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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8 | [문화저널]
문화예술인 새 깃발 아래 모인다(사진 있음) 문화문화개혁회의, 발전적 해소 결정
문화저널(2004-02-19 14:56:03)
변화하는 사회 문화적 지형 속에서 예술인의 건강한 역할을 찾고 시대정신을 올곧게 이어가기 위해 ‘진보적’ 문화예술운동의 기치를 내세우며 출항했던 전북문화개혁회의가 3년만에 ‘발전적 해소’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2000년 문화정책 대안조직의 ‘꿈’을 실현할 새로운 문화연대로 기대를 모았던 문화개혁회의는 더 이상 단체의 조직력을 추스르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 어렵다는 현실인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결속체의 진전을 위해 발전적 해소를 결정했다. 문화개혁회의는 지난 7월 11일 전주전통문화센터 다향에서 비상총회를 갖고 이같이 결정하고, “변화하는 사회적 문화적 지형에 걸맞는 새로운 문화패러다임 창출에 기여하지 못한 현실을 철저히 반성하면서 우리는 오늘 전북문화개혁회의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조직 연대에 대한 모색을 염두에 둔 ‘발전적 해소’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지방정부의 문화행정을 감시하고 정책 대안을 생산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예술인조직이 조직력과 구체적 사업 실행력에 일정한 한계를 노출시키면서 적지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문화개혁회의의 발전적 해소가 공론화되면서 예술인조직의 필요성과 그 역할 등을 재정비하고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사)마당이 마련하고 있는 수요포럼을 통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문화예술인의 역할과 시대 읽기, 그리고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문화예술인 조직 결성의 당위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고, 예술인들이 나서 문화개혁회의를 대신할 새로운 조직체 모색에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문화개혁회의의 발전적 해소가 결정된 뒤 문화예술인들은 7월 18일 전주전통문화센터 다향에서 모임을 갖고 건강하고 올곧은 문화예술인들의 생각을 담아내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결속체의 출범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준비해 나갈 창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데 합의했다. 이 자리에는 화가 송만규·유대수·진창윤, 문학 안도현·곽병창·문병학·김종필, 국악 이화동·황의성·김선태, 무용 신용숙, 사진 김정우, 평론 문윤걸, 영상 조시돈 씨 등이 참여했다. 이로써 문화개혁회의의 발전적 해소는 새로운 결속체의 탄생으로 이어졌지만, 문화예술인단체의 조직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결속력 강화와 활동 노선, 방향, 구체적 사업내용 등을 어떻게 모아내면서 지역문화판도를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 가볍지 않은 과제를 안은 셈이다. 이를 가늠해 나갈 방향타는 문화 NGO로 주목받았던 문화개혁회의가 그 단초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문화개혁회의의 그동안의 활동과 성과, 한계 등이 새 조직체 결성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의미. 문화개혁회의는 결국 조직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해체를 결정했지만, 3년여동안 협의체 형식의 단체가 갖는 사업 추진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판도를 새롭게 바꿔나가기 위한 실천들로 기대를 모았었다. 공개세미나를 비롯한 정기 토론회 개최,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레대회 모니터링과 2001 전주국제영화제 평가 작업 등을 통해 건강한 토론 문화 정착과 바람직한 축제의 전형을 제시하면서 시민문화운동을 자극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심 활동가들이 변화된 지역 문화현장으로 빠져나가면서 조직력이 급격히 약화돼 단체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기 불거져 나왔다. 문화개혁회의는 이러한 상황에서 결국 공식 해산을 결정하고 새로운 조직체 건설에 대한 담론을 제공하게 됐다. 문화예술인조직이 문화개혁회의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그 역할과 책임을 규정해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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