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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 |
환경 초록이 넘치는 생생삶 - 4대강 속도전
관리자(2010-08-03 09:17:19)
환경 초록이 넘치는 생생삶 - 4대강 속도전 무리한 속도전이 낳은 눈물의 땅 -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 지난 한 달간, 4대강에 빠져 살았다. 자신의 한 생명 바쳐 4대강의 생명을 살리려는 문수스님의 소신공양과 4대강 사업을 표로 저항한 지방선거결과를 보면서 그동안 현장과 멀리 있다는 이유로 소홀했던 것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같았던지 이십 여일 만에 전북의 4대 종단 성직자와 시민사회단체 등 39개 단체들과 함께‘4대강중단 전북협의회’를 발족했다. 7월 10일에는 50여 회원과 8개의 보가 설치되고 준설량과 저수량이 가장 많은 만큼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낙동강에 다녀왔다. 16일에는 장맛비를 뚫고 문수스님 추모 및 4대강 생명평화문화제를 300여명의 시민과 함께 열었다. 19일에는 함께 문화제를 준비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금강의 3개 보 공사 지역을 둘러봤다. 완연히 드러난 4대강 공사의 실체 “이게 그 말 많은 4대강 공사의 실체야?”이미 상당수 공사가 마무리된 금강 2공구 금남보 일대를 둘러본 활동가의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금남보 구간인 합강리 일대는 미호천과 만나면서 하폭이 넓어지고 하중도가 잘 발달한 하도습지였다. 과거 골재를 채취한 수변에 습지가 형성되어 왕버들과 갈대가 어우러져 경관이 뛰어났다. 또한 둔치의 논과 습지 식생이 철새들의 먹이 공급처이자 서식지가 되어줘 기러기를 비롯한 다양한 겨울철새의 내륙 최대 도래지였다. 적어도 지난 봄까지는 그랬다.그러나 불과 석 달, MB의 4대강 속도전 앞에 이 일대는처참하게 변했다. 하중도와 모래톱은 수십 대의 중장비가 파헤쳐 강바닥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으며, 강물과 자연스럽게 경계를 이루던 호안은 잡석들도 채워졌으며 어떤이유에선지 방파제처럼 뻗어져 있었다. 수변 버드나무 군락과 둔치 내 경작지는 어떤 용도로 쓰일지 알 수 없는 거대한고수부지로 변했다. 맨흙이 황량하게 드러난 제방 사면에 코스모스를 심었고 그 아래로 지주를 댄 조경수들이 햇살 아래시들어 가고 있었다. 둔치에 잔디를 심겠지만 도대체 무엇에쓸지, 누가 이용할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수 십 조원을 들이는 4대강 공사의 종착점이 결국은 이런 모습일 거라는 설명에 활동가들은 너무나 허탈해 했다. 무리한 속도전에 자연이 병든다 법과 절차를 무시한 졸속 추진, 22~30조에 이르는 국민혈세 낭비와 지역균형 발전의 후퇴, 형식적인 문화재지표조사 등 많은 문제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바닥 준설과보를 만드는 것이다. 준설은‘4대강 사업’전체 예산의 25퍼센트를 차지한다. 모두 5.6억 톤이 넘는 모래와 자갈을 파내게 된다. 그 중 4.5억 톤을 낙동강에서 준설한다. 새만금토지이용구간 전체를 매립하는 양과 맞먹는다. 바닷모래 채취 허가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양이다.강의 모래와 자갈층은 자연 정수필터나 마찬가지다. 지금도 수돗물 정수장에서 모래를 여과사로 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또한 많은 수서곤충과 생물들의 서식처이자 산란처다. 강모래는 하천생태계의 분해자, 생산자, 소비자들이의존해 사는 수많은 물속 생물들의 거대한 삶터이다. 하천으로 나가 돌을 뒤집어보라. 강도래, 날도래, 하루살이유충, 삿갓벌레, 다슬기 등이 돌과 자갈에 붙어 먹이 활동을 한다. 뜰채로 모래를 떠보면 꿈틀꿈틀 움직이는 수서곤충이 숨어있다. 하천에 물이 마르면 모래 속 1m 안까지는 물속 생물의피난처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6m 깊이로 모래를 준설한다는 것은 물속 생물들의 거대한 삶터를 송두리째 들어내는 것이다. 