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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2 | [문화저널]
우리음악에 쓰이는 말 / 소리꾼의 생명이다
글·최상화 전북대 교수·한국음악과 (2004-02-17 13:39:41)
음악에서 가장 낮은 소리에서 높은소리까지를 음폭(音幅)이라고 한다. 노래를 직업으로 삼는 소리꾼이나 가수는 목소리의 음폭이 넓으면 넓을수록 좋다. 그러나 사람의 목소리의 음폭에는 한계와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데, 같은 음폭이라도 어떤 사람은 낮은영역의 소리를 잘내고 어떤사람은 높은영역의 소리를 잘내는 이른바 ‘청’(key) 차이가 있다. 서양에서는 가수의 목소리 높이에 따라 베이스, 테너, 알토, 소프라노의 네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분담하지만, 판소리는 좀다르다. 판소리 ‘춘향가’에는 이도령 성춘향 월매 변학도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배역을 맡은 인물이 각각 등장하여 노래를 분담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판소리꾼 혼자서 노래 해야 하는 것이다. 즉 소리꾼 혼자서 무수한 등장 인물의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그래서 판소리꾼은 자기자신만의 음높이인 ‘청’(key)을 정확히 판단하여 그 속에서 음악적 표현을 마음껏 발휘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하려고 정차탁마하는 것이다. 우리는 노래방에서 조정기를 통해 음정을 높이거나 낮추어 자기 목소리에 맞는 ‘청’(key)을 찾아 노래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자기의 목소리와 노래의 ‘청’이 틀리면 그노래는 망치고 만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평생을 소리하면서 살아갈 판소리꾼들의 ‘청’문제는 그래서 생명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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