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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6 |
[신귀백 영화엿보기] 아이언맨2
관리자(2010-06-03 11:18:43)
엉키는 플롯, 명쾌한 캐릭터 <아이언맨2> ▶▶기대를 배반하는 자동차에는 남자들의 로망이 있다. 배트맨 시리즈 <다크 나이트>의 브루스 웨인이 타던 람보르기니를 만지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들은 그 세워둔 차 앞에서 사진이라도 찍고 싶다. 달리는 그 보석 덩어리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서민들은비루한 인간들끼리 벌이는 감정놀이보다는 부자들이 등장하는 상류층 화면을 즐긴다. 상류층이 가질 수 있는 고결, 절조, 지혜나 충성보다는 재벌가의 럭셔리한소품의 눈요기가 드라마를 보는 목적일 수 있다. 거기다 높은 신분을 가진 그들의욕망이몰락하는지점에서카타르시스를느낀다.‘ 과연부자에게닥친불행은부당한가?’에는 별 관심도 없고 그들의 불행 역시 그리 안타깝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이다.그러나, 좋은 시나리오는 항상 관객의 인지상정을 배반한다. <아이언맨> 1편이 그랬다. 가진 것이라곤 돈과 매력, 유머밖에 없는 시건방의 대가인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불행극복과 그 개과천선에 마음을 뺏긴 지 2년이 지났다. 진지하지 않은 히어로, 욕망에 더 투철한 눈빛을 가진 새로운 영웅의 출현은 매력적이었다. 강한 동기와 실천력을 갖춘 부자가 겪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위험이 곧 우리의 위험이라는 착각이 들었고 재벌 CEO의 슈트 개발이 마치 내것처럼 여겨졌다. 촛불로 한참 광화문을 달구던 2008년 탄생했던 슈퍼 히어로그 오빠가 다시 돌아왔다. 처음부터 속편 만들 거란 뻔뻔함으로 시작한 영화였는데, 영리하게도 맞춤하게 월드컵 축구 중계하기 전에 찾아왔으니….럭셔리 스포츠카를 수집하며 슈트 개발에 몰두하는 장면도 그럴 듯했지만 전편 <아이언맨>에서 제일 인상 깊은 부분은 역시 마지막 커밍아웃 장면이었다.처음에 뜸들이지만 이내 곧 폼 잡고, “나 아이언맨이야. 어때, 이해해 줄 수 있지?”하는, 관객들의 기대를 배반하는 그 뻔뻔한 캐릭터가 밉지 않았다. 생계에시달리는 스파이더맨과 슈퍼맨 거기다 배트맨까지 정체를 숨기느라 애인과 엇갈리는 순간이 비일비재하고 스트레스가 쌓였는데…. 아이언맨은 과거의 트라우마가 어떻고, 그런 것 없다. 거참, 요즘 세상에서 커밍아웃하면 사람 잃는 것이 기본인데 신영웅께서는 우선 터뜨리고 본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말하지 못하는 자길을 떠나던데, 이 슈퍼 히어로는 엘에이 바닷가 언덕 말리부 대저택에 편히 거하신다. ▶▶노는 히어로 이 돈키호테 히어로는 타임지를 비롯한 각종 매체에 표지를 장식하며 강구연월의 세월을 즐기신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아 더욱 크게 키운 회사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아이언맨의 등장으로 국제정세의 안정에 힘입어 회사의 주가도 최고상태다. 그래서 회사의 운영권까지 수석 비서였던 페퍼 포츠(기네스 펠트로우)에게일임하고 고달픈 CEO에서 벗어나 그는 한 마디로, 논다. 별로 신상이라 내세울것도 없는 런칭행사를 쇼비지니스로 만들면서, 벗은 미녀들 앞에서 신기술과 병기를 소개하는 꼴이라니. 겸손이란모르는 이 남자는 자기 때문에 사람들이 잔디에서 편하게아이스티를 마신다고 생각한다.정부나 귀족들의 연예인으로 끌려 다니기보다 자기 놀고싶을 때 노는‘히어로 루덴스’로 그는 삶을 즐긴다. 즐길 줄안다. 가스나들과 광선으로 술병 깨기 파티를 즐기는 그에게‘술꾼의 품격’그런 것 없다. 슈트 입은 채 술에 취해 쉬아를 하고 몸을 부르르 떨면서 오히려 오줌이 필터로 정화된다고 큰소리친다. 삶의 재미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유희적 존재로서의 망가지는 영웅이라니! 질서를 가져오는존재가 질서 속에 머물지 않는 자기목적 활동 측면이 강한영웅이니, 새롭다. ▶▶과다 갈등의 플롯 군산복합체 군수회사의 사장님으로 무기 개발보다는 인공 숲, 풍력발전 등 나름대로 평화로운 세계에 적응하던 히어로에게 세 가지 불행이 찾아온다. 첫째, 가슴에 원자로를달고 사는 그에게 혈중독성 수치가 날로 올라가는 것. 팔라듐에 중독되어 엽록소가 부족한데 방법이 없다. 둘째, 국회국방위 소환장이 날아오는데, 위원회는 그가 개발한 슈트가‘창’이라고 말하는 것. 위험한 기계의 국가 귀속을 종용하면서 북한과 이란 같은 나라에 무기가 넘어가면 큰일이라는 경고 속 화면에 한글이 나오는 설정은 조금 껄끄럽다.하지만 스타크는 이 레전드 아이템이 장비 즉‘방패’라고되받아친다. 