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7 |
옹기장이 이현배의 생활의 발견 - 묘한 인연
관리자(2010-07-05 13:38:03)
옹기장이 이현배의 생활의 발견
묘한 인연
그의 아버지와 나는 같은 이름을 쓰고그는 나의 아버지와 같은 번호를 쓴다.그는 건축가다 .티브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가끔 빌려 쓰는 그런 건축가다. 선물 받은 책은 한옥을 아파트에 적용시킨 연구 작업 성과였다. 그러니까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을 같이 작업하는 건축가다.아주 오래전 나는 그의 아버지 이름과 마주친 적이 있다. 1980년 고2였다. 서울로 가출했을 때였으니 상황이 좀 그랬다. 소공동 롯데호텔 스카이라운지였다.모든 게 처음이었다.서울도/ 호텔도/ 엘리베이터도/ 그렇게 높은 빌딩도/ 그 높은 곳에서 직선으로 내려다보는 것도 처음. 그러니까 내려꽂듯 직시하는, 그러면서 인간을 깨알같이 아주 작게 본 것도 처음이었다.나를 봤다 .나도 저 길로 왔지 하며 나를 거기다 두고 보다가 그러다나를 봤다.그 경험에 당황여 사고의 초점을 잃었고 괜히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번호를 뒤척이게 되었ㄱ, ㄴ, ㄷ, ㄹ…에서‘o’을아, 이, 우, 애…에서‘이’를다시‘ㅎ’에서‘현’을, ‘ㅂ’에서‘배’를 찾아 이/현/배거기 한 뼘쯤 되는 이현배, 그 중 그의 아버지 이름과 마주쳤던 것이다.전날 밤 책에다 내 이름을 받아 그의 아버지 이름을 적으며 당황했다는 그. 그의 명함에서 내 아버지의 번호를 보며 당황하게 된 나. 이런 거였다. ‘이현배입니다’라고 살아왔는데‘이현배입니까’라고 듣게 된. 이현배가 나인지 그인지(그의아버지인지). 이름 이현배가 나에게 상황이 되어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