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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광대, 다시 난장을 트다
관리자(2010-07-05 13:41:32)
광대, 다시 난장을 트다
- 이선철 단국대학교 겸임교수
결국 시장은 가장 지역다운 모습을한 또 하나의 문화공간이다. 그리고 그안에의 주인공은 결국 사람이다. 시장이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곳만이 아니라 지역의 사람들이 소통하고 나누며통합하는 복합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지역의 전통시장을 문화를 통해 활성화하려는 정책 및 지원 사업이많이 시도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 즉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시작으로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과함께 지자체와 다양한 관련 부처에서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장을 돕고자 하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그예이다. 이는 시장이 우리 서민경제의기반이자 지역경제의 중심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 시장이 가지고 있는역사성과 문화성을 살려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있다.그동안 침체되거나 사라져가는 전통시장을 살려보려는 시도가 많이이루어져 천문학적인 액수의 지원이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주로 하드웨어적 개선에만 집중된 시설 현대화사업과 다소 실제적인 상황과 떨어져 있는 상인교육과 경영 현대화가오히려 시장 본래의 정취를 사라지게 하고 상인들의 자발적 호응도 많이 떨어뜨려 그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거나 오히려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는 요소도 있었다는 자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통시장 변화를 꿈꾸다
따라서 최근의 문화를 통한 시장활성화 사업만큼은 효과적인 전략과철저한 사업계획으로 문화가 보다실체적 도구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이런 사업의 결과로 새로운 시장의가치를 강화함으로 지역주민은 물론외지 방문객이나 관광객에게는 시장의 또 다른 매력을 재포지셔닝 할 수있기를 바라는 기대가 일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연이나 축제의 활용, 시각예술과 디자인의 도입, 출판물과 각종 영상물, 그리고창의적이고 참신한 상인교육 등이어우러져 시장안의 상인은 물론 외부로부터의 방문객들에게는 시장의재미를 강화시키고 미디어나 시민들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잘 활용될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 대단히 중요하다.그동안 전통시장에서 문화적인 노력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빈점포를 활용한 예술공간화 작업이나각종 퍼포먼스, 이벤트와 축제 등이있어 왔으나 그러한 것들이 상대적으로 시장의 실질적인 영업이나 상인들과의 협업을 끌어내기에는 다소괴리되어 있는 활동이었음도 사실이다. 특히 예술가와 시장의 만남은 나름 의미있는 시도가 많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에 있어서상인들과의 융화나 실질적인 영업증대에 기여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한점이 많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른바 문화를 통한 시장의 활성화라는목표에 비해 오히려 시장을 활용한문화 활성화라는 식의 접근이 더 강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다.필자는 금년까지 문화부의 주문진전통시장의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농림부의 강릉시의 옥계5일장 활성화사업, 그리고 중기청과 문화부 공동의 춘천중장시장 사업을 맡아 하며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특히 각유형별로 특화시장, 농촌5일장, 도시종합시장 등 대표적인 세 가지 유형을 다 섭렵함으로 그 전략과 시행착오에 대한 어렴풋한 감을 잡게 되었는데 이는 앞으로 문화가 지역의어느 대상으로든 활성화의 도구로쓰이는 상황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동시에 한계에 대한 인식도 뚜렷해지는 자각하게 되었다.
공간의 재발견 : 주문진 수산시장
주문진 시장 프로그램의 경우 한마디로 <공간의 재발견>이다. 시장곳곳에 버려지거나 숨어있는 공간을잘 살려봄으로 시장전체를 하나의문화공간을 탈바꿈시키는 것이 그핵심 과제였다. 방치된 옥상에는 간이무대가 설치된 꽁치극장, 외진 입구의 외벽에는 지역주민이 직접 그린 벽화, 지저분한 복도에는 갤러리,주차장에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홍보관 등을 만들었다. 이렇게 함으로수산시장이 단지 회를 먹고 생선을사가는 장소를 넘어서 즐거운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발전해가고있다.
할머니의 꿈 : 옥계5일장
5일장의 경우 그 태생적인 한계와지역에서의 쇠락에도 불구하고 그특징을 잡아냄으로 일정한 틈새의규모 안에서 그 소박한 존재감을 알리려는 시도가 주안점이다. 우리네할머니와 가족들이 그 중심에 있다는 정서적인 요소와 지역의 정취를잘 살리는 감성적인 요소가 중요하다. 이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정선장이나 정남진 장흥시강의 성공도그 차별화된 매력과 적절히 현대 사회의 생활 메커니즘과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광대, 다시 난장을 트다 : 춘천중앙시장
원래 우리 민족에게 시장은 최고의 문화공간이기도 했다는 역사성을복원하는 취지에 잘 부응할 수 있는곳이 춘천시장이다. 춘천은 20여년이 넘는 마임축제를 필두로 인형극제와 연극제, 마라톤축제와 다양한박물관 등 많은 자원과 잠재적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소양강처녀와 경춘선으로 기억되는 추억의 아우라를넘어 역동적이면서도 문화적인 도시로의 발전에 시장이 지역의 예술가들과 함께 만들어 기여할 수 있게 된것이다.그러기에 이제 문화가 힘을 쓸 때이다. 그리고 이는 지역의 문화인들이 기꺼이 안고 가야하는 또 하나의숙제이기도 하다.
이선철 김덕수패사물놀이의 기획실장과 문화예술 벤처기업 (주)폴리미디어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단국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화공간‘감자꽃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