하이테크 인공 신체를 통해 미국이 안전한데뭘 더 바라냐면서 국회 청문회장을 개그콘서트 녹화장으로만드시는 히어로.세 번째가 제일 골치다. 군수산업의 만년 2인자로 열등감을 가진 저스틴 해머가 러시아 악당과 결합하는 것. 모스크바 눈 내리는 골목 초라한 연구실에서 한 사나이가 스타크의 꼴사나운 짓거리를 CNN 뉴스로 지켜보고 있다. 아이언맨의 슈트 원천기술을 스타크 가문에 빼앗긴 후 쓸쓸히죽어간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해 온 위플래시(미키루크)는슈트의 원천 기술 개발에 성공, 치명적인 무기를 들고 직접토니 스타크를 찾아 나선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 같이돈을 불태우는 아이러니한 인물 대신 엄청난 근육과 문신에 구식 금니, R 사운드를 권설음으로 발음하는 그는 제법공들인 캐릭터로 괜찮은 쾌감을 선사한다. <나인 하프 위크 1986>의 섹시스타에서 <더 레슬러>를 통해 연기파 배우로 제2의 전성기를 펼치시는 미키 루크의 모습, 반갑다.스타크는 1편의 스포츠카 컬렉션에서 이참에는 F-1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직접 경주용 차에 올라타는 레이서가된다. 이 뺀질이 슈퍼 히어로는 아우디제 슈퍼카를 타고 트랙을 돌던 중 거기서 글래디에이터 의상의 위플래시에게전기 채찍을 맞아 슈트가 엉망이 되고 영웅 이미지는 추락하고 만다. 그래도 새롭게 개발한‘휴대용’슈트 마크5를이용하여 간신히 위험에서 벗어나는데…. 알고 보니 그는부친의 라이벌 아들이었던 것. 한편, 이 과정을 지켜본 무기업자 저스틴 해머는 아이언맨에 맞장 뜰만한 러시아 괴물의 위력을 간파하고 그를 몰래 감옥에서 탈출시켜 자신과 손잡을 것을 제안한다.군중은 냉정하다. 위플래시에게 수모를 당한 이후 이 영웅은 국제적 조롱거리가 되고 슈트는 군대에 넘겨지고 만다.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스타크는 감옥에 갇혀 있는 줄 알았던 위플래시가 저스틴 해머와의 공조상태에 있음을 깨닫고서는 이내 정신을 차린다. 17세에 MIT를 수석졸업한 천재답게 최강의 위력을 지닌 새 슈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 그 사이, 저스틴 해머는 새로운 무기 발표 엑스포를 개최하는데. 거기서 새로 개발한 역삼각형 원자로를 단‘마크6’를 입은 아이언맨은 위플래시가 원격 제어하는 로봇들과 제대로 한 판을 벌인다. 애들이 좋아할 눈요기스펙터클이지만 어른들은 갈등의 선이 여러 가닥이어서 전편보다 더 혼란스럽다고 느낀다. ▶▶플롯보다 캐릭터 이야기의 구성보다는 캐릭터 묘사에 더 신경을 쓴 영화다. 두 번 보면 그리 복잡할 것도 없지만 한 번 보고 마는영화로서는 플롯이 깔끔한 것은 아니다. 이 명백한 악당 위플래시가 깨고 부수고 하는 시각적 쾌감 외에 특별히 카타르시스를 줄 만한 것이 없기에 가죽옷 입은 미녀 블랙 위도우(스카알렛 요한슨) 하나를 보너스로 추가했다. 기네스 펠트로우의 우아함만으로는 장사가 안 되겠다 싶은 감독은법무팀 직원으로 채용된 블랙 위도우를 스타일리시한 가죽옷을 입혀 여성 캐릭터의 확장을 시도하지만 아크로바틱한무술을 한다고 해서 매혹을 주지는 못한다. 성적 충동을 흘리는 가죽옷 입은 여전사가 보여주는 화끈한 액션을 여러카메라의 각도로 보여주는 숏은 서비스 신에 불과하다. 거기다 기관포를 발사하는 로봇 워머신의 더블 어택 역시 만화적 캐릭터를 넘기는 힘들고.재벌 아니면 슈퍼 히어로마저 되기 힘든 더러운 세상이라 욕할 것 없다. 자만 거만 오만을 가진 인물이 스스로 권위와 엄숙을 깨부수는 것만으로도 영웅 아니겠는가? 고독과 긴장을 주는 희생적 팀플레이어 <배트맨>도 멋있지만<아이언맨>의 창의적 플레이도 좋지 아니한가? 최첨단 기술력으로 완성된 아이언맨의 업그레이드 슈트가 날기는 쉬워도 아직 착지가 민첩하고 자연스럽지 못함은 아직 이 영웅이 확고한 히어로의 대열에 서지 못했다는 반증일 것. 하지만 영웅의 패러다임을 바꾼 21세기 하이테크 히어로 팝콘영화니 가볍게 즐기시라. 또한 핵융합을 집안 연구실에서 한다고 나무라지 마시라.그의 몸이 길항작용을 일으키는 독성수치 문제의 해결을갑자기 어떤 조력자가 등장해 해독제를 준다는 설정은 표사는 사람에게 궁금증을 유발해 다시 극장으로 유인하는낚시에 해당한다. 슈퍼 히어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비밀조직기관인‘쉴드(SEILD)’의 존재를 흘리는 것, 이것은3편에 대한 예고다. 세상 모든 업적에는 우연보다 경제력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이라면 그러려니 하며 킬링 타임에 몸을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터.어차피 우리는 오래도록 저 친구랑 함께 늙어가야 하니. 수양이 부족하기는 그와 비슷하기에 같이 가도 별 부담이 없겠다. butgoo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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