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8 | [문화저널]
독자와 함께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박선자 외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자
(2004-02-12 15:37:28)
■풍남제 유감
풍성하게 열리는 풍남제 기간 중에 '한지공예대전'만은 꼭 관람하리라고 별렀다. 드디어 11일 후배와 함께 예술회관 전시실에 입성할 수 있었다.
고나람후, 전시장을 돌아나오는데 주최자들이 나누는 말이 들렸다.
멀리 부산, 진주 같은 곳에서 관광버스에 '전주한지공예대전 관광'이라는 플랭카드를 붙인 단체 관람객들이 왔었노라고, 그런 전국적인 관심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기쁨을 누른 목소리였다.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그 전시회를 볼 것을 권했다. 멀리 있는 친구에게도 알리지 그도 오겠다고 했다.
다음날, 마지막 전시회 날이었다. 충청도에서 온 친구를 동행해서 전시장을 찾았다. 다른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세미 누드전’은 보너스로 주겠노라는 농담도 곁들이면서.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벌써 전시장은 파장의 썰렁하고 무질서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계를 보았다. 정확히 오후 4시였다. 다시 팜프렛을 펼쳐 보았다. 거기엔 분명 12일까지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거기서 어제 나의 권유를 듣고 들른 후배를 만났다. 그녀 역시 실망한 표정이었다. 우리는 서둘러 전통한복을 보기위해 올라갔다. 그런데 그 곳은 아예 문이 잠겨있었다. 그 시각은 4시 25분이었다. 전시장 안은 그대로 보이는데….그때 우리 뒤에서 불평 가득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 전시회를 보려고 멀리 함양에서 달려왔노라고, 이어 나도 남원에서 왔는데 하는 목소리도. 유리문 안에서 대답했다. 저희는 아래층에서 하는대로 따라하고 있어요. 거기도 다 치우잖아요.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요? 그날 그 후배는 주차위반 딱지를 떼어 비싼 전시회를 보았노라고 전화를 해왔다. 아마 그녀는 다시는 전시장에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게 잔치집엔 마지막에 가는 게 아니야 했지만 잔치집 주인이 좀 더 너그러웠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은 달랠 길이 없다. 멀리 함양에서, 남원에서 왔다는 그 손님들에게 내가 대신 가져야 하는 미안함은 과연 온당한 것인지.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박선자)
■적절한 단어사용을 해야
문화저널을 애독하는 독자이다. 이번 7월호를 읽다가 몇 가지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어 옮겨 본다. 7월호 특집 중에서 ‘문화적 가치인가, 상업적 가치인가’라는 제목의 기사 중에 몇몇의 용어가 잘못 쓰여진 것 같아 지적하려고 한다.
본문 중에 “또한 조명, 음향의 오퍼가 기술이 부족해…”라는 부분이 있다. 여기서 ‘오퍼’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인가 궁금하다. 혹시 ‘오퍼레이터’라는 단어를 잘못 쓴 것은 아닐는지. 그리고 “…오케스트라단 공연시 사용하는 무대 낫주(텃마루)가 없어…”라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서의 ‘오케스트라단’이란 말은 잘못 쓰인 말이다. 오케스트라의 사전상의 의미는 관현악단을 가리킨다. 따라서 ‘단’이라는 글자를 굳이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오케스트라’라는 단어에는 ‘團’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또 ‘낫주’와 ‘텃마루’라는 말이 옳게 쓰인 것인지 미심쩍다. 내가 알기로는 무대 위에 서시는 분들이 쓰는 용어는 ‘미주’와 ‘덧마루’이다. 그걸 혹시 잘못 알고 계신 것은 아닌가 싶다.
앞으로는 문화저널의 좋은 내용에 걸맞는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였으면 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