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 | [문화저널]
대학도서관엔 휴일이 없다
최정학(2004-03-03 19:20:22)
대학도서관엔 휴일이 없다
16년 교육과정을 마감하는 자리, 대학 졸업시즌이다. 더 깊은 배움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소수의 학생들을 빼놓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본격적인 사회인으로 첫 발을 내딛는 시기다. 하지만 축하와 감사, 즐거움이 가득해야할 대학 졸업식장은 썰렁하기 그지없는 ‘형식적’ 행사로 변해 버린 지 오래다. 어색한 미소로 가족들과 사진을 찍고, 밥을 먹고, 그리고 끝이다. 졸업 축하한다는 인사말조차도 서로에게 부담이다.
졸업과 동시에 사회로 던져진 그들에게는 갈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을 받아주기에 현재 우리 사회는 너무나 삭막(?)하다. 갈곳이 없는 그들은, 그래서 졸업생의 신분으로 다시 대학 도서관에 나간다.
오늘 신문에도 ‘대구경북 실업급여 1천억 넘어 사상최대’, ‘작년 실업자 6만 9천명 증가’ 따위의 기사가 어김없이 지면 한구석을 차지하고, 졸업을 맞이하는 대학생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이번 <사이버난타>는 졸업시즌을 맞이하여 ‘청년실업’문제를 짚어 보았다. 처음 기획은 연륜과 철학(?)이 있는 취업 준비생의 자잘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재밌고 유쾌하게 풀어 나가보려 하였으나, 주제가 주제인 만큼 유쾌한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자칭 꽤 오랫동안 ‘백조’생활을 해왔던 조은정씨의 넋두리(?)와 이를 지켜보는 취업 담당원들의 안타까움. 기획의도와는 달리 처음부터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김형민 창업 준비생.
하지만, 시종 차분하던 분위기는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이성자씨(취업담담원)의 한마디 말과 함께 급 반전된다. 청년실업문제는 ‘구직자들의 안이하고 비현실적인 인식 때문인가, 아니면 사회구조적인 문제인가.’ 고전적 형식을 갖고 있지만,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이 문제의 답은 무엇일까?
일시 : 2004년 1월 19일
참가자 : 한상인 전주노동사무소 직업상담원
이성자 전주대학교 취업상담원
조은정 취업준비생
김형민 한국창업대학생 전북지역연합회 회장
진행?정리 : 최정학 기자
최정학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다들 바쁜 시간 쪼개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청년실업문제가 뉴스에도 많이 등장하고 그러는데요.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 볼까 합니다.
한상인 : 네
최정학 : 오늘 초청하신 분들 모두 이 문제와 관련을 맺고 있는 분들입니다. 각자 위치에서 체감하는 청년실업문제에 대해 말해볼까요. 먼저 가장 직접적으로 청년실업문제를 체감하고 계실 조은정님부터 이야기를 풀어가 볼까요.
조은정 : 네.. 먼저 실업자인 제가 얘기를 해야 좋겠죠?
최정학 : 그런 뜻은 아니지만... 먼저 얘기해주시면...
조은정 : 전 얼마 전에 편입시험을 봤습니다. 그래서 학교 도서관을 다니며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를 했더랬죠. 대학교 도서관에 가면 사실 제 나이는 적은거에요.
최정학 : 네
조은정 : 40대 아저씨까지 엄청 많죠. 이제 나이가 있다보니 회사 같은데 취직하는 게 쉽지 않고 해서...많은 실업자들처럼 '고시'에 도전하려고 하는 거죠. 주변에도 자신을 '백설공주'라 자칭하는 실업자들이 날이 갈수록 많이 지는 것 같아요.
이성자 : 고시란 구체적으로?
조은정 : 음......전 선생님이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보려구요.
이성자 : 그럼 혹시 전에 임용고시 준비를 했었나요?
조은정 : 네. 임용고사 준비한 적 있어요. 2년 정도 준비하다 쉽지 않아서 중도에 포기했죠.
이성자 : 취업경험은요?
