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9 | 칼럼·시평 [문화시평]
알려지지 않은 역사문화 발굴이 아쉽다
국립전주박물관 남원 역사문물전
임명택 남원향토문화연구회장(2003-07-03 15:51:28)
문화의 세기로, 문화가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한다. 또한 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국운’까지 좌우하는 최대의 자산이 바로 문화라고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립전주박물관의 개관 10주년 기념특별전인 전라북도 역사문물전은 의미있는 행사이다. 이는 전북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 종합해서 전북학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작년에는 고창의 역사문물전을 열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부상하고 있던 고창의 고인돌을 특징적으로 부각시켰다.
올해는 그 두 번째 행사로 국립전주박물관에서 8월 1일부터 9월 3일까지 ‘남원의 역사문물전’이 개최되고 있는데, 남원문화를 사랑하고 가꾸는 한사람으로서 문화욕구 충족에 있어 미진한 부분을 보충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간 반갑지 아니했다. 그동안 남원향토문화연구회 활동을 하며, 남원의 역사연구와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접근을 통해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으나, 비전문가로서의 한계와 산재된 문화유산의 실체적 의미가 체계적으로 정리, 종합되지 않아 내 자신 산만한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원 역사문물전에 출품된 유물, 자료들은 크게 선사, 고대의 남원을 살펴볼 수 있는 고고분야, 남원의 불교형성과 그 전개과정을 알 수 있는 불교미술분야, 남원지역 유림의 형성과정, 남원인의 국난극복, 남원인의 정서 등 역사분야로 기획, 전시되어 남원의 정치?사회?문화적 특징과 그 변화과정을 체계적으로 한자리에서 한눈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전문가를 초청하여 강의를 실시,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폭넓게 전하고, 이해의 깊이를 더할 수 있어 이번 남원의 역사유물전은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남원의 역사문물전’은 많은 긍정적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인원 등의 부족으로 여러 가지 한계를 노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12개 시?군에 대한 역사문물전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몇가지를 적어 보고자 한다.
첫째 남원의 역사문화 이미지를 추출, 제고한 측면에서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남원의 불교를 소개함에 있어 실상사와 만복사지 등의 유물을 전시하는데 그치고 있으나 실상사는 통일신라말기의 사회 구조적 모순, 부패, 타락한 사회를 개혁하고 고려건국의 사상적 기반이 된 선종의 9산 선문 가운데 최초 가람으로, 남원불교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그 의미가 지대하나 그에 대해서는 소홀히 취급하였다. 또한 남원의 동편제 자료관에 전시되어 있는 강도근 선생 유품 몇가지만을 전시함으로써 국악의 성지이며 동편제 탯자리인 남원을 국악의 고장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둘째 역사문물전이란 소중한 기회를 아직 알려지지 않는 문화유산을 발굴하는 기회로 활용하였으면 한다. 대학 박물관, 여타 국립박물관 소장 유물을 대여 받거나 주로 자치단체의 담당부서만을 통해 전시유물 자료를 수집하는 손쉬운 방법만을 택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신문, 방송 등을 통한 전시자료수집 공고를 내거나 역사문화에 관심을 갖고 어떤 단체, 개인이 향토문화를 일구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 자료수집을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역시 남원의 역사문물전 개최에 대해 사전에 알았더라면 더 나은 남원의 역사문물전이 되는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셋째 개최시기 변경, 다른 기관과의 연계 등을 통해 역사문물전에 대한 활용도를 제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역사문물전은 국립전주박물관 1년 행사 중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한 가장 의미있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8월은 방학과 휴가기간으로 박물관을 찾는 빈도가 줄어드는 시기라는 점에서, 개최시기 변경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또한 다른 기관과의 연계가 미흡하다. 특히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가족참여를 유도하고, 방학숙제로 역사문물전 관람기를 제출토록 한다면 학생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귀중함을 인식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박물관측이나 관련 자치단체의 1회용 전시성 행사를 위한 전시로 끝나서는 안된다.
넷째 박물관에 대한 철저한 문화관광자원화가 필요하다. 전시된 유물자료들에 대해 백과사전식 나열과 박제화된 문화란 인상을 지울 수 없으며, 관람자들의 참여와 체험이 철저히 배제되어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국악 한가락 배우기, 남원 관련 영화상영, 남원 특산품 제작코너 등 관람객을 끌어들이면서 문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다섯째 생산적 문화복지 구현과 시민속으로 직접 찾아가는 문화 프로그램 차원에서 역사문물전을 관련 자치단체에서 연장, 전시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유물자료 관리의 어려움은 인식하고 있지만 박물관 전시기간이 끝난 후 남원시와 협조, 전시유물 전부 또는 일부라도 남원에서의 전시를 계획해 주었으면 한다.
여섯째 교지 등 전적류에 대한 간단한 내용 소개와 전시유물자료를 제공한 분들에 대해 시의 적절한 초대장 발송 등 서비스 차원에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일곱째 역사문물전에 대한 도록이 준비되었으면 한다. 전시기간이 끝나면 많은 유물자료들이 제자리를 찾아 각기 흩어지고, 언제 다시 남원관련 유물, 자료들이 한자리에 모일지 모른다. 남는 것은 기록이다. 전시기간이 끝나기 전에 박물관과 남원시는 협조하여 도록을 출판해 주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남원의 역사문물전이 더욱 알차고 의미있는 행사가 되기 위해서 남원인의 협조가 중요하다. 그러나 남원관련 유물자료들은 소장한 기관과 단체, 개인 등 일부가 협조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남원의 역사문물전은 인원, 예산 등 현실적 어려움을 딛고 삼복더위에 유물, 자료를 수집 전시하여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한 공간에서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국립전주박물관에 고마움을 전하며, 2001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수준높은 역사문물전을 접해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립전주박물관의 개관 10주년 기념특별전인 전라북도 역사문물전은 의미있는 행사이다. 이는 전북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 종합해서 전북학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작년에는 고창의 역사문물전을 열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부상하고 있던 고창의 고인돌을 특징적으로 부각시켰다.
