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5 |
옹기장이 이현배의 생활의 발견
관리자(2010-05-03 18:54:32)
손님
이 옹기장이에게‘마을’의 의미는 각별하다. 옹기는 옹기고 옹기일은 마을일이었기에 옹기를 제대로 하려면 마을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꼭 그만한 공간에서 삶을 이루어 온 마을의 정신적 의미는 공동체성과 아나키즘이리라. 마을로 대표되는 농촌사회는 여전히 이 마을을 기본단위로 하여 지역사회를 구성하고 있지만 현실은 거의 이름뿐이다. 하여 요즘 농촌사회의 어려움과 도시사회의 비문화화, 삭막함으로 도농교류를 이야기하지만 공허하다.그보다는 공동체성만 놓고 본다면 도시민이 거의 회사인간으로 구성된 만큼 회사공동체와의 교류에서 상호 공동체문화 교류가 가능하지 싶다.그러기에 이번에 기업의 사회 환원활동의 하나로 제안받은 문화유산보존을 위한‘장인후원사업’이 반갑다. 그러한 인연으로 내일 그 단체 회원들의 문화유산답사를 맞이하게 되었다. 답사 때마다 제목을 붙여왔다고 해서‘백제, 빛과 그림자’라 하자고 했다. 강의를 미술사와 사진작업에 밝으신 분께 부탁드렸기에 우리 지역문화가 사진기계의 빛과 그림자로 재해석되어 설명되어도 좋겠다 싶었다. 또 우리 지역이 백제문화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거의 그림자를 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빛으로의 치환은 무엇일까 하는 문제의식도 담아보았다.얼마 전 사전답사 때 사무국에서 백제문화를 이야기하기에는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이 미약하다고 느낀듯했다.그리고 점심식사를 정하지 못하여 난감해하는 거였다. 그래 옹기점에서 점심을 다음과 같이 준비하게 되었다.
사)예올, 문화유산답사와 점심식사 준비
저는 진안고원 무진장(무주군, 진안군, 장수군)의 가운데쯤 되는 장수 장계에서 나고 자랐으며, 이제는 진안 백운에서 옹기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저에게 익산,백제는 참으로 먼 곳의 먼 이야기입니다.고원이라는 지형적 특징은 나름의 생활문화를 형성해왔다 하겠습니다. 이에 여든아홉 장모님의 지역적 삶과이 옹기장이로의 삶에 준하여‘김장김치와 간장, 된장,고추장’을 중심으로 점심을 준비하겠습니다. 별스럽지 못한, 조촐한 것도 아니고, 소박한 것도 아닌 그냥 일상 그대로 맞이하고자 합니다.이 지역의 맛은‘맑은’쪽이랍니다. 바다가 먼 산간지방이라 식재료가 농산물 위주인 것과 전통적으로 남녀가 논일과 밭일을 함께 하기에 조리시간이 짧아 맑은 맛을 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장모께서는 오일장에서 오랜세월 국밥장사를 하셨기에 조리시간이 길지만 그래도 맛은 맑은 쪽이랍니다.무진장 지역은 겨울이 빨리 오고 봄이 늦게 옵니다. 그리고 일교차가 크답니다. 하여 농작물의 조직이 치밀하여찔금하면서 저장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 김장김치를 오래 먹게 되는데 부재료가 적게 들어가 조직이물러지는 것도 더디게 해준다하겠습니다.꼭 이때까지 김장김치를 먹게 되고, 시어진 김치를 시래기로 하여 된장국을 끓여 먹게 된답니다. 그러면서 이제 나기 시작하는 봄나물을 먹게 되는데 고추장을 곁들여비빔밥으로 하겠습니다. 맑은 토장국수하고요.지난번 사전답사 때 점심 때문에 곤란해 하시더군요.사실 우리가 전통적으로 밥을 나눠먹었지 팔고 사던 게아니다 보니 여전히 밥을 파는 행위가 서툴러 그러지 싶습니다. 그래 저희가 자리도 불편하고 그릇도 적절하지않지만 그냥 이대로 준비해 보겠다고 하게 되었습니다.그러니 이 작은 상차림을 식사를 통한 지역적 삶의 이해정도로 여겨주시고 좋은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2010.04.15 솥내마을 손내옹기 옹기장 이현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