조은정 : 있어요. 학원이요. 대학교 졸업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학원이잖아요.
이성자 : 사범대생이었나봐요...
조은정 : 네.
이성자 : 지금 현재 나이가 29이라고 하셨나요?
조은정 : 네.
이성자 : 그렇군요.
최정학 : 그럼 이번엔 김형민님께. 어떻게 하다가 창업을 생각하게 되셨어요?
김형민 : 저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사업을 하고싶었습니다.
한상인 : 어떤 사업 준비중이세요?
김형민 : 현재 아이템은 여러 가지인데 실질적으로 다음달부터 납골당사업을 준비중입니다.
한상인 : 납골당 개인적으로 장래성은 있어 보입니다.
김형민 : 요즘 여러대학생들과 언론에서 심란한 청년실업문제의 대안으로써 창업을 말씀하시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취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하다가는 정말 말아먹기 일쑤죠. 창업이란 정말 좋은 아이템과 그에 따른 정보, 또한 실패까지도 감당하고 해야하는 일종의 전쟁입니다.
최정학 : 창업동아리에는 구직란 때문에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김형민 : 사실 동아리 회원의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창업이라는 단어가 거창해서 호기심에 시작해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보다는 정말 열정적이고 아주 좋은 아이템으로 창업부터 판매계획 판로까지 확보해놓는 사람들도 많구요.
최정학 : 네... 그럼 일단 그 얘기는 좀 미루도록 하구요. 먼저 현재 청년실업의 원인부터 짚어 볼까요?
이성자 : 제 생각은 청년실업은 고용자요 피고용자와의 마찰에서 오는 것 같아요.
조은정 : 고용자와 피고용자간의 마찰? 너무 어려워요. 쉽게 말씀해주세요.
이성자 :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기대치가 서로 맞지 않아서란 말이죠.
한상인 : 요즘은 마찰보다는 구조적 문제로...
이성자 : 네 맞습니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겠죠.
조은정 : 아하!
이성자 : 졸업할 학생들을 보면요. 편하고 급여가 많은 일을 찾아요. 특히 지방대학생들이 더 심한 것 같아요.
한상인 : 그건 당연한 구직자 맘이죠.
조은정 : 제 생각에 이성자 선생님 말씀이 맞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이성자 : 물론 다 그런건 아니겠죠
조은정 : 편하고 급여가 많은 일을 찾는 다기보다는 오히려 편한 것보다는 안정적인 일을 찾는 다는 표현이 맞는거 같아요.
한상인 : 네
조은정 : 사실 대기업(취직하기도 힘들겠지만...)이나 이런 곳은 구조조정으로 40대가 되면 짤리고, 어쩔 수 없이 지방대생들은 학벌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 고시에 뛰어들 수밖에 없고, 고시가 그리 만만치 않아서 실업자가 날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건 아닌지...
이성자 : 그런데 전 그 생각은 반대입니다. 사실 조은정씨 말처럼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공무원시험이 인기구요.
조은정 : 공무원 시험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죠.....
이성자 : 그런데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다보니 실업자들이 더 많이 느는 것 같아요.
조은정 : 그쵸?
이성자 : 사실 여자분들 같은 경우는 시험에 한 두번 떨어지고 나면 졸업 후 정말 갈데가 없는 거에요. 사실 그런 학생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취업알선을 하다보니 업체에서 별로 안 좋아하더군요. 일단 나이에서도 좀 많으면 안쓰려고 하구요.
김형민 : 공무원시험 합격하구도 발령 받지 못하는 사람이 정말 많더군요.
이성자 : 그래서 전 조은정씨도 고시 준비하시는 것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네요. 할 게 없어서가 아니라 목숨을 건 상태로 공부를 해야하니까요. 글구 운도 따라야 하구요.
조은정 : 그렇죠....
김형민 : 이성자님 요즘 대학생들이 가장선호하는 직업은 무엇인가요?
이성자 : 여학생은 공무원1위 구요. 그 다음에 스튜어디스 은행원...
김형민 : 남학생은요?
