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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 |
[저널초점] 틀 안의 예술, 틀 밖의 예술 3
관리자(2010-03-03 17:20:15)
우리는 왜 이 문화공간을 주목하는가 최근 전북지역에는 다양한 문화공간들이 생겼다. 전주의‘대안공간 콩’, ‘숨조형연구소’등을 비롯해 진안의‘계남 정미소’, 군산의‘예술의 거리’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문화공간은 지역주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예술 활성화에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숨조형연구소’의 경우는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 전시를 열고 갤러리를 마련했으며, ‘예술인력공사’는 지역아트신문을 제작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비록 자발적인 선택이었지만‘문화공간’을 운영해야 하는 버거움은 결코 만만치 않은 무게다. 하나의 문화공간을 꾸려나가는 데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 특히 운영비나 공연전시기획비 등과 같은‘자금’에 관한 문제는 피부로 와 닿는 현실이다. 하지만‘돈’보다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부정적인 시선’이다.이번 꼭지에서는 전라북도에서 활동하는‘문화공간’중‘한솔문화공간’과‘문화공간싹’, ‘대안공간 콩’그리고‘예술의 거리’를 찾아 지역의 소규모 문화공간이 살아남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모색해봤다.이와 함께 인천과 부산에서 활동하는 문화매개공간‘쌈’의 류성효 프로그래머와‘플레이캠퍼스’의 장한삼 대표, 문화소통단체‘숨’의 차재근 대표에게 문화공간에 대한 다양한이야기를 들었다. 일상탈출, 생활문화공간을 꿈꾸다 - 전주 한솔문화공간 - 밑빠진 독, ‘관심’과‘도움’으로 수리해야 그로부터 10년 후, 현재‘한솔문화공간’은 어떠한 모습일까. 지난 17일, 곽은희피부과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한솔문화공간’을 찾았다. 문을 열자 아담하지만 깔끔하고 정감 있는 내부가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2009년 9월부터 이곳을 맡아 이끌어 온 박 관장은“소극장을 운영하는일이 쉽지 않다”는 말부터 풀어놓았다.사실‘한솔문화공간’은 최근 몇 년 전부터 전문인력의 부재와 재정적부담으로 방치되다시피 했다. 그동안 지역 곳곳에 대형문화공간과 다양한 소극장이 생기며‘한솔문화공간’만의 정체성을 잃고 길을 헤맨 것.한 개인이 사설문화공간을 전적으로 기획, 운영하기에는 그 부담이 컸을 것이다.박 관장은“지난해 이곳에 왔을 때는 습기와 곰팡이 냄새로 발조차 들이기 어려운 상태였다. 곽 이사장님께 청해 3,000만 원 가량을 들여 이곳을 리모델링했다”며“한솔문화공간이 10년을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문화예술에 대한 이사장님의 소신 덕분이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처럼개인이 공간을 마련, 내부시설을 갖추고 운영할 때에는 상당한 희생이 필요하다.다행히‘한솔문화공간’같은 경우 지역에 작지만 편안한문화공간을 소망한 곽 이사장의 노력으로 10년이란 세월을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개인이 그 부담을 모두 안고 갈 수는 없을 터. 박 관장은 누군가 좋은 뜻을 가지고 지역에 문화공간을 마련했다면 운영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있도록 도나 시에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의지원, 혹은 주변 단체들의 도움 없이 사설문화공간 유지는힘든 실정이다.박 관장은“매달 들어가는 운영비만 해도 몇 십만 원씩이다. 거기에 공연이 열리면 그 홍보비, 제작비 등이 필요한데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관수입만으로는 어림도 없다”며“한마디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설명했다.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상주할 수 있는 전문인력은 꿈꿀 수도 없는 현실. 전문인력이 없으니 그동안 이곳이 문화공간으로서 제 역할을 했을 리 만무하다. 현재는 박 관장이 무보수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문화공간이 지역주민을 위한 생활문화공간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나 시에서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매년 수많은 인턴들을 채용한다. 이들이문화예술인력으로 대체된다면 취업난을 해결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역주민의 생활 속 공간이 돼야 ‘한솔문화공간’은 서신동 아파트촌을 끼고 있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생활문화공간으로 발전할 수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다. 박 관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기획공연을 마련, 지역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는“이곳에서 열리는 공연은저녁 8시에 시작해 한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지역주민들이퇴근 후 밥을 먹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지역주민을 위한 그의 따뜻한 배려가 더욱소중히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최근 문화공간들은 갈수록 거대해지고 있다. 특히 소수계층만을 위한 고급문화는 더욱 세분화, 집중화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박 관장은 일상에서 대중과 소통하는 예술이‘진짜’라고 말한다. 그는 오늘도 오로지‘시민의, 시민에 의한,시민을 위한’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그의땀방울은 그래서 더욱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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