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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5 |
[저널초점] 전주한지, 새로운 천년을 꿈꾸다 4
관리자(2010-05-03 18:50:43)
전주한지, 새로운 천년을 꿈꾸다_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사업 전주한지, 굴곡진 조선왕조를 품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에서부터 조선 철종 때까지 25대 472년간(1392∼1863)의 역사를 편년체(編年體)로 기록한 역사서다. 그 수량만 해도 1,893권 888책(책은 요즘의 권을 나타내며 권은 장이나 절에 해당한다)에 이른다.조선시대 사회, 경제, 문화, 정치 등 각 방면의 역사적 사실을 망라하고 있으며 진실성과 신빙성도 매우 높은 기록으로 평가 받는다. 이 같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3년에는 국보 151호로 지정됐고,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조선왕조실록’은 전주와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전주만이 유일하게 실록을 지켜냈다. 왜적의 침입소식을 들은참봉 오희길과 유상 손홍록이 실록을 정읍 내장산으로 옮기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것. 이후로도 사고의 실록들은 소실과 보수, 재출간의 과정을 거치면서 20세기 초까지 태백산, 정족산, 적상산, 오대산의 사고에 남아서 전해내려 왔다. 전주한지로 새롭게 태어난 전주사고본 최근‘조선왕조실록’의 유일본인‘전주사고본’이 첨단 한지기술을 통해 전주한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전주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추진하는‘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사업’덕분이다. 조선시대 전주사고에 보관됐던 태조~명종까지의‘조선왕조실록’614책, 5만3천102면(쪽)의 원본과 똑같은부본(副本)이 전주한지로 재현됐다.(사)한국고전문화연구원과 전주시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사업에는 사학·서지·한학·국문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전국 단위의 한지 생산업체가 참여했다. 특히 보다 정확한재현을 위해 규장각으로부터 이미지파일을 받은 뒤, 전주한지에 모양 크기 글씨 표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원형대로 복구작업을 했다.‘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은 실록의 영구보존을 위해 밀랍으로 도포해 황변화 현상이 심각한 상태. 때문에 복본은밀랍 도포 이후 탈색 오염된 부분을 제거, 실록 제작 당시의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 제작했다.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영구기록보존매체로서의 한지의가능성을 입증, 전통한지를 이용한 산업화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방안이다. 전통한지의 산업화 가능성을 보다 조선왕조실록 본본화 작업은 현재 태조~세종실록 206책까지 진행됐으며, 이달 말 경에 1차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2008년 11월 사업을 시작한지 1년 4개월 만에 맺은 소중한 결실이다. 책은 가로 31.8cm×세로 54.2cm 크기로, 206책 1만 5558면(페이지) 규모. 그 중 세종실록이 153책으로 가장 많다.1차 사업에는 전주지역의 천양제지 비롯한 전통한지원, 천일한지, 성일한지가 참여했고그 외 지역에서는 장지방(경기 가평), 신현세한지(경남 의령), 문경한지(경북 문경), 청웅한지(임실 청웅), 덕치한지(임실 덕치)가 함께했다. 한지 제작 방식은 일제시대 이후 보편화된 가둬뜨기(쌍발뜨기) 방식이 아닌 흘림뜨기(외발뜨기)라는 전통방식을 차용했다.특히 이번 사업의 경우 그동안 전통적으로 장인들의 역량에만 의존했던 한지의 생산방식을 탈피해 일정한 품질과 생산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생산될 모든 기록문서의 표준안으로 적용돼 전통한지의 산업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이와 함께 글씨가 바로 흡수돼지 않아 인쇄가 불가능했던 한지에 미래영상(대표 김석란)의‘덧씌움’이란 특허기술을 원용, 전통한지 인쇄화에 성공하며 한지 산업화의 새로운 가능성도 제시했다.글자를 수정하는 이미지 보정작업의 경우 원형 훼손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같은 획을찾을 수 있는 글자에서 본따 옮기는 정도로 진행됐다. 표지 역시 감색 비단 및 능화문 장지를활용해 전통적 방식으로 구현했으며, 선장에 사용되는 명주실의 색상과 선침 개수도 원본과동일하다.전주시는 이번 달 말 1차 사업이 완료되는 대로 2차년도 사업에 돌입, 조선 문종~명종실록 408권의 복본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수매절차와 전문기관의 물성검사 과정을 거쳐 천양제지, 전통한지원, 천일한지, 성일한지, 용인한지, 대성한지와 장지방, 문경한지, 청웅한지, 덕치한지 등 10곳을 선정했다. 2차 사업 역시 1차 사업과 마찬가지로 국비와 시비등 5억원을 투자, 이르면 오는 11월 말경에 마무리할 예정이다.시는 복본화 사업이 완료되면 애초 실록이 있었던 경기전 내 전주사고와 유물전시관에 보관해 시민들에게 교육용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조각까지 채워지길 바라며 ‘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사업’은 조선왕조의 본향이자 완판본의 고장인 전주에서 이뤄낸 뜻깊은 성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태조~명종실록의 복원에 대해 적지 않은 아쉬움을 드러내는게 사실. 전주시청 한스타일과 오길중 계장은“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전주사고본(태조~명종실록)에 의미를 중점적으로 뒀기 때문”이라며“철종실록까지의 작업에 대해서는 추후고려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이번 사업은 조선왕조실록의 유일본인 전주사고본을 한지로 복원함에 따라 전주한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며“이를 통해 전주한지산업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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