이성자 : 사실 이런데이터는 정확해야 하는데요. 얼마 전에 잡코리아에 정확한 데이터가... 일단 저희대학을 말씀드리면요.
이성자 : 대부분 남학생들은요. 선호하는 직업이 따로 있다기보다는 연봉과 일의 장래성, 적성 등을 고려해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김형민 : 그런데 실질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는 사람은 소수죠...
이성자 : 맞습니다. 근데요 계속 고집을 부리다가 결국 몇 개월, 또는 몇년정도 백수생활을 하다가 그제 서야 눈높이를 낮추는 사람도 많죠. 그런 문제들이 청년실업을 부추기는 것 같아요.
한상인 : 네
김형민 : 정말 안타까운 현실인것 같아요 대학 학비가 얼만데...
조은정 : 근데요...선생님... 전문 학과 졸업생이 아니면 취직을 하는 경우에 제한이 많잖아요. 여성들의 경우에는 외모 문제도 중요하고....
이성자 : 네. 무시할 수 없죠. 그러나 꼭 그렇지 많은 않아요. 업체마다 원하는 성향이 다르죠. 보편적인 기준이라는 건 있지만요.
한상인 : 학교와 기업의 구조, 기업의 욕구를 학교가 못 따라가죠?
이성자 : 네 맞습니다.
이성자 : 그래서 전 개인적으로 맞춤식교육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근데 워낙 힘이 없다보니 주장만 하고 있죠^^
한상인 : 네
최정학 : 한상인 선생님 말씀도 좀 들어볼까요. 방금 학교와 기업의 구조를 말씀하셨는데요
한상인 : 저도 도청에서 실업대책 문의 하길래 중소기업 제도하나건의 했거든요. 중소기업에 취업한자에게 도에서 일정기간 임금을 직접 지원 회사에서 임금 받고 도에서 보너스 받는... 실업자채용하면 사업주지원은 많아요. 인턴, 장기구직자 채용장려금 등.
최정학 : 아, 좋은 제안이네요.
김형민 : 좋은 제안인 것 같네요. 그런데 도 담당자가 그리 쉽게 해주진 않을 것 같네요.
한상인 : 그러나 지원제도는 많은데 희망자가 없죠.
이성자 : 근데 그건 일시적인 방편이라 생각됩니다.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한상인 : 사업주지원제도는 국비로 6개월 60만원씩 지원해주는 인턴제가 있거든요. 그런데 지방비로 그것하고 똑같이 지원해준다고, 일자리 창출하라고 도지사가 대책을 세우라고 해서 하는거 같아요
조은정 : 그런데요.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다보면 실업자들이 눈을 낮춰야 취업이 된다라는 가정을 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한상인 : 일부 그런게 내포 되어있지요.
조은정 : 지금 시기 청년실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꼭 실업자들이 눈을 낮춘다고 해서 가능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상인 : 실업자의 자기진단이 중요하죠
조은정 : 물론 그건 중요한 문제라는 건 인정합니다.
한상인 : 천연실업 원인이 사회에 있다고 진단하면 사회가 변해야 취업이 되지요.
조은정 : 그러나 실업자들의 문제만으로 지금 당면한 청년실업의 문제의 해결책을 바라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지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는 부분이 있구요.
한상인 : 경기가 풀려도 대규모 일자리는 예전처럼 힘들 거에요.
조은정 : 그렇죠.
이성자 : 조은정님? 혹시 임용고시나 공무원 말구요. 20대 후반의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신 적 있나요?
조은정 : 네. ‘네’ 라고 완벽하게 대답하니까 쑥쓰럽지만 직장을 찾으려고 하니 쉽지가 않더군요. 맞아요. 나이가 걸림돌이 되기도 했구요.
이성자 : 근데요. 그 나이가 장점이 되는 일도 있어요. 예를 들어 상담원, 관리직...
김형민 : 제가 보기엔 자신이 노력하면 취업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정학 : 근데, 솔직히 더 중요한 건 어디에 취업하느냐 아닌가요?
