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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8 | [특집]
따로, 또 같이 편견 허물기 '장애인과 오지마을 여행'
장경진 마당 기획실(2003-09-05 11:39:17)
일주일 내내 내리던 비가 잠깐 개었던 7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환한 표정의 그들을 연꽃이 한창인 덕진공원에서 만났다. 2001년 온라인에 그 터를 닦고 1~2년 가까이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장애인과 오지마을 여행(http://cafe.daum.net/wonsiin007)' 호남지부의 식구들. 조촐한 대여섯명의 식구가 이른바 '벙개'라고 칭하는 소모임에 참석했다. 오밀조밀 대여섯명이 모인 작은 그룹 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비율만으로도 오지마을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다. '장애인과 오지마을 여행' 동호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정기적인 여행을 떠나는 전국단위의 온라인모임이다. 전국 900여명의 회원들이 지역별 지부로 나뉘어 활발한 활동하고 있는 이 동호회는 장애인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것 이외에도 부모님을 따라나선 어린아이부터 부부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지리산, 장수, 군산, 보길도, 담양, 고창 등 지금까지 여행한 여행지도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운영진들끼리 회의를 통해 여행지를 선별하지만, 평회원들의 추천을 받아서 여행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문화재 중심의 답사여행과 같은 주제를 가지고 떠나는 테마여행도 그들이 내세우고 있는 또 하나의 특징으로, 지난 4월에는 대나무를 테마로 해 담양 대나무여행을 다녀왔다. 타지역에 비해 경기권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호남지부도 회원들간의 끈끈한 정을 바탕으로 활기찬 모임을 꾸려가고 있다. 지부별로 움직이는 동호회지만, 1년에 한 두차례 전국단위 여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운영진 모임도 운영하는 등 동호회 활동이 알차고 체계적이다. 생각과 실천을 '의식'해가며 만나는 장애인과의 여행이 아니라, '장애인과 오지마을 여행' 동호회는 굳이 장애인과 함께 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그냥 여행이 좋아서 가입했다는 한 회원의 말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자유로운 분위기는 오프라인 모임 뿐 아니라 많은 수의 장애인들이 함께 참여하고 활동하고 있다는 온라인 모임 안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교통사고로 신체장애를 입은 김남열(원이)씨는 "갑작스런 사고로 찾아온 장애 때문에 어두웠던 성격이 동호회 활동과 여행을 통해서 많이 밝아졌다"고 말한다. 동호회 활동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단단한 벽을 허물고 여행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장애인과 오지마을 여행' 식구들. 그들은 타 지역에 비해 회원수가 적어서라고 말하지만 인원수보다 활동하는 회원들의 열정만으로도 그들의 모임은 다른 모임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만개한 덕진공원의 연꽃 마냥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그들을 보면서 어쩌면 장애인은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는 바로 우리 자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 기획실 장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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