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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7 |
[서평] 지금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관리자(2007-07-16 01:34:55)
『젊음이여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지금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김남규 |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국장   대학 시절 명쾌하게 읽었던 『소외된 삶의 뿌리를 찾아서』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의 저자인 황광우님의 서평을 한다는 것이 왠지 쑥스럽기까지 하다. 과거의 기억을 더듬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건과 사람들, 20년도 넘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오늘에 되살려 놓은 이 책은 마치 『소외된 삶의 뿌리를 찾아서』를 읽던 때와 같은 뭉클함과 명쾌함을 던져준다.   이 책은 저자 한사람이 쓴 글이 아니다. 산자와 죽은자가 같이 글을 쓰고, 그 시대에 같은 가슴을 가졌던 수많은 벗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80년 광주에서 87년 6월 항쟁까지 저자는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기억을 이 책에 함께 담고 있다.   얼마 전 6월 민주항쟁 20년을 맞아 각종 행사와 기념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히 뛰어 다녔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87년 당시 맨 앞자리에 있었던 사람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마치 민주화 운동이 가끔 그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보다 뒷줄에 서 있었던 사람들, 당시의 사진을 아무리 확대해도 알아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당시의 뜨거웠던 우리의 마음과 순수했던 열망을 기억하게 하고 싶었다. 또한 당시의 일들을 아무리 설명해도 쉽게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우리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엄마 아빠가 살았던 시대의 역사를 들려주고 체험 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고자 하였다. 6월 민주항쟁 20주년 행사 끝 무렵에 이 책을 접하였고, 어쩌면 나의 그런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쓴 것 아닌가하는 착각에 빠지게 하였다.   무엇이 죽음까지 무릅쓰고 독재 정권에 항거 하게 했던가? 그들의 죽음은 안타깝게도 혁명이란 이름의 결과를 낳지 못하고 87년 ‘직선제 개헌’이라는 정치적 타협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리고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 신자유주의 광풍 아래, 먹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 앞에 너무도 무력하게 잊혀져 가고 있다.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당시에 젊은이들의 가슴 속에는 착취와 억압이 없는 미래 사회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미래사회 인간형’을 꿈꾸며 자신의 철학과 인생관을 담금질 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이들, 아니 당시 불나방처럼 열정을 불태웠던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이런 질문들 앞에 저자는 이 책의 이름을 『젊은이여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라 붙인 것이 아닐까! 죽은자들은 그 젊음 그대로 산자의 가슴에 남아 살고, 산자들은 그 젊음을 역사에 기록하고 기억하며 살기에…   이 책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음에도 저자의 고향인 전남과, 활동 지역이었던 서울과 부천, 인천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독재에 대한 항거의 역사가 전국 방방곡곡 어느 지역인들 같지 않았겠는가? 80년 광주에 앞서 전북대 이세종 열사의 역사가 있고 87년 전주·익산·군산의 시내를 가득 메웠던 수많은 시민들과, 달구지와 경운기를 몰고 군청 앞으로 몰려들었던 수많은 농민들을 누군가가 기억하고 기록해 주길 바란다. 김남규/ 기독교사회운동연합 사무국장, 안성 청소년문화의집 관장 등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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