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3 |
[저널초점] 틀 안의 예술, 틀 밖의 예술 8
관리자(2010-03-03 17:21:54)
배다리 마을에 뿌린 씨앗, 플레이캠퍼스 묘목이 되다
- 인천 플레이캠퍼스 -
우연이 낳은 인연
지난 2009년, 5년간 방치됐던 이곳에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이 자리를 잡았다. 인천의 새로운 대안문화공간을 자처하는‘플레이캠퍼스’. 중구 인천아트플랫폼과 동구 스페이스 빔의 경계에 있는 이곳은 플랫폼이라는 기계적인 질서와 스페이스 빔이라는 추상적 미학의경계가 자신들의 모태라 칭한다.옛 돌체소극장과‘플레이캠퍼스’의 인연은 2008년 우연히 시작됐다. ‘플레이캠퍼스’의 전신인 극단‘놀이&축제’의전용극장‘씨·아리 작은극장(중구 인현동)’이 옛 돌체소극장으로이전하며, 그곳의참담한현실을직시하게된것.‘ 플레이캠퍼스’는 인천연극의 역사를 상징하는 옛 돌체소극장의 장소적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방치됐던 옛 소극장의 내부를 보수·보완해 문을 열었다. 이들은 비록 옛 돌체소극장과색채를 다를지언정 소극장의 실험성과 공공성만은 지키고자결심했다.그렇게 시작된 우연한 만남이 인연으로 이어지게 된 데에는‘플레이캠퍼스’장한섬 대표의 공이 컸다. 그는“‘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모임’을 결성해 활동할 즈음, 공간에 대한 관심과 바람이 있던 차에 비어있던 옛 돌체소극장을‘놀이&축제’대표가 임대했다”며“그러던 중 조직 내부의 분열이일면서 오지랖이 넓다는 것과말발이 세다는 이유로 덤터기대표를 맡게 됐다”고 했다.
문화공간의 권력을 경계하다
‘플레이캠퍼스’가 인천의 새로운 대안문화공간을 자처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갈수록 거대해지는 문화예술계의 몸집 때문이다. 현재 인천의 문화공간을 살펴보면, 지난 1월 인천 남동구에 있던 인천문화재단이 인천 중구 아트플랫폼으로 이전, 인천 남구에 소재한 작은극장 돌체는 현재 극단 마임과 학산문화원 간 운영권에 대한 법적분쟁 중, 3월에는 부평구의 부평아트센터가공식 개관할 예정, 송도에는 인천아트센터가 건립 중이다.즉 문화공간의 권력이동과 분쟁, 그리고 새로운 거점 등장이최근 인천문화계의 흐름이라는 것. 장 대표는“인천권의 아트플랫폼과 부평권의 아트센터는 열린 장과 교차로의 창조공간이라기보다 플랫폼과 센터라는 어감으로 채색된 문화권력을 위한 파놉티콘(원형감옥)처럼 느껴진다”며“문화예술계의 자기성찰을 위한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생각돼 캠퍼스라는 정체성으로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예술·공공·지역이중심이 돼야
덤터기(?)로 대표를 맡게 됐지만 그는‘플레이캠퍼스’를 열자마자 개관 기획공연 <크리스마스 트릭>을 시작으로 문화예술아카데미 <소설로 읽는 세계경제와 인천의 비전>, 뮤지컬 <프리치, 신의 말씀>, 아마추어극단운영 프로젝트 <연극마실_무대에서 놀다> 등을 잇달아진행시켰다. ‘플레이캠퍼스’의 목표인‘지식창조’와‘지역연대’, 그리고‘리더양성’을 위한 초석 다지기인 셈. 올 3월부터는 영리사업과 더불어 공공사업 또한 집중해 진행할 계획이다.그 중 하나는 인천문화생태계의 허파라 할 수 있는‘배다리헌책방마을’의 역사문화마을 만들기에 참여하는 것이고,나머지 하나는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문학과 결합된 예술교육프로그램을 통한 리더양성이다. 문화예술도 지식기반이 취약하면 창조성이 결여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특히 지역문화예술은 역사의식과 공공의식이 없으면 자본시장에 편입돼 상품으로 유통되다 소비될 뿐 문화로 공유되지 않기 때문이다.‘플레이캠퍼스’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결합된 지역문화콘텐츠를개발해 이들의 레퍼토리 작품 생산과 수익구조 창출을 1차 목표로 정했다. 현재 이곳은 공연장옆에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집단창조성을 강화, 콘텐츠 생산의 장으로 활용하고 그 역량을 지역주민과 나누는 중이다.장 대표는“대중들은 당장의 현실적인 이해관계 외에는 관심을 갖기 어려운데도 지식인이나 예술가들이 철학이나 미학으로부터 출발할 때가 많다”며“원칙과 목적은 견지하면서공감과 참여의 장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앞으로 유명배우가 서고 싶은 무대보다 위대한 예술가가처음선무대, 플레이캠퍼스를만들고싶다고한다.“ 꼭예술가가 되지 않더라도 플레이캠퍼스를 통해 문화와 예술이일상과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게 하는것, 이를 통해 현실에 대한 비판과 유머를 발휘할 수 있게끔배우고 나누는 곳이 되도록 하고 싶다”는 장 대표. 그의 소박한 바람이 인천문화예술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