. 아들 소원이라면 들어주고 싶은 심정에 1백 4십만원을 현금으로 지불하고 계약하였다. 그러나 돈을 지불한 그다음날 공부하기로 약속된 장소에 가 보았으나 문이 닫혀진 상태로 돈만 날아가 버렸다.
신 아무개 군은 고등학교 1학년생이다. 어느날 집으로 목소리 고운 여자 선생님 한 분이 전화를 해 왔다. 앞으로 대학에 갈려면 국어, 수학, 영어, 과학 과목이 중요한데 과목마다 선생님이 있기 때문에 개인지도 식으로 공부를 할 수 있다며 여러차례 설득전화가 오자 부모님을 졸라 학습지를 계약하게 되었다. 그러나 거금 1백5십여만원을 카드로 결재하여 잔액이 인출이 되었으나 수업일 20일만에 지도교사들이 근무를 안하고 며칠 뒤에는 문까지 닫는 일이 벌어져 결국 20일 공부에 1백 5십만원을 투자한셈이다.
이렇듯 피해를 보고 최근들어 우리단체에 고발한 학생이 이십여명에 이른다.
문제는 피고발자인 사업자가 동일한 회사라는 점과 학원도 아니면서 학원을 빙자로 계약을 한 점이다. 현재 학원을 할 경우 학원법에 의거 관련교육기관에 학원으로 등록을 하여야 하고, 학원측 사정으로 수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미 지불된 수강료는 환불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사업자는 학원법에 저촉이 안되는 점을 교묘히 이용하여 교육청의 감독에서 벗어났다. 적당히 학생이 모집되면 몇 개월 하다가 다시 사업명과 장소를 바꿔 학생들을 다시 모집하는 수법으로 많은 학부형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부정저인 생각을 심어 주는 등 피해를 주고 있다. 이 건을 처리하면서 교육청에 의뢰하여 감독을 요구하자 등록이 안된 상태라 하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엿고 지역 언론을 통하여 TV방송을 통하여 뉴스로 전달이 되자 본사에서 책임자들이 내려와 그때야 처리를 하는 등 위법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었다. 결국 피해를 본 학생들의 환불액이 1천3백여 만원이 넘는 액수이니 정보 제공이 안되어 피해를 본 액수까지를 생각한다면 아주 큰 손실이다.
현재 금년 5월까지 이러한 학습지 문제로 고발한 사례가 3백 6십건에 이르고 있어 판매원 이야기만 듣고, 또 아이들의 요구에 못 이겨 계약 후에 다시 해약하는 일이 반복되어 계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최고의 학습률” “1:1학습관리” “기초교육000선생님이 책임집니다.” “학교수업과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국내 최고의 강사진이 직접 지도하는 첨삭 지도”등등
전화를 통한 통신판매 이외에 학습지 일간지느 물론, 각종 언론매체의 광고면을 널찍하게 차지하고 있다. 각종 학습지 광고는 학습지도가 필요한 초·중·고 학생들의 회원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모두가 자사의 상품이 최고의 것임을 주장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러한 광고를 접한 가정에서는 구체적인 근거없이 최고를 내세우는 자극과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학력위주의 가치관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고 시간 절감이 된다는 점 때문에 학습지 회원이 폭발적으로 늘어가는 실정이다.
그러나 소비자 불만을 통하여 나타난 내용을 보면 학습지 내용에 있어 출제진의 탁월성을 내세우는 광고의 모호성으로 정확성과 논리적인 타당성을 갖추지 못하고 또한 지도교사의 자질 우수성을 과장하는 표현을 들 수 있다. 실례로 대학 수석 합격자들을 광고 모델로 이용하는데 실제로 1995년 서울대 전체 수석 합격자 정아무개 군의 경우 4개 학습지에서 각기 자사의 회원임을 내세워 광고하는 해프닝을 일으키기도 했다.
어째■ㅐㅆ든 학습지에 의한 광고와 통신판매는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비자가 올바른 상품을 선택하고 합리적으로 구매결정을 하여야 하고 업자 역시 자율적인 광고개선과 참교육 환경을 생각하는 교육사업으로서 공정한 광고자세가 요구된다. 또한 학원법을 강화하여 학원식 강의를 빙자한 학습지 판매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정규제가 필요하다.
왜 우리는 학교교육 이외에 과외에, 학습지에 야간학습에 이 난리를 치러야 대학에 가고, 또 대학에 가고, 또 대학에 꼭 가야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