조은정 : 동감.
이성자 : 근데 그 어디라는 기준이 대부분 비슷하다는 거에요. 그러다 보니 한곳으로 집중되구요.
조은정 : 어디라는 기분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봅니다.
김형민 : 취업도 정보와 연관된다고 생각하는데 실질적으로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중소기업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취업을 목적으로 노력하는 게 얼마만큼의 노력일까요? 자기 자신의 노력이 대기업에 취직할 만큼 갖추어 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요?
이성자 : 맞아요. 취업하기 위해선 여러 자격이 필요하죠.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도 다양하구요.
김형민 : 몇몇 청년실업자들은 4년제 출신이라는 포만감에 젖어서 중소기업은 쳐다보지도 않구...
조은정 : TV에서 아직도 대학생들을 낭만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 학교에 들어가면 전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고등학교 3년의 입시를 마치고 나면, 더 큰 입시가 대학생, 특히 지방대생들에게 놓인 것 같아요.
이성자 : 지방대생이라고 취업이 안 된다는 편견은 버려야 돼요.
조은정 : 요즘 사회는 사실 젊은이들에게 참 다방면을 요구하고 있잖아요.
이성자 : 네
한상인 : 지방대 문제는 10년 전에도 있었어요. 지금이 더 심하긴 하겠지만..
조은정 : 뛰어난 학점에 토익점수에, 제2외국어에....기타 다방면의 재주. 물론 선생님들이 얘기하는 취업 준비생이 스스로 자기 눈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은 일정 부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성자 : 무조건 눈높이를 낮추라는 건 아니죠.
조은정 :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전문 기술이 없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공장에 가서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이성자 : 오해하시는 것 같아요.
조은정 : 물론 생산직을 무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도전하고 싶은 것인데, 지금의 우리 사회는 그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거죠.
이성자 : 맞아요.
한상인 : 하지만, 기업이 요구하는 것을 하나하나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조은정 : 그래서 이 모든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만 도려서는 안될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일자리 나누기 뭐....이런 제안을 하고 했던 건 아닐까요.
한상인 : 물론 개인의 문제는 아니지요.
이성자 : 사회적요인과 개인적요인 맞물린 거죠.
최정학 : 하지만, 그렇다고 그 문제를 사회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요.
조은정 : 그렇죠. 물론이죠.
최정학 :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김형민 : 저는 현실적으로 소수의 인원이 국가경제흐름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려면 그에 따른 노력이 필요하죠. 취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에 취업하려면 대기업 수준에 맞는 노력을 해야하고, 대학시절 그냥 아무생각 없이 놀면서 보낸 사람들은 그에 맞는 직업을 택하구 ...모든 게 자기가 한만큼 돌아 오는게 아닐까요?
조은정 : 그렇죠.
이성자 : 그건 그렇지 않아요. 최근에 좋은 자리에 남학생을 추천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다른 학생보다 자격증이 부족했지만, 그곳에 취업을 했거든요.
한상인 : 운도 좋아 야죠. 얼마나 운이 다른지 잠시 얘기... 92년도 우리학과 대기업 중소기업 취업 다나가고 9급 시험봐서 합격해서 다 취업했는데요. 해가 바뀌니까 환경관리업무가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다시 지방직 8급 시험 보는데, 그때 미취업자가 다 됐어요. 미취업자가 더 좋아진거죠.
한상인 : 지금 실력이 없어서 취업 못하는 분도 있겠지만 시대의 운도 중요하지요. 저도 엄청 운이 좋거든요. 이력서 한번 넣어봤으니까요
최정학 : 시대의 운은 대부분의 젊은이들에게 별로 안좋은 것 같은데요.
이성자 : 운도 운이지만 사회가 원하는 능력을 갖추는게 중요하죠. 리더십, 대인관계능력, 문제해결능력 등등.
한상인 : 운이 없으면 그만큼 고생을 해야지요
조은정 : 그 운이 나에게도 좀.........(비나이다!)
