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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2 | [매체엿보기]
뛰어난 솔로주자들의 탁월한 앙상블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
글·문윤걸 전북대강사 사회학과 (2004-02-12 14:20:04)
세종대왕, 한글을 창제한 조선의 성군이며 우리 음악을 체계화하고 발전시킨 임금으로 우앙 되는 인물이다. 그는 서양의 5선보에 비길만한 ‘정간보’라는 국악보를 만들어 우리 음악을 보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러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띤 실내악단이 요즘 성가를 높이고 있다. 95년 9월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의 강효 교수는 다양한 콩쿠르에서 입상한 줄리어드 음악원 출신의 제자들을 모아 〈세종 솔로이스츠〉 라는 실내악단을 만들었다. 이 실내악단은 더블 쿼르텟 형태로 연주하며 구성원 하나하나가 모두 솔로 연주자로서도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다. 대개 뛰어난 솔로주자들이 모여서 하는 앙상블은 그 만큼 위험요소도 많은데 이 실내악단은 그런 우려를 개끗이 불식시킨다. 더욱이 이 단체는 다국적 연주자(한국인은 5명)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음악감독은 강효 교수가, 후원은 뉴욕의 한국음악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이, 음반발매는 삼성클래식스 레이블이 담당함으로서 더욱 친근감을 준다. 〈세종 솔리이스츠〉는 95년 뉴욕 링컨센터의 데뷔연주 후 올 10월 두 번째 한국연주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연주회를 통해 탁월한 앙상블을 연출하는 일급 실내악단으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였다. 이들은 그간 두 개의 음반을 만들어냈는데 첫 번째 음반은 비교적 쉽게 이해되는 가벼운 곡들을 위주로 담았다. 그러나 최근 발매된 두 번째 음반에서는 그간 자주 연주되지 않은 러시아 작곡가들의 실내악을 모았다는 점에서 그들의 학구적 자세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음악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여기에는 쇼스타코비치의 〈챔버 심포니 C단조〉전 악장과 아렌스키의〈차이코프스키 주제에 의한 변주곡〉, 그리고 스트라빈스키의〈현을 위한 콘체르토 D장조 ‘바젤’〉등이 담겨 있다. 비발디와 같은 바로크의 실내악곡이나 슈베르트와 같은 낭만적 실내악곡을 연상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버겁겠지만 서너번 들어보면 새로운 감상을 선사해준다. 다만 지나치게 완벽한 사람에게는 쉽게 친근감이 안 느껴지듯 이들의 깔끔하면서도 완벽한 앙상블은 따뜻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음반의 첫 곡에 벌써 힘이 들더라도 참고 견디기 바란다. 쇼스타코비치가 끝나는 순간 바로 이어서 들려오는 감미로운 소리를 경험하고 싶다면 말이다. 나는 이 음반의 구성에 어울리지 않게 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가 왜 끼여 있는지 의아했다. 그러나 이 음반을 다 듣고 난 이후에는 그 궁금증을 확실히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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