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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9 |
[문화칼럼] 꿈이 없는 ‘문화의 시대’, 변해야 한다!
관리자(2010-09-03 14:17:00)
꿈이 없는 ‘문화의 시대’, 변해야 한다! - 김혁수 서울문화재단 창의예술센터장 21세기를, 우리는 ‘문화의 시대’라고 부른다. 궁극적으로 문화는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정서로서, 현재와는 다른 새로운 그 무엇에 대한 설렘을 이끌어낸다. 그래서 우리는 문화라는 설렘과 함께 21세기를 맞이했었다. 누구를 위한 문화인가? 하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지금 이 순간, 문화는 더 이상 우리에게 설렘을안겨주지 못한 채, 성과와 평가에 대한 논란에 빠져 있을 뿐이다. 물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문화의 시대’였기에 어느 정도 예상한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경제 논리만으로 삶의 질과 시대의 미션을 선도했던 위정자들의 정책에 대한 실망이 정신적 방황으로 나타나던 시기에 갑작스럽게 다가온‘문화’였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말할 수도 있다.돌이켜보면, 바로 그 시점에 과연 문화가 21세기라는 한 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해서 어떻게 출발해야 하는 지 근본적인 문제부터 고민해야 했다. 위정자는 물론 문화예술인 모두. 하지만 그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가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아니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다. 더구나 정책다운 정책이부재한 상황에서 이를 간파한 일부 문화예술인은 상대적으로 핍박 받았던 자신들의 과거에 대한 상처를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또 다른 권력을 행사하기도 했다.어쨌든 문화는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그 성장은 외형적 성과와 평가라는 수렁에 빠진 채 더 이상 한발도 나아가지 못한 채 주저앉고 말았다. 그 짧고 화려했던 시간이 멈춰선 것이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시대는 위정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었음에도 문화정책은 미래를내다보지 못한 채 그 순간순간에 만족하고 있었다. 또한 그 외형적 만족에 취한 위정자는 진정한 정체성과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모습을 간과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그 결과, 지금 이 순간, 그들은‘그토록 빠르게 그토록 쉽게 그토록 엄청나게 투자한 문화가 진정 누구를 위한 문화인가?’하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문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고민하지 않을 수없게 되었다. 문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냉정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작금의 문화가, 한없이 목소리 높여왔던 문화권력자들이, 지금 어떠한 모습으로 보여 지고 있는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무엇을 안겨 주었는지, 도대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를.지금의 문화가, 과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고 있는가?청소년들에게 입시 교육의 대안이 되고 있는가? 가족에 대한 무한 책임으로축 늘어진 아버지들에게, 또한 그런 아버지의 뒷모습이 안타까워 부업전선에나서는 주부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는가?일찌감치 노인 아닌 노인이 되어 시간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만을 한탄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가? 아니, 이러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문화라는 설렘으로 21세기를 맞이했던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기대치라도 안겨주었는가?아. 니. 다. 적어도 많은 부분,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물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진정한 문화를 찾기 위해 묵묵히 노력한 소수의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결과물이‘문화의 시대’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고 있지만, 그에 대한 평가와 보상은 인색하기만 하다. 최소한 이러한 불합리한 현상부터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문화는변해야 한다. 변하기 위해서 시대가 원하는 문화가 무엇인지부터 찾아야 한다. 어려운문제이지만 다행히도 시대는 이미 화두를 던져주었다. ‘내가 꿈을 이루면, 난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된다’ 그렇다. ‘문화의 시대’의 문화는 예술을 지향하지 않는다. ‘문화의 시대’의 문화는꿈을 지향한다. ‘문화의 시대’의 문화는, 위정자나 문화예술인의 전문적인 그 무엇이아니라 동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보편적 정서인 것이다. 꿈이 꿈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암울한 시대를 보내고 이제 꿈을 꾸는 시대를 맞이했다. 많은 이들이 꿈은 우리의 미래라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 꿈을 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꿈을 어떻게 꾸는 지, 그 꿈이 맞는 것인지, 그 꿈이 먼 훗날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지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소중한 문화적 사명을 누가 무엇으로해결해야 하는가?문화, 그것만이 할 수 있다. 문화만이 모든 이들의 가슴에‘내가 꿈을 이루면, 난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된다’는 소중한 진리를 안겨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땅의 문화를 이끌어 간다는 위정자와 문화예술인은 외형적 성과와 평가에 대한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해 고민하기보다는 꿈을 하나의 사업으로 단순화시켜 버린다. 그리고 끊임없이 계량화하고 그 결과를 자화자찬하는 우를 범하고 만다.변해야 한다. 위정자는 더 이상 문화를 사업으로 내세우고 자신의 치적으로 남기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문화예술인은 더 이상 문화를 통해 자기 자신의 사욕을 합리화시키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문화는 위정자의 것도 문화예술인의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라도 인정하고 변해야 한다. 그래야‘문화의 시대’의 문화가 아픔을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꿈을 안겨줄 수 있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문화의 사명인 것이다. 김혁수 극작가이자 연극연출가로 활동하면서‘무대뒤에 있습니다’‘우묵배미의 사랑’‘유정의 봄’등을발표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을 비롯하여 문화관광부장관상, 한국문학작가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고, 한국연극협회 사무국장, 한국연극연출가협회이사, 극단 금병의숙 대표 등을 거쳐 현재 서울문화재단 창의예술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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