최정학 : ㅎㅎ
조은정 : ㅋㅋ
최정학 : 하지만, 지금 상황의 본질은 대학졸업생들은 쏟아지는데,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일자리 부족에서 온 것 아닐까요?
한상인 : 생존경쟁이죠.
최정학 : 결국은 한정된 부를 수많은 사람들이 나눠가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 하는 문제 같은데... 답이 쉽게 나오는 문제는 아니잖아요.
한상인 : 이 문제는 답 없어요. 답이 있어도 쉽지가 않구요.
조은정 : 청년실업의 해결책을 찾아내면 그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요....
김형민 : 그래두 돈 없으면 대통령 못할껄요 ㅎㅎ
최정학 : 그래서 결국은 요즘 많은 사람들이 아예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
이성자 :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최정학 : 장기적인 대책이라 함은요?
이성자 : 일단 대학생들의 의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의식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지만요 그래도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죠. 대학생들에게 자격만 요구하기보다는 다양한 사회경험을 권해보고 싶어요. 학생 때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지만 공부만 하며 학교 다니는 사람보다 동아리활동, 사회봉사, 내지는 창의적인 일등에 힘을 쏟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거죠.
한상인 : 기회가 되면 밖으로 많이 나가보셔야
이성자 : 좀 이상적인 것으로 들릴 지 모르지만 사실 그런 문제로 취업 당락이 결정되죠. 이력서에 학벌만 쓰고 끝나면 좀 매력이 없죠.
조은정 : 전 대학생이 아니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슈퍼맨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슬픈 생각이.....
최정학 : 저도 조은정님 생각에 동감이에요.
한상인 :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법도 좋을 듯.
조은정 : 이력서를 쓰면 알지만 기본적으로 학교 학점과 토익점수가 기본이에요.
이성자 : 토익점수가 기본이 아닌데도 많아요. 왜 그런 생각을...
김형민 : 맞아요 토익이 전부는 아니죠
조은정 : 현실인데......
이성자 : 오히려 여성은 토익점수보다 이미지를 더 중요시하죠.
조은정 : 외모... 너무 서글픈 얘긴가요.
이성자 : 외모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웃는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인상이라면 더 선호를 하죠. 사실이 그래요. 토익 850점을 가진 여학생도 얼굴 인상이 안좋다고 떨어졌어요.
김형민 : 은정씨 제가 전문대생인데요 저희동아리 선배들 중에 토익시험 한번 보지 않고도 자동차부품연구원에 취직한사람이 3명 있습니다. 작년에요. 저희 동아리원 들은 토익은 아예 근처도 가지 않죠.
조은정 : 그건 전문 기술이 필요한 거 아닌가요?
김형민 : 맞아요 토익이 안되면 전문기술이 필요한 거죠. 이것도 저것도 안되면서 바래기만 하면 안되지 않나요?
조은정 :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현실이 기본적인 학점이나 외국어 등 실력과 사회경험과 재능을 고루고루 요구한다는 것이지요.
이성자 : 맞아요.
조은정 : 그러다 보니 취업하기가 정말이지 어렵다는 얘기를 하고... 그 얘기가 하고 싶었어요.
이성자 : 만일 조금만 더 일찍 은정씨를 알게 되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위로가 되지 못한 것 같아서...
조은정 : 전주에서 막상 취직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요?
한상인 : 어느 정도 급여를 일자리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요.
이성자 : 요번에 새로운 일자리를 개발했는데요. 병원 코디테이터라는 직종이죠. 학벌과는 관계가 없고, 자격증도 필요 없구요. 소정의 서비스 교육을 이수하면 유리하죠. 그럼 병원에 취업이 가능한데요.
김형민 : 주로 하는 일은 뭔가요?
이성자 : 대졸일 경우 초봉이 90만원 정도 되죠. 물론 인센티브도 있구요. 주로 하는 일은 병원고객 관리 및 친절 봉사에요. 요즘은 병원도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안돼서요. 의료진만 가지곤 경쟁력이 없죠. 그래서 서비스교육을 받은 전문인을 두는 추세에요. 물론 간호조무사보단 조금 대우를 해주는 편이에요. 근데 병원은 지역적으로 분포되어 있어서요. 전주에도 취업 가능하죠.
