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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5 | [시사의 창]
[전북의 땅과 문화, 사람들 - 순창] 고향 순창 지키는 유일한 소리꾼 유성준제 수궁가 보유자 박복남 명창
장세길 문화저널 기자(2003-04-07 15:21:43)
서편제의 시조인 박유전의 고장, 송흥록과 함께 동편제의 또 다른 시조로 불려지는 김세종이 활동했던 고창. 순창은 동편제와 서편제의 고장이라 불리어진다. 그리고 그 맥을 고스란히 이어오고 있는 이가 박복남(75,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3호) 명창이다. 대표적 소리는 유성준 바디의 '수궁가'. 힘있고 거칠면서도 밀고 당기는 소리의 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그가 소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열두살 되던 해. 명창으로 대성하길 바라던 아버지가 당시 유성준의 제자 소리꾼 박삼룡을 집으로 모셔다가 소리를 배우게 했단다. 그 후 열네살 때 담양 출신의 주광덕으로부터 '흥보가'와 '심청가'를 배웠고 장흥에서 이동백을 만나 단가도 배웠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소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1970년대 전주대사습놀이가 부활되었을 때 출전했지만 탈락한 쓰라림을 맛본 후로는 아예 대회라는 것엔 눈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다시 용기를 낸 것은 1995년. 이미 일흔이 다된 나이였다. 그날 대회에서 다듬어지고 치장된 소리에 식상해 있던 수많은 귀명창들은 그의 소리를 듣고 "어디에 저런 소리가 숨어 있었느냐"며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결과는 결선 탈락. 이듬해인 1996년에도 '새파란' 후배에게 장원을 앗기고 말았다. 안타까움과 설움을 삭이며 같은 해 서울에서 열린 판소리대회에 다시 출전, 결국 대통령을 받으면서 그의 소리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한때 순창국악원에서 소리선생으로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마저 내놓은 상태. "그저 쓸만한 제자를 길러 자신이 고스란히 지켜온 유성준의 수궁가 바디를 물려주고 싶을 뿐"이라는 그는 순창에서 나서 순창에서 살고 있는 '유일한' 소리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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