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6 | [저널초점]
전통이 살아 숨쉬는 편리한 주거, 문화관광 산업 공간
문화저널(2004-06-12 12:19:11)
전주시의 <한옥마을>육성 계획
전주시가 문화산업육성전략으로 ‘전통문화도시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한옥마을>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전통문화도시화 방안’ 전략의 핵심에 <한옥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정부의 보존정책과 주민들의 반발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던 <한옥마을>이 전주의 문화광관산업을 이끌어나갈 핵심 전력으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육성계획이 구체화 되고 있고, 이미 전주시에서는 ‘마스터플랜’까지 나온 상태다. ‘마스터플랜’을 기초로 전주시의 <한옥마을>육성계획을 들여다본다.
한옥마을의 생성과 가치
전주시의 한옥군은 1910년부터 형성된 것으로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한옥을 도시조건에 맞도록 축소하거나 변형하면서 생성되었으며, 지속적인 변화의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1977년부터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되었다가 1987년 제 4종 미관지구로 변경 지정되어 건축물의 보존이 추진되었으나 개발과 보존에 대한 방향과 주민지원 대책, 주민의견 수렴과정의 미비로 1997년 미관지구가 폐지되었다. 하지만 다시 이 지역을 계획적으로 보전, 관리할 필요성을 각계에서 제기해 1999년에는 ‘전통문화특구 기본 및 사업계획’이 작성되어 <한옥마을>의 보존과 주민지원 대책 등이 마련되었고, 이를 토대로 2003년 1월에는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이 지정 고시되기에 이르렀다.
행정구역상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3가와 교동 일원에 걸쳐있는 76,323평의 한옥군을 뜻하는 한옥마을에는 현재 한옥 658동과 비한옥 121동의 건축물이 있으며 1,299 세대에 걸쳐 총 3,903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한옥마을>이 갖고 있는 가치는 도시에 있는 한옥군으로 지구형상, 건물형태 및 구조, 골목길 등이 양호한 상태로 보전되어 있는 국내 유일의 지역이라는 점과 1910년대부터 산업사회로의 진행과정에서 발생된 우리나라 주거문화의 발달과정이 집약되어 있는 점이다. 이것은 <한옥마을>이 1920년대부터 60년대까지 우리 한옥의 변천사를 읽어낼 수 있는 살아있는 자료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사가 압축되어 있는 시민생활사 박물관이라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경기전, 향교, 전동성당, 전주교전래사 등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유물과 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전통성과 미래성을 가장 잘 발현시킬 수 있는 잠재지라는 이점 또한 갖고 있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의 육성방향을 세 가지 목표에서 접근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전통문화구역, 지역의 활성화, 정주환경의 구축이 그것이다.
한국의 대표적 전통문화구역
<한옥마을>을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구역으로 만들기 위한 핵심은 한옥의 보전과 육성이다. 지구단위계획 수립과 전통도시한옥의 보전 및 정비사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조례에 따르면 <한옥마을>은 전통한옥지구(전통한옥주택 및 관련 전시 및 체험시설), 향교지구(전통문화예술 관련용도), 태조로지구(전통문화예술 관련용도), 전통문화지구(종이공예, 금속공예, 목공예, 유리공예, 염색공예, 매듭공예 등 공예 관련 시설)로 구분되어 각 단위별로 특색에 맞게 보존?육성된다. 도시한옥과 부조화 건축물이나 노후 건축물들은 체계적으로 보수해 나가고, 비한옥 등을 매입해 주차장이나 소공원으로 조성해 한옥마을의 미적 가치와 쾌적한 주거문화가 가능한 공간으로 만든다. 한편 건축미와 주변지역의 경관 유지 및 보전을 위한 한옥의 증?개축 등에 대해서는 최고 5천만 원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주시는 이 같은 조례를 시행해나가기 위해 전통도시한옥 및 문화예술 관련분야 전문가와 학식과 경험이 있는 지역주민이 구성하는 한옥보전위원회를 운용중이다. 이들이 전통도시한옥의 보전?정비?육성에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조사?심의하게 된다.