최정학 : 좀 주제를 달리해서 요즘 한창 붐이 일고 있는 창업문제를 한번 얘기해볼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김형민님이 할 말이 많을 것 같은데...
김형민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까 첨에 말씀드렸는데요.
최정학 : 그래도 다시 한번 간략하게 언급해주시고... 다른 분들 생각도 들어보는 것이 어떨까해서요. 창업 성공률은 얼마나 되나요?
김형민 : 창업의 성공율...대략 1%라고 합니다.
최정학 : 취업률보다 더 힘들군요
김형민 : 그럼요 창업성공, 정말 하늘에서 별따기입니다.
최정학 : 이제 조금 있으면, 취업대란이 아니라 창업대란이라는 말이 생겨날 수도 있을 듯...
김형민 : ㅋㅋㅋ 그런데 아직까지는 창업을 원하는 학생들보단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더 많아서요.
최정학 : 네...
김형민 : 요즘 대학교에서 창업동아리 신청접수가 많이 있는데 사실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국가경제력이 상실되어 청년실업이 50만에 육박한다고는 하지만 그에 따른 대안으로 아무 생각 없이 창업동아리를 결성하여 도 아니면 모 라는 생각으로 창업을 한다면... 만약 아주 좋은 아이템으로 성공을 한다면 다행이겠지만 대부분이 실패일텐데.... 그에 따른 뒷 처리가 너무 걱정되는군요.
최정학 : 이도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네요. 뭐, 다른 분들은 창업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으신 듯 하네요. 맞죠?
김형민 : 모두들 나가신 듯, 아님 창업 쪽엔 관심이 없으신 듯...
최정학 : 그런가봐요. 그럼 제가 질문하나 드릴께요. 아까 언급이 됐었지만, 기업이 요구하는 것들을 준비하는 곳으로 대학의 위상이 변화된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오던, 학문을 연구하는 상아탑으로써의 기능이 상실되구요, 대학이라는 것이 완전히 취업준비 학원이 될 것 같은데... 물론 이 질문은 요즘 자주 논쟁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이미 대학이 취업 준비하는 곳으로 변해버린 측면도 많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요?
조은정 : 취업준비 학원.....적확한 표현인 듯. 제가 얼마 전에 편입시험을 봤는데요. 놀랬습니다. 학사편입의 경우 실제 취업이 일정부분 보장되는 학과의 경우 경쟁률이 어마어마 하더라구요. 수의학과의 경우 100:1이 넘던걸요.
조은정 : 이전에 4년제 대학을 나와서 전문대학으로 편입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전문직 기능을 얻기 위해서나 또는 사범대 같이 임용고사를 볼 수 있는 곳에 많은 사람들이 다시 도전을 하더라구요.
조은정 : 그만큼 요즘 사회가 전문직 기능이 아니면 직장인으로서 자기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기에 그러지 않나..... 참 이런 현실이 씁쓸하면서도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학교 가면 30대 넘는 학생들이 많다더군요.
한상인 : 조은정님은 뭐 전공하셨다고 하셨죠?
조은정 : 저는 사대 나왔는데요,.,....전공을 바꾸려고 편입 공부 중이에요.
한상인 : 네, 전 화공과 나왔는데 살아가는데 별로 도움이 안되네요. 저도 학과 장래 적성보고 결정한게 아니라 점수보고 골랐거든요.
최정학 : 아까 이성자 선생님이 지적 하셨던 것이 바로 이런 것이었나 봐요. 점수보고 대학 들어가기...