올해는 그 두 번째 행사로 국립전주박물관에서 8월 1일부터 9월 3일까지 ‘남원의 역사문물전’이 개최되고 있는데, 남원문화를 사랑하고 가꾸는 한사람으로서 문화욕구 충족에 있어 미진한 부분을 보충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간 반갑지 아니했다. 그동안 남원향토문화연구회 활동을 하며, 남원의 역사연구와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접근을 통해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으나, 비전문가로서의 한계와 산재된 문화유산의 실체적 의미가 체계적으로 정리, 종합되지 않아 내 자신 산만한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원 역사문물전에 출품된 유물, 자료들은 크게 선사, 고대의 남원을 살펴볼 수 있는 고고분야, 남원의 불교형성과 그 전개과정을 알 수 있는 불교미술분야, 남원지역 유림의 형성과정, 남원인의 국난극복, 남원인의 정서 등 역사분야로 기획, 전시되어 남원의 정치?사회?문화적 특징과 그 변화과정을 체계적으로 한자리에서 한눈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전문가를 초청하여 강의를 실시,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폭넓게 전하고, 이해의 깊이를 더할 수 있어 이번 남원의 역사유물전은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남원의 역사문물전’은 많은 긍정적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인원 등의 부족으로 여러 가지 한계를 노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12개 시?군에 대한 역사문물전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몇가지를 적어 보고자 한다.
첫째 남원의 역사문화 이미지를 추출, 제고한 측면에서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남원의 불교를 소개함에 있어 실상사와 만복사지 등의 유물을 전시하는데 그치고 있으나 실상사는 통일신라말기의 사회 구조적 모순, 부패, 타락한 사회를 개혁하고 고려건국의 사상적 기반이 된 선종의 9산 선문 가운데 최초 가람으로, 남원불교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그 의미가 지대하나 그에 대해서는 소홀히 취급하였다. 또한 남원의 동편제 자료관에 전시되어 있는 강도근 선생 유품 몇가지만을 전시함으로써 국악의 성지이며 동편제 탯자리인 남원을 국악의 고장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둘째 역사문물전이란 소중한 기회를 아직 알려지지 않는 문화유산을 발굴하는 기회로 활용하였으면 한다. 대학 박물관, 여타 국립박물관 소장 유물을 대여 받거나 주로 자치단체의 담당부서만을 통해 전시유물 자료를 수집하는 손쉬운 방법만을 택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신문, 방송 등을 통한 전시자료수집 공고를 내거나 역사문화에 관심을 갖고 어떤 단체, 개인이 향토문화를 일구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 자료수집을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역시 남원의 역사문물전 개최에 대해 사전에 알았더라면 더 나은 남원의 역사문물전이 되는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셋째 개최시기 변경, 다른 기관과의 연계 등을 통해 역사문물전에 대한 활용도를 제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역사문물전은 국립전주박물관 1년 행사 중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한 가장 의미있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8월은 방학과 휴가기간으로 박물관을 찾는 빈도가 줄어드는 시기라는 점에서, 개최시기 변경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또한 다른 기관과의 연계가 미흡하다. 특히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가족참여를 유도하고, 방학숙제로 역사문물전 관람기를 제출토록 한다면 학생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귀중함을 인식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박물관측이나 관련 자치단체의 1회용 전시성 행사를 위한 전시로 끝나서는 안된다.
넷째 박물관에 대한 철저한 문화관광자원화가 필요하다. 전시된 유물자료들에 대해 백과사전식 나열과 박제화된 문화란 인상을 지울 수 없으며, 관람자들의 참여와 체험이 철저히 배제되어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국악 한가락 배우기, 남원 관련 영화상영, 남원 특산품 제작코너 등 관람객을 끌어들이면서 문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다섯째 생산적 문화복지 구현과 시민속으로 직접 찾아가는 문화 프로그램 차원에서 역사문물전을 관련 자치단체에서 연장, 전시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유물자료 관리의 어려움은 인식하고 있지만 박물관 전시기간이 끝난 후 남원시와 협조, 전시유물 전부 또는 일부라도 남원에서의 전시를 계획해 주었으면 한다.
여섯째 교지 등 전적류에 대한 간단한 내용 소개와 전시유물자료를 제공한 분들에 대해 시의 적절한 초대장 발송 등 서비스 차원에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일곱째 역사문물전에 대한 도록이 준비되었으면 한다. 전시기간이 끝나면 많은 유물자료들이 제자리를 찾아 각기 흩어지고, 언제 다시 남원관련 유물, 자료들이 한자리에 모일지 모른다. 남는 것은 기록이다. 전시기간이 끝나기 전에 박물관과 남원시는 협조하여 도록을 출판해 주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남원의 역사문물전이 더욱 알차고 의미있는 행사가 되기 위해서 남원인의 협조가 중요하다. 그러나 남원관련 유물자료들은 소장한 기관과 단체, 개인 등 일부가 협조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남원의 역사문물전은 인원, 예산 등 현실적 어려움을 딛고 삼복더위에 유물, 자료를 수집 전시하여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한 공간에서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국립전주박물관에 고마움을 전하며, 2001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수준높은 역사문물전을 접해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