지역의 활성화
‘지역 활성화’의 기본 방향은 문화유적을 활용해 문화관광산업을 육성하는 것.
전통과 독특함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소리, 음식, 서예, 공예 등 문화 유산를 통한 이미지 활용으로 전주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한옥마을 내외에 분포된 문화재 및 민속자료의 연계로 한옥마을의 보전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이 이 계획의 핵심이다. 타시도와 차별화 될 수 있는 고유한 전통문화자원의 산업화를 통해 문화관광 도시로 전주를 육성시키겠다는 것이다.
전주시는 이를 위해 <한옥마을>을 전통소리문화에 대한 체험 및 활용의 장(場)으로써 ‘전통소리문화를 계승 발전’, 전통한지의 제조과정 재현과 체험 및 문화상품으로서의 한지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한지문화재현’, 생활속의 한방문화 선도를 위한 ‘한방문화 체험 공간 조성’, 문화광장을 조성해 ‘전통문화이벤트를 상설화’하는 공간으로 육성한다는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테마한옥민박’과 ‘공예공방촌’, ‘문화산업지원시설(문화상품실험실)’ ‘전주전통음식촌(전주맛촌)’, ‘한옥마을 종합안내 시설’ 등을 조성해 객사, 경기전, 향교, 풍남문, 오목대 등이 연계되는 전통문화의 맥락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통한옥지구루트’, ‘역사지구 연계루트’, ‘음식문화루트’, ‘놀이마당연계루트’, ‘순환루트’ 등 테마 관광코스를 개발해 문화상품화하고 관광루트가 연결되도록 골목길을 정비, 관광루트에 맞는 시설 설치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홍보를 위해서 건축과정 에피소드, 한옥의 생활철학, 골목?나무?돌?샘, 한옥마을에 거추하는 특정인사의 삶의 과정 및 철학 등 <한옥마을>의 역사와 변천사를 발굴해 나가고 이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한옥마을 공동 홈페이를 만들어 축제나 문화시설, 테마별 관광코스를 안내하는 역할을 담당시키고 이밖에 공동홍보물이나 설명회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도 펼칠 계획이다.
<한옥마을>을 관광거점화하기 위해 전주시의 이미지를 테마로 유사한 테마의 국내 관광지를 연계한 테마여행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정주환경의 구축
‘정주환경 구축’은 <한옥마을>거주 주민의 주거수준과 생활환경을 개선시킨 다는 것. 전주시는 정체성 실현을 위한 가로경관 형성, 생태적 환경을 고려한 가로 공간 조성, 영역성과 연속성이 조화된 가로 공간 조성을 목표로 도로 정비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한옥마을>의 골목길은 전통한옥마을의 이미지를 살리는 테마 관광골목길을 조성한다. 테마 관광로를 중심으로 전시회, 공연, 체험, 경연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전주<한옥마을>의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시는 이를 위해 가급적 비슷한 테마를 가진 공공 및 민간 문화시설과 업종이 직접화 될 수 있도록 하여 테마를 가진 골목길을 조성하고, 각 골목길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이름을 붙일 방침. 전주성 문양의 와당, 적벽돌, 박석, 잔디, 자갈, 사기, 대리석 등 전통적인 재료를 주재료로 사용하여 서양이나 일본식 골목길과도 차별화 된 거리를 조성한다. 담장이나 전통 대문 또한 도시한옥경관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재료와 기법으로 <한옥마을>의 이미지를 살린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한옥마을>육성계획 성패여부의 관건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여부다. 때문에 전주시는 민간자본 유치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한옥마을>내에 테마민박을 운영하거나 전통사업을 유치하는 등 <한옥마을>의 지명도나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사업이나 도시기반 시설정비가 촉진되는 사업은 민자유치를 신청할 수 있다. 대상사업을 신청했을 때에는 전주시로부터 행정상의 편의 제공이나 기타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전주시는 지자체 중심의 보전을 탈피, <한옥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스스로가 통제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고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