한상인 : 고등학교 아니 초등학교 때부터 진로지도 직업지도가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아직 관심이 없어요
조은정 : 근데요. 저 다른 얘기해도 되나요? 사실 학교가 취업 준비 학원이라고 하지만, 학원이라기보다는 '자습실'인 것 같아요. 학원에 딸린.... 혼자 얼마나,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니까. 구체적으로 대학+정부가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상인 : 그래요 동감
조은정 : 취업박람회나 학교로 들어오는 취업정보를 제공해주는 것. 그런데 그것은 실제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얼마든지 혼자 알 수 있는 정보거든요. 지역 기업과의 산학협력인가 이런 것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취업 준비생들은 학과나 교수님...사회...뭐 이런 것에 기대하지 않아요. 혼자 무거운 책들 들고 도서관으로, 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거죠. 그리고 낮에는 아르바이트 같은 거 하면서 경제적인 문제들도 해결해가면서....
조은정 : 또 다른 얘긴데요.........취업 준비생들의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거든요. 30대 다 되는 나이에 집에서 용돈 타 쓰는 것. 어지간한 배짱 아니고서는 그거 어렵습니다~ㅋㅋ
최정학 : 실은 저도 그 생활 좀 해봤습니다.
조은정 : 그럼 제 마음 아시겠군요....ㅎㅎ
최정학 : 약속있다는 분도 계시고 하니까 이제 서서히 마무리를 지어 볼까요. 김형민님이 약속 있어서 먼저 나가보셔야 될 것 같다네요.
김형민 : 먼저 나가게 되어서 죄송하구요. 오늘 토론 즐거웠구요. 조은정씨 좋은 곳에 취업하시길 바라구 모두들 즐거운 구정 보내세요. ^^
조은정 : 감사해요.
김형민 :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이성자 : 사이버상으로 하다보니 제 의견을 전달하기가 조금 힘드네요.
한상인 : 토론은 만나서 소주한잔하면서가 제격인데요
이성자 : 그나저나 조은정씨 한번 만나보고 싶군요. 사실 취업이 안돼서 머리도 빠지고 살빠지는 후배들을 보면 가슴이 무척 아팠었는데요. 제대로 조은정씨를 위로하지도 못하고 시원한 답변도 못해드린 것 같아 미안하네요.
이성자 : 제 생각은요. 청년실업의 문제원인으로는 구직자들의 정보부족과 진로의식이 부족하다는 얘길 다시 한번 하고싶어요. 물론 잘 이해가 안 되실지 모르겠지만요. 여기서 일하다보니 절실히 느껴집니다. 그러다 보니 단기 계획으로 어떻게 하는 것은 일시적인 해결책이라 생각되서요. 대학부터 변하고 그리고 구직자도 발빠르게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정학 : 한상인님 정리해주세요
한상인 : 국제화 정보화 등 급변하는 사회 구조를 정부의 인력자원 대책이 뒤따르지 못한다는 것이죠. 정부의 앞으로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이런 시기엔 개인이 얼마나 노력하여 취업을 대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사회 기업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파악하여 차근차근 준비하다보면 취업이 되리라고 봅니다.
최정학 : 자 그럼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이랄 수 있는 조은정님.
조은정 : 허걱
최정학 : 두분 선생님들 말씀에 대한 강한 반론을 겸한 마무리 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은정 : 먼저 선생님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요. 취업 준비생 스스로 많은 자기 노력이 필요할 것이구요. 일정 정도 의식 전환이 필요한 부분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청년실업의 문제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경기침체와 구조조정, 정리해고로 일자리가 부족하며 특히 청년들이 취업하려고 하는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었으며 괜찮은 일자리는 더 크게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은정 : 정부가 지금 일자리 나누기 등 청년실업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고는 하지만 단기적인 대책이 아니라 좀더 중장기적인 대책 수립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사실 오늘 선생님들 만나서 좋은 의견 많이 들었던 것 같네요.
조은정 : 그리고 이 기사 쓰시는 분은 한번쯤 대학 도서관에 다시 한 번 가보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청년실업의 심각성이 가슴으로 팍팍팍...
최정학 : 두분 선생님들 마지막으로 재반론 기회 드릴께요.
이성자?한상인 ▶ 없슴당!
최정학 : 없으신가요?
최정학 : 아쉽고 미진한감이 많으시겠습니다. 모두들 오늘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좋은 구정들 보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