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3 |
[저널초점] 틀 안의 예술, 틀 밖의 예술 7
관리자(2010-03-03 17:21:42)
문화와 문화에 다리놓기
- 부산 문화매개공간‘쌈’-
실질적 매개를 향한 출발점
문화매개공간‘쌈’이 다양한 기능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않으면서도 최소한 지켜내야 할 가치로 설정한 것이 매개기능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간을 운영할 인력을 구성하는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가치를 가장 우선시했다. 장르와 장르, 단체와 단체, 지역과 지역을 넘나들며 활동한 활동가들을 우선 설득해 운영에 참여시켰으며, 앞으로도 보다 확장된 매개 기능을 위해 인력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화 교수 자체가 부산문화의 대표적인 매개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라는 것이 힘을싣는다. 대안문화행동‘재미난 복수’의 예술감독으로 2003년부터 활동했으며 독립문화공간‘아지트’조성까지 참여한 기획자류성효, 인디음악계에서 오랫동안 기획자로 활동한 부산카톨릭센터 정 면, 독립영화감독 김희진, 연극인 심종석 등이 가세를한다. 그 외에도 필요에 따라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부산 문화계를 살펴보면 장르별, 단체별 활동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물론 부산예총, 부산민예총 등 지역의 대표적인 단체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단체들이 지역 전체를 포괄하는 매개 활동을 해 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단체와 단체 간의 관계가 불편한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필요 이상, 실제 이상으로 무가치한 정치논리와견제논리로 서로를 대면해 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 있겠는가? 비단 부산만의 문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러한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작은 공간, 작은 움직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 보자는 적극적인 의욕의 결과물이 문화매개공간‘쌈’의 조성으로 이어졌다.
공간의 조성과 공간의 역할
작은 공간이지만 조성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2005년 부산참여시민연대에서 제안하고 부산교통공사가 제안을 수락하면서본격적으로 추진된 부산도시철도 문화예술프로그램은 해가 거듭되면서 확장된 네트워크를 통해서 양과 질이 풍부해져 갔다. 특히 경성대학교 등 부산지역 각 대학 인근의 역 공간을 활용한 상설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가고 매년 11월 개최한 도시철도예술제를 통한 인지도가 확산되면서‘부산 도시철도 문화예술 자문단’이 제안한 공간 사업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공간 확보 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할 무렵 공간의 활용 가치를 회의실이나 사무실 기능에 한정하지 않아야한다는 것에 공감한 기획자들이 선택한 것이 문화매개공간이다.문화매개공간이란 말 그대로 매개 기능을 중심으로 한다. 장르와 장르, 단체와 단체, 활동가와 활동가, 문화예술과 시민, 공간과 프로그램, 한국인과 외국인 등 다양한 주체들을 연결하고 모아내는 역할이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부산지역 문화예술단체및 활동가 네트워크 사업이 동반될 예정이며, 각 활동 주체의 목소리를 듣는 아티스트 인터뷰 프로그램이 정기 프로그램으로 계획되어 있다. 또한 아티스트와 시민들이 무게감이나 괴리감 없이 이야기하는‘쌈 수다’, 그리고 시민이 작가가 되어 보는 수공예 강좌도 진행된다.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문화단체 및 활동가 네트워크에 의해 제공되는 다양한 소식들을 한 공간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센터의기능이다. 시민들은 부담 없이 공간을 찾아 다양한 자료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계 소식을 접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상주하고있는 운영 인력과 담소를 나눌 수도 있다. 문화예술 작가 및 활동가들은 각 프로그램을 통해서, 또는 프로그램 제안을 통해서 다른 단체, 다른 장르의 작가 및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가능해질 수 있다.
기능의 확장과 모태로서의 가능성
현재 기획되어 있는 프로그램과 기능은 사실 최소한의 의미와 현실적인 가능성을 근거해 구상되었다. 그러나 문화매개공간‘쌈’이 지향하는 최소한의 의미와 현실적인 가능성이 현재 부산에서 가장 필요한 기능 중 하나라는 것이 중요하다. 소소하지만꾸준하게 진행되어져야 할 과정의 소중함이 문화매개공간‘쌈’으로 인해 드러내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또한‘매개’를 통해 창출될 수 있는 기회와 결과를 주목하고 싶은 욕심도 크다.아직 부산은 소통에 낯설다. 그리고 매개로서 기능하는 공간 및 인력이 구체화 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소통과 매개는 단기간 내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통을 중재하는 매개공간으로서‘쌈’이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이를 통해 소통 자체가 아이디어가 되고 의욕이 되고 자원이 되어산적한 과제가 많은 부산의 문화예술 활동에 소박하지만 뜻 깊은 모태로서 기능하기를 기대해본다.
류성효 동아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축제, 공연, 파티, 세미나, 교육프로그램, 연구사업 등 100여 회의 행사 기획 및 진행을 맡아왔다. 대표적으로 전국독립문화 거리축제축제 총감독, 문화소통단체‘숨’대표, 대안문화행동‘재미난 복수’와 대안문화공간‘아지트’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프로그래머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