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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5 |
[문화현장] 극단 명태 <부치지 못한 편지>
관리자(2010-05-03 18:56:49)
극단 명태 <부치지 못한 편지> (4월21~22일)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적어도‘잊지는 않을 것’같습니다 죽었기 때문에 잊히는 것이 아니다. 잊혔기 때문에 죽은 것이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그러나 용서를 비는 이도 없고, 기억하는 이도 없다. 침묵하고 잊어가는 우리들. 때문에 주인공 김백식은 살아도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다.잊혔기 때문에 죽어버린 수많은 사람들이 남아있는 이곳. 2010년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대한민국(大恨民國)이다. 극단 명태의 연극 <부치지 못한 편지> 지난 2010년 4월 21일부터 22일까지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극단 명태의 연극 <부치지못한 편지>가 공연됐다. 최정 씨가 작품을 쓰고, 최경성 씨가 연출을 맡은 연극 <부치지 못한 편지>는제26회 전북연극제 출전 작품.<부치지 못한 편지>는 일제시대 태평양전쟁에 강제로 동원된 후, 신경장애를 얻어 지난 2000년 사망할 때까지 고통의 나날을 보낸‘김백식’이라는 실존인물의 일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번작품을 통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역사의 비극을 말하고, 동시대에 살고 있는 또 다른 김백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반세기 전의 아픔을 우리가 쉽게 잊으며 살아가는 동안, 대한민국 이 땅 어디에선가 혹은 먼 타국 어디에선가 여전히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뒤돌아보고싶다고 밝혔다. 적어도‘잊지는 않을 것’같습니다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은 LLT(Looking forLost Time)요원들의 익살스러운 모습에 여러 번 폭소를 터뜨렸고, 주인공 김백식과 그의 아내인 정순덕의 대사, 과거회상 신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연지홀의 규모 때문인지 간혹 대사 전달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고, 음향이 멀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역사가 만들어 낸 비극과 그 비극으로 희생된 주인공 가족의 아픔을 표현한 연극은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이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공연이 끝나고 연지홀을 빠져나가는 관객의 반응은대체로 슬프면서도 먹먹하다는 반응. 적어도 60년전의 비극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지 못했고, 또한 이미 돌이킬 수없는 역사의 비극과 그럼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아픔을 바라보며 안타까움 느꼈다고 한다. 전주시 효자동에 살고 있는 김성훈 씨(23)세는 이번 공연에 대해“공연을 보는 동안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잊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 소감을 밝혔다. 한일합방 100년? 아니 강제 병합 100년! 2010년은 대한제국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병합되고 식민지가 된 지 100년이 된 해다. 35년간의 일제식민통치가 끝나고 그보다 긴 시간동안 광복된 조국에서 살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온전히 그날의 비극을이겨내고, 아픔을 치유했을까. 연극 중간에 대한민국의 역대 위정자들의 모습이 여럿 지나가기도 하지만,그 시간동안 우리는 비극을 잊어만 간 것이 아닐까.비극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편지가 여전히 뜯어볼 사람이 없는‘수취인불명’의 편지로 남아있는 한우리는 여전히 대한민국(大恨民國)의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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