또한 천문학적인 수질개선 비용을 대신하는 천연 필터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안정화된 중금속 침전물이 강물을 오염시켜 강 본류에서 취수하는 상수원도 불안해진다.보는 더 심각하다. 만경강이나 전주천에서 볼 수 있는 논에물을 대기 위한 2~3m 높이의 보가 아니다. 함안보를 비롯해낙동강에 세워지는 보는 높이가 10m를 넘는다. 한국 대형댐학회에서 제시하는 대형댐의 기준은 보 높이가 15미터 이상이다. 보와 보사이의 길이는 14~40KM고 ,저수량은 함안보1억 2710t, 강정보 1억 700만t으로 대형 댐 기준의 10~42배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용담댐의 저수량이 8억 9천만t임을 감안하면 16개의 보가 얼마나 많은 물을 담고 있을지 쉽게 알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낙동강의강정보의 수문의 크기다. 무려 길이 45m, 높이 11m짜리 수문이 2개다. 수문당 방류능력은 초당 3100㎥로 소양강댐 수문(1125㎥/초)의 2.7배, 팔당댐 수문(1733㎥/초)의 1.8배다.왜? 4대강에 세우는 보의 수문이 댐보다 더 클까? 판단이 빠른 문화저널 독자들은 눈치챘을 것이다. 이처럼 6m 깊이로 균일하게 강을 파헤치는 것은 물그릇을 키우고 수위를 유지해서배를 띄우기 위한 일, 즉 운하를 위한 준설일 가능성이 크다. 낙동강의 눈물 낙동강이 만든 우포늪을 지나 낙동강 본포교 현장을 찾은날, 장맛비가 거세게 내렸다. 환경파괴 현장에는 환경연합이있다는 전통답게 전국 각지에서 모인 회원들은 내리는 비를낙동강의 눈물이라 생각하며 함께 아파하고, 함께 분노했다.세찬 바람에도 4대강 삽질 중단하라는 걸개 깃발을 다리 난간에 올려 퍼포먼스 사진을 찍었다. 그 아래로 낙동강은 거센 빗줄기를 받아내며 누런 흙탕물을 가득 안고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일주일 후 함안보 일대 보 공사 시설물과 준설토 적치장은 물에 잠겼다.정부는 4대강 사업의 주목적으로 홍수예방을 이야기하며,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해마다 발생하는 4조원의 수해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미 낙동강에서1983년~ 2002년 까지 준설한 물량이 2억 여 톤에 이르고하상이 최대 9.4미터나 낮아졌다. 이미 홍수 방어 능력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국가하천의 97%가 정비된 상황에서 홍수피해는 대부분 지천이나 산간 상류 쪽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오히려 앞서 말한 대로 4대강 본류 구간에 물을 가득 채운상태에서 집중호우가 쏟아진다면 홍수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또한 하천 가장자리에 강물이 스며들게하는‘천변저류지’나 그 역할을 해온 농경지를 파헤쳐 둔치를 조성하는 것도 홍수 피해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보와 준설로 강 본류의 수위가 높아지면 인근 지역 지하수위 상승으로 이어져 침수피해를 키울 수 있다. 이번 비는 함안보의 가물막이와 하천변 둔치에 적치해놓은 준설토 등이 병목현상을일으켜 낙동강 수위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것을 증명했다. 4대강에 치수 정책이 필요하다면 안전한 본류보다 위험한 지류에 대한 보완과 투자가 집중되어야 하는이유다.1999년 8월 2일, 현대건설 이명박 사장이 시공한 연천댐이 무너졌다. 지금 건설되는 보와 유사한 소수력 발전댐은큰크리트 구조물과 흙이 만나는 지점이 취약했으나 환경영향평가에서 다뤄지지 않은 부실 설계와 시공이 원인이었다. 당시 각서를 썼던 이명박 사장은 결국 주민들에게 피해 보상을해야만 했다. 지금 4대강이 딱 그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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