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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4 |
[문화현장] 조선의 궁궐과 경기전-유리건판 사진전
관리자(2010-04-01 18:59:38)
조선의 궁궐과 경기전-유리건판 사진전 (2월 23일~4월 25일) 국립전주박물관 빛바랜 사진 속 남겨진 비운의 나라 빛바랜 사진 속, 한 부부가 보인다. 앳된 얼굴 그리고 형형한 눈빛.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과 영친왕비다.올해는 경술국치를 당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때 그 시절은 여전히 아픈 역사로 남아 있다. 찰나의 순간으로 기억된 비운의 나라 왕조시대, 왕이 머물던 궁궐은 나라의 국력과,왕의 권위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하지만 일제에 국권을 뺏긴 조선의 궁궐은 철저히 훼손되고파괴됐다.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선의 궁궐과 경기전-유리건판 사진전>은 망국의한을 고스란히 간직한 조선시대 궁궐에 대한 전시다.이번 전시는 올해 20주년을 맞은 국립전주박물관의 특별전으로 기획됐다. 일제에 의해 훼손되기 전 조선왕조의 궁궐과 태조 어진을 모신 경기전의 본래 모습을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전시 사진 중 비교적 이른 시기에 촬영된 것은조선시대 궁궐의 모습을 원형 그대로 전해주는반면, 1920~30년대에 촬영된 사진은 일제의 의도에 따라 철거되고 훼손된 궁궐의 모습을 담고있어 식민지로 전락한 조선의 한을 그대로 보여준다.이번에 전시되는 사진은 90여 점.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서 찍은 유리건판 궁궐 사진 800여장 가운데서 엄선한 것이다. 유리건판은 빛에감응하는 감광제를 유리판에 바른 후 건조시킨것을 말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흑백사진필름유제의 원형이며, 유리원판이라고도 한다.이 유리건판 사진들은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의고적, 유물, 인물, 풍속 등을 망라해 조사·정리하면서 남긴 자료다. 여기에는 일제와 광복 이후사회적, 문화적 혼란기를 거치면서 잃어버린 우리 역사의 구체적 단편들이 담겨 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이 어떻게 왜곡되고 파괴됐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인 셈이다.특히 경복궁의 일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조선총독부 청사를 세운 뒤 촬영한 사진은 그 대표적인 예다. 현재 덕수궁에 있는 자격루가 원래는창경궁에 설치돼 있었던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사진도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을비롯해 창덕궁·창경궁·경희궁·덕수궁 등 5대궁궐의 원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금은 사라지거나 변형된 궁궐 내 각 전각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순종 황제의 아들 영친왕 내외의모습도 담겨 있다.아울러 지난 2008년 화재로 사라진 숭례문의모습을 1910년대에 담은 사진 2점도 볼 수 있다. 망국의 한을 되새기다 전주지역의 조선왕실 관련 유적인 경기전과 조경단의모습을 담은 사진도 전시됐다. 경기전은 태조의 어진을모진 진전으로, 1410년에 창건돼 올해로 창건 600주년을 맞이한다.조경단은 전주 이씨 시조 이한의 묘소. 1899년 5월고종 황제가 단을 만들고 제사를 지내며 성역화한 곳이다.경기전 정전, 내삼문, 외삼문의 모습과 경기전 내 조경묘, 조경단의 전경 등의 옛 모습을 살펴보다 보면 찬란했던 조선왕조의 모습이 아닌, 기와 위 무성한 잡초가눈에 띈다. 주권을 빼앗긴 나라, 더는 애써 가꾸고 다듬을 수 없어 돌아서야 했을 궁궐의 모습이다. 하지만 비단 궁궐뿐일까. 섬기던 나라와, 항상 쓰던 말, 함께 살아온 민족. 그 모든 것을 향해 더는 손 내밀 수 없던 조선민중의 안타까움만큼, 잡초는 무성하게 자라있다.최근 조선의 마지막 황녀‘덕혜옹주’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 경술국치 100년 만에 되살아난 덕혜옹주의 비극적 삶이 후손들의 가슴을 울리는 이즈음, 이번 전시에서는 어릴 적 덕혜옹주의 모습을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4월 25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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