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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6 |
[서평] 『4천원 인생』
관리자(2010-06-03 11:11:43)
『4천원 인생』 우리시대의 불편한 현실을 드러내다 - 전준형 전북인권교육센터 소장 언론에서 노동을 다루는 세가지 패턴이 있다고 한다. 첫째 노사분규 현장을 다룬다. 왜 파업을 했고, 공권력은 언제 투입할 것인지 보도한다. 여기서 노동은 갈등이다. 둘째, 숫자를 다룬다. 노동부, 통계청 등이 발표하는 실업자, 빈곤계층 등의 수치를 다룬다. 여기서 노동은 숫자다. 셋째정책을 다룬다. 정부, 국회, 노동단체 등에서 내놓는 실업 대책을 다룬다. 여기서 노동은 규범과 조항이다. 『4천원 인생』에서 다루는 노동은 불편한 현실을 다루는 노동이다. 오직 노동자의 감정과 경험과 일상을 드러내는 현실을 다룬 이야기다. 가끔 노동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정작 노동자는 빠져 있었는데『4천원 인생』은 불편한 현실을 다룬 노동자의 이야기가 담아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말하다 『4천원 인생』은 일할수록 가난해진다는 비정규직, 아무리일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는 워킹푸어(Working Poor)의 현실을 한겨레 4인 기자가 체험한 이야기이다. 경기도 안산의 가전제품 공장, 서울의 갈빗집과 인천의 감자탕집, 경기마석의 가구공장, 서울 강북의 대형마트 등 비정규직의 삶의모습을 고단한 노동자의 눈으로 살펴보며 쓴 노동일기이다.2009년 3월 기준으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사회의 비정규직은 858만 명으로 파악되었다. 한국은 OECD 가입국 중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53~54%로OECD 평균 30%를 훨씬 상회하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헌법상의 기본적 권리인 노동 삼권이보장되기는커녕 온갖 차별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분명 사람인데 기업이 이윤확대를 위해 비용절감을 추진하는정책이 비정규직 확대정책이며, 이는 국가차원에서 뒷받침해주고 있다.비정규직 법률이 있다. 2006년 11월 30일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통과된 비정규직 관련 삼법(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노동위원회 법률)이 그것이다. 노동계는 이 법이 비정규직의보호입법이 아니라 비정규직 확산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실제 이후 노동현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노동현장에서는 차별적 요소가 강한‘간접 고용화 현상’이 나타났다. 파견근로와 용역근로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 이것을 증명한다.또한『4천원 인생』에서 나타나고 있는 비정규직의 비율에서 여성노동자가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너무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은 644만여 명의 임금노동자 중에서 정규직이 208만 7천여 명(32.4%), 비정규직이 435만 5천여 명(67.6%)으로 나타난다.“식당아줌마로 불리는 비정규직 여성은 늘 사장을, 손님을, 남성을 받들고 챙기고 돌봐야 한다. 돌봄노동과 감정노동은 여성노동자에게 당연한 듯 요구된다. 손님은 음식점에 와서 음식을 구매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식당 아줌마가 돌봐주길바란다. 자신을 보며 미소 짓고 정답게 굴길 원한다.”『4천원 인생』에서 나오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설명이다. 비정규직 노동은 동일노동과 차별임금·저임금 구조이다.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가 50% 수준에서 구조화되고 있다.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약53.1%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임금격차가 구조화되고있고, 임금 불평등은 2001년 4.8배에서 2005년 5.4배로증가한 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OECD 국가 중임금 불평등이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2005년 4.5배)보다 한국의 임금불평등이 극심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노동문제, 노동의 인간성부터 찾아야 이와 같은 현실에서『4천원 인생』의 기자들은 비정규직·워킹푸어의 현실을 우리사회가 있는 그대로 느끼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진지하게 다시 시작해주기를 바람이 담아 기록했다.저자는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명인간으로 비유한다. “마트노동자에겐 하루를 일하건 10년을 일하건 그들은 그냥 점원이다. 승진은 없고, 월급 호봉이 올라가는 일도없고, 매출이 오른다고 보너스를 받는 일은 더구나 없다. 그들은 서로 여사님과 형님으로 치켜세운다”며 마트노동자는투명인간이며. 그림자와 같다고 설명한다. 또한“마트노동은기립노동이며, 먹이사슬 노동이며, 히치하이커 노동이다”며“대형마트의 전투장에서 그 어떤 노동자도 이기지 못한고 매일 지기만 해 결국 승리는 항상 마트의 차지한다”고 마트노동자의 처지를 서술한다.『4천원 인생』에서 이주노동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불법사람의 노동에 대한 안전장치는 약국에서 산 마스크가 전부이다. 톱밥먼지와 화공약품 때문에 공장사람들은 커피를 하루에 네댓 잔씩 마신다.”외국인노동자의 영혼 없는 노동의현실을 보여준다. 그들은 하루 12시간 노동과 1주에 6일씩잔업을 하지만 참다 키워온 병은 병원비 때문에 엄두도 못내꿈과 가족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보여준다.마지막으로『4천원 인생』에서는 막장노동이라는“아침이두려운 9번 기계, 투자 없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자리 용역노동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파견노동자는 침묵으로 노동한다. 바람처럼 왔다 이슬처럼 떠나는 섬이 돼버린 비정규직남성 노동자들은 하루 11시간을 홀로서서 일하며 홀로 곱씹고 담금질하고 있다.2000년대 한국의 노동문제의 현장은 대공장이 아니라 수도권의 중소 규모 작업장들, 대형마트 골프장, 초·중·고·대학교, IT업체,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같은 서비스 영업장이다. 이들 모두는 비정규직 노동의 현장이다.박권일『88만원 세대』저자는 비정규노동이라 하지 않고불안노동(Precarious Labor)이라 부른다. 그는“정규직/비정규직이라는 구분만으로는 만성적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오늘날의 노동자들의 처지를 총체적으로 표현하기 어렵다고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또한“불안노동의 전면화를 상징하는 신조어 프리캐리어트(불안노동자)가 유럽을 넘어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비정규노동이라는 용어보다 불안노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한국의 현실을다른 사회에서보다 간명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불안노동이라는 말이 물질적 처지뿐아니라 실존적 불안에 늘 시달리며 점점 황폐해지는 영혼의상태까지 드러내주기 때문”이라며 이 시대 노동의 특징으로불안노동을 사용한다.유령노동, 불안노동, 영혼 없는 노동으로 치부하는 비정규직·워킹푸어의 이야기를『4천원 인생』은 정치인, 전문가,기자에게 고민과 대안으로 제시해 준다. 전준형 전북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한일장신대 NGO 대학원정책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전북인권교육센터소장,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 이사, 무지개작은도서관 관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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