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12 | [문화저널]
환경을 생각한다 / ‘물’단속할 ‘정책’필요하다
글·김종국 전북대 교수·환경공학과
김종국 / 64년 군산 출생. 전북대 토목공학과를 졸업(2004-02-17 14:05:12)
고대부터 물은 만물의 근원이라고 인식되어 왔으며, 인류 문명은 수자원의 적절하고도 효율적인 개발과 이용에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발전되어 왔다.
수자원은 대체가 불가능한 유일한 자원으로 양과 질에서 시간적 공간적 분포에 한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수량을 항상 확보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타 부존자원에 비해 수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지역에 속하여 옛부터 물은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인구증가와 생활수준의 향상 및 산업의 고도화 등으로 물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수질은 악화되고 있어 우리가 이용가능한 수자원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라북도 지역은 고대부터 한반도의 농업기지로서, 벽골제의 건설 등 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나 오늘날 전라북도는 전국 어느 지역보다도 가뭄에 의한 다양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가뭄에 의한 피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조명할 수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수리 시설의 부족이라 할수 있으나, 일부 학자는 지구 온난화와 엘리뇨 현상에 의한 이상기후 현상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의가뭄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약 30년 빈도의 한해에 해당한다는 보고가 있어 긴 역사속에서는 지금의 가뭄이 정상 기후일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물문제는 그간 수자원 정책의 허점으로 인해발생하는 당연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바, 선진국 진입시점에서 서 있는 국력을 고려할 때 분명 천재만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한편 전라북도 지역은 지역간의 불균형 해소 및 중국 교역의 개막에 따라 ‘서해안 시대’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국가 차원의각종 대단위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어 장차 물수용의 급증이 예상되는 지역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수자원의 특성상 가장 일반적인 수자원 확보 방안은 댐을 비롯한 하천수를 저수하는 방법인데, 전북지역의 경우 댐을 비롯한 대부분의 수자원 시설이 일제시대에 건설된 농업수 확보를 위한 저수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생·공용수의 취수 시설은 대부분이 표류수에 의존하고 있어 가뭄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전주시를 비롯한 대도시 생활용수의 파행적 공급이 연례 행사로 이뤄져 왔으며 수질 측면에서도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실정이다.
현재 정부의 계획에 의해 진행중인 광역 상수도 시설은 2000년 이후에 통수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전북지방의 용수 사정은 건설중인 광역 상수도 통수시까지는 그 문제의 해결이 불가능하므로 이 시기까지를 위한 각종 보완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단기적인 대책으로는 지하수개발, 누수차단, 절수운동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대책중 지하수의 개발은 양적인 면에서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적용할 수 없을 것이다.
누수차단은 현재 20%에 이르는 상수도의 누수율을 최대한 줄이는 것으로 낡은 상수도관로를 교체하고 누수지점을 찾아 보수함으로써 수돗물의 손실량을 최소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저수지에 침전된 퇴적물을 준설하고 댐을 높이거나 보조 저수지를 개발하는 등 기존의 저수지를 개보수 하여 보다 많은 수량을 확보하는 방법과 효율적인 저수량 관리를 위해 하천에서 저수지로 물을 퍼올리고, 갈수기에 사수양을 이용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전라북도 지역은 동남부 지역에 비교적 풍부한 양질의 수자원이 서로 다른 수계에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부존량 및 특성을 잘 활용만 한다면 가뭄시의 생·공용수의 공급에는 거의 문제가 없으며 농업 피해도 최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 추진 중에 있는 광역 상수도 사업을 비롯한 관련 대책이 보다 더 신속히 진행되어야 하고, 전북의 수자원 중장기 계획이 서둘러 마련되어 추진되야 할 것이다.
전라북도는 수자원에 관한 한 전국 어떤 지역보다도 풍부한 수량과 양질의 용수 확보가 가능한 천혜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이 될 것이며, 이를 기초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는데 있어 기여도가 큰 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