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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5 | [매체엿보기]
미디어 선거시대, 정작 언론은 없었다
박민 전북민언련 사무국장(2004-05-23 14:16:45)
탄핵역풍이 강타한 17대 총선이 열린우리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열린우리당의 과반의석 확보와 민주당, 자민련의 몰락 그리고 민노당의 약진으로 요약되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결과는 국민들의 민주수호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여러 가지 과제도 동시에 남겼다. 특히 미디어선거와 관련하여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돈은 묶고 입은 풀었다”는 개정선거법의 등장과 구태의 금품선거, 조직선거를 대신해 미디어선거가 전면에 등장한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비록 당초 목표인 금품살포와 조직동원의 구태는 제거했을지 몰라도, 선거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유권자들의 참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보장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을 듯 하다. 특히 ‘후보자의 입’과 ‘유권자의 정치적의사표현의 자유’를 박탈한다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한다. 돈은 묶고 입을 풀겠다는 당초의 취지가 지나치게 경직되게 해석되면서 오히려 선거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관위의 인터넷매체에 대한 규제의지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본격적인 미디어선거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디어들은 미디어선거시대에 발맞춰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구태의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난에 휩싸이고 있다. 특정정파에 대한 편향보도에서부터 지역주의 조장, 유권자의 선거불신을 초래하는 보도태도, 반개혁적 보도태도, 판세분석에 근거한 정책선거의 외면 등등의 지적이 그것이다. 전북언론에도 이런 지적은 예외가 아니다. 우선 ‘DJ적자정당론’을 통한 민주당 정서부활과 선거구통합지역을 중심으로 한 관성적인 소지역주의 조장보도가 그것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관성적인 보도태도를 넘어 적극적으로 이를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다음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간의 대결구도 조성과 이에 기반한 판세분석에는 열중이지만 정작 유권자가 알아야 할 정보제공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태도다. 정책선거?인물선거를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보도에서는 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것인데, 특히 단순히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나열하는 것으로 정책선거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나열 자체는 유권자들에게 별반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은 점검과 분석이다. 그리고 탄핵문제에 대한 자의적 해석과 왜곡,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대한 외면과 진보정당?무소속후보들에 대한 외면 등등의 문제도 지적된다. 한국정치 및 선거문화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구태의 낡고 부패한 정치행태는 개혁적이고 능동적인, 특히 유권자들이 중심되는 새로운 선거문화로의 정착을 요구받고 있다. 여기서 미디어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디어 자체의 변화다. 아무리 선거법을 바꾸고 미디어선거를 확대한다고 해도 정작 미디어 자체의 변화와 혁신이 없는 한 구태의 선거풍토, 정치행태는 극복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야말로 언론개